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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다는 착각 - 오해와 상처에서 벗어나는 관계의 심리학
니컬러스 에플리 지음, 박인균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1.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아집으로만 가득찬 사람에게는 억지로 그것을 부정하려고 하거나, 거짓된 반응으로 회피하려 하겠지만, 진심어린 사람에게는 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마련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온 가족간에도 전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될때가 있다. 어린시절 왜 싸웠던 건지, 그리고 그때 내가 좀더 깊게 생각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후회와 반성의 감정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놀랍지만 더 가까워질수 있다면, 또 나의 판단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면, 우리에게 <관계>라는 건 어려움이 아닌 두근두근한 기대감이 될지도 모르겠다.
2. <마음을 읽는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뜨끔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당신이 본 건 그 사람의 인생에서의 아주 작은 단면만을 엿본 것이고, 대화를 나누었던 건 아주 짧은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좋았던 감정도 불쾌했던 감정도 어쩌면 모두다 진실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물론 시시각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짧은 순간에의 판단은 어쩔수 없다. 그리고, 그 순간을 추억하는 것도 그 사람의 몫이므로 타인이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건,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는 것. 그럴 용기조차 없다면 판단조차 내리지 마라.
3. 저자는 책속에서 일관되게 "자신의 판단력을 지나치게 과신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한다. 선입견, 흑백논리, 첫인상에 파묻혀서 옳지 못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실수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타인의 관점을 판단하려 하지말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라는 저자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4. 자신을 과대평가하면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지나치게 경직된 제약아래 놓아둘 필요도 없다. 타인을 이해하라고 한 저자의 말은 더 진솔한 관계를 맺으라는 조언이지, 자신의 과거의 이력에 메스를 들이대라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당당해지지 않으면 타인에게도 공정한 시선을 요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판단이 순간적이라면, 이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계를 의미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지식보다는 지혜를, 머리보다는 마음을, 순간의 만남보다는 관계의 지속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듯 하다. 잘 새겨두어야 겠다.
"진짜라는게 뭐야?" 어느 날 토끼가 물었다.
"진짜는 네가 가진 게 아냐." 가죽 말이 말했다.
"그건 네게 일어나는 거야. 어떤 아이가 너를 아주, 아주 오랫동안 사랑하면서
너를 그냥 놀이 상대가 아니라 '진짜로' 사랑해 주면 그때 너는 진짜가 되는 거야."
"그건 태엽을 끝까지 감는 것처럼 한꺼번에 일어나는 거야? 아니면 조금씩 일어나는 거야?"
"그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아. 그렇게 되어가는 거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쉽게 부러지거나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지고 있거나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사람들이 진짜가 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 벨벳 토끼 -
유일하게 진정한 발견의 항해이자 유일하게 영원한 젊음의 샘은 낯선 땅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눈을 가지는 것, 다른 이의 눈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것이리라.
- 마르셜 프루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