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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쓴 인생론
박목월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해답이란 그것을 체득하지 않는 한 구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요긴한 것은 체득하는 일입니다.
당신은 문제를 체득하십시오.
모름지기 당신은 자기도 모르는 동안에 먼 장래, 그 해답 안에 살게 될 것입니다.
1. 여유가 있을 때마다 영화를 자주 보러가곤 한다. 딱히 가리는 장르가 없어서 "이거다" 싶은 영화가 생기면 챙겨뒀다가 보러가는 스타일이다. 올해만 해도 20편에 가까운 영화를 봤다. 작년 연말 부산에서 <어바웃 타임>과 <변호인>을 시작으로 <플랜맨>, <겨울왕국>, <명량>, <비긴어게인>, <더 퍼지 : 거리의 반란> 등등... 최근에 봤던 <자유의 언덕>도 좋았고, 다운받아 봤던 <사랑은 소설처럼>도 좋았다. 내일은 <슬로우 비디오>를 예매했는데, 로맨틱 코미디 + 감성 터치의 영화라 더 기대가 된다. 몇년 전부터 관람한 영화표들을 다이어리에 붙여두고 있기 때문에 가끔 내가 뭘 많이 봤나 하고 훑어보곤 하는데, 자주 보는 장르의 유사성을 발견하곤 한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고...
2. 이 책은 박목월 선생님이 지은 사랑과 가족에 관한 에세이다. 한편의 잔잔한 영화를 연상시키는데,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아닌 풍경처럼 펼쳐지는 다큐같기도 하다. 주제는 분명히 로맨스인데, 시각적으로 드러나는게 아닌 배경 언저리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그런 느낌을 준다고 해야하나. <밤에 쓴 인생론>이라는 제목 마저도 그 아련함을 더하는 것 같다.
선생님은 사랑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기를 굳건하게 지켜가면서 상대와 끝없이 깊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 상실하는게 아니라 주체적이여야 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유함과 부드러움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부부간의 신뢰인데, 이를 통해 부부는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한다.
3. 요즘의 세태와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 이 책이 거리감이 있는게 아니라, 지금 나와 우리들의 모습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에서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부끄럽기도 하다. 몇일 전 서태지와 아이유가 협업한 음원이 공개되었다. 북촌 또는 삼청동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종로구의 "소격동"을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이지만 몽환적인 느낌과 서정적인 가사가 "소격동"의 모습과 그곳에서 일어났던 가슴아픈 역사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멜로물과 로코물의 영화가 여전히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는 건 비록 세상이 바뀌고 사운드가 기계화되더라도, 변하지 않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