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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디까지 알고 있니? - 비행기에 오르기 전 꼭 읽어야 할 미국의 역사
홍세훈 글.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1.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폭격이 연일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라는 무장 단체의 테러와 땅굴을 파괴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말하며, 합리화하고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앞에서 그 말은 변명처럼 들린다. 자식을 잃고 오열하는 민간인들과 포탄의 파편에 다쳐 피흘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말하는 테러범의 모습을 떠올리긴 쉽지 않다. 아니 전혀 떠올릴 수 없다. 수천년간, 그리고 나라를 잃었던 유대인들의 삶과 지나치게 과격하고 규율적인 이슬람 교도들의 역사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이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강자가 그럴듯한 논리와 이유, 그리고 근거를 만들어서 약자를 벌하고 축출할 근거를 삼는 것은 - 결코 - 옳은 일은 아니다. 민간인들의 희생과 죄없는 아이들의 죽음. 아마 신도 그것은 원치 않으시리라. 더 큰 문제는 세계의 경찰(?)이자, 국제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방조인 것 같다. 비록 국제적 역학관계와 외교적 특수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비인간적인 학살은 멈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2. 이번에 읽은 책은 홍세훈 씨가 지은 <미국, 어디가지 알고 있니?>라는 책이다. 미국에 첫 발을 내딛은 영국인들을 시작으로 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데, 기존의 미국 역사 책과는 다른 소재와 관점이 인상적이다. 사라진 식민지 로어노크 섬과 새로운 근거지인 제임스 타운에 관한 설명이라든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미국 문학과 사상에 대한 소개가 그것인데, 그중에서도 이름만 들어봤거나 익숙하지 않았던 사상가와 문학 작품에 대해 더 가까워진 것 같아 좋았다.
가령, 초월주의라는 사상에 대한 설명에는 랄프 왈도 에머슨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등장하는데,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아니다..)와 <월든>에서 느꼈던 정신적인 교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수업시간에 배웠던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와 허먼 멜빌의 <모비딕>. 그리고, <검은 고양이>의 에드가 앨런 포도 등장하는데, 미국 문학의 예상외(?)의 폭넓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되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또 아미시 공동체, 오나이다 공동체, 브룩팜, 쉐이커, 몰몬교와 같은 종교 집단공동체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는데, 미국의 넓은 영토와 수많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미국만의 독특한 종교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유니테리언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설명도 좋았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그 외에도 1,2차대전과 반전운동, 흑인과 LGBT 인권운동에 관한 설명들도 다른 책에서는 쉽게 볼수 없는 장면들이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3.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예상보다 빨리 읽었다. 재미있었고, 또 이렇게 짧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종교와 사상, 그리고 문학적 유산을 만들어낸 미국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어서 좋았다. 거기에다가 저자의 재미난 유학 경험담을 듣는 것도 좋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쳐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유학생의 시선으로 미국을 바라본 것도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이력이 인상적인데, 미국 유학을 거쳐 KOICA라는 안정된 공공기관에 입사하였음에도 이를 박차고 나와 만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쉬운 길을 박차고 나온 만큼 앞으로도 좋은 책, 그리고 재미난 책들을 많이 출간하시기를 바라면서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