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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빠의 자격 - 아마추어 아빠에서 프로 아빠가 되는 길잡이
서진석 지음 / 북라이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단순하게 나이를 더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걸까?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아빠, 엄마가 되는걸까? 좋은 어른,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잠깐 읽고 있던 책을 놓고, 우리가 태어나서 학교에 다니고, 회사에 다니게 될 때까지의 여정을 생각해본다면,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거저 되는 것만은 아님을 실감한다. 무엇보다도 그 동안의 삶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함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이 책은 이처럼 좋은 아빠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같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느낀 감정들과 교훈들이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본인이 직접 고민하고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실제로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었던 방법들도 잘 설명되어 있었다. 또한 심리학적 내용 - 아마도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으신 듯 하다. - 을 가지고, 남녀 간의 부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은 자녀 양육 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 생각되었다.
남녀간의 차이는 아이와 놀 때도 그대로 나타난다. 아빠들이 아이와 놀때는 상대적으로 신체를 많이 쓰고 활동적이고 즉흥적으로 놀면서 아이를 흥분시키고 호기심을 일으킨다. 반면 엄마들은 상대적으로 정적이고 차분하게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놀아준다. 이 두가지는 아이에게 모두 훌륭한 자극이 된다.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와 함께 부대끼고 성장하는 아이는 사회성이나 인지력이 균형감있게 발달한다. 따라서 아이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서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해야만 할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육아에 있어서 남편의 역할이다. 과거에는 아내가 양육을 담당하고, 남편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주 업무였기 때문에 "집안일을 도와준다."라는 말이 좋은 의미지만,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를 하고 있는 지금에는 그 개념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고, 남편과 아내에게 공통적으로 던져진 일이라고 보는게 맞다는 거다.
물론 저자 역시 이러한 결론을 내리기까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아내에게서 첫번째였던 그가 자녀가 생긴후 넘버 3로 떨어져 나가버렸다는 상실감이라든지, 본능적으로 아이들을 챙기는 어머니의 모성애에 대한 왠지모를 마음씀이 등이 바로 그러한 예였다. 그러기에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특히, 어렸을 적에 아이들에게 많은 정서적 유대감을 쌓지 않을 경우, 아이들은 더이상 부모에게 그러한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빠가 바빠서, 또 회사일 때문이라는 핑계로 조금씩 유보하고 내버려두면, 그 시간은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가족만의 문화를 만들어라는 조언도 좋았다. 가족신문을 만든다든지, 주기적으로 캠핑, 봉사활동 등 가족과 함께 배우고 익히며, 시간을 나눌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며, 사춘기에 일어나는 가족간의 갈등 해소에도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본 것은 기억하고 해본것은 이해한다라는 책 속의 말처럼, 가족에게 공통으로 각인된 기억과 추억의 시간들은 언젠가 가족에게 위기가 왔을 때, 쉽게 흩어지지 않게 많드는 소중한 선물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한 약속은 꼭 지키라는 말도 새겨둬야 할 조언이었다. 이는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과 연인 사이에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비록 잠시라고는 하지만 빈번한 약속깨기는 신뢰감의 상실과 유대감의 단절로 이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아이들과 집에서 노는 방법, 동생이 생겼을 때 부모가 챙겨야 할 부분, 평등한 부부상과 서로 존경하는 아버지와 어미니의 모습 보여주기 등도 좋았다.
책 곳곳에서는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저자의 모습이 보여지는데, 이 역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단순한 육아 교육 도서가 아닌, 솔직담백한 에세이 같아서 더 좋았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