비비안 마이어 : 나는 카메라다 비비안 마이어 시리즈
비비안 마이어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녀가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


베일에 쌓인 인물이다. 그녀의 작품들이 보관된 창고가 경매에서 낙찰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낙찰받은 사람이 그녀의 필름들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비비안 마이어>라는 이름이 세상이 알려질 수 있었을까? 어쩌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점처럼 그렇게 잊혀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의 보살핌을 받았던 두 청년과 그녀의 죽음을 알린 신문의 짤막한 부고란만이, 이 모든 것을 추모할 뻔 했다.


그녀의 물품들을 낙찰받은 존 말루프는 필름 속 사진들이 범상치 않음을 깨닫고 <이베이>에 공개하기 시작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녀의 사진은 곧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영화화되었고. 일부 사람들은 평생 조용히 살기로 마음먹은(이것이 과연 그녀의 생각인지, 아니면 섣부른 오지랖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삶에 대한 무례가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지만, 이보다는 그녀의 삶과 사진들을 이제라도 알게되어 반갑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물론 알게된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내면지향적이었고, 수집광이자 기록광이었다. 남성을 혐오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내팽개친 것 아닌 듯 하다. 어쩌면 저자가 소개하는 그녀의 삶 역시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여준 것일지도 모른다. 평생을 같이 살아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또 변화하는 것이 사람이 아니던가? 그녀는 어쩌면 내면의 깊은 바다속에서 더 많은 경험과 시야를 가지고 넓고 깊은 인생을 살아간건지도 모르겠다.


■ 사진들, 그리고 그녀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책의 대부분은 그녀의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그녀의 삶.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보았던 모든 것들이 바로 사진이었기에, 그녀를 설명하는데 사진만한 것도 없을 것 같다. 1950년대의 흑백 사진 속 미국의 모습은 깔끔하면서도 단조로운 느낌을 주는데,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마저 준다. 몇몇 사진은 컬러로도 찍혀 있는데 옛 미국 고전 영화를 보는 것만 같다.


4월말에는 그녀의 삶에 관한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가 개봉한다고 한다. 사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느낌들은 충분히 체험하고 또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색다른 경험이었고, 새로운 앎의 시간이었다. 영화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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