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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
존 후버 지음, 김광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3월
평점 :
몇달 전에 인터넷 뉴스에서 ['神의 직장'으로 옮긴다고? '직장의 神' 돼라] 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이지 하고 궁금해서 클릭해 보았는데, 30대의 이직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기사였다. 이직을 하더라도 스스로에게 한번 더 자문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건 - 그냥 맘에 조금 안든다고 - 충동적으로 다른 회사로 가는건 아니라는 것. 나 역시 이부분에서는 공감하는게 어떤 목표나 또다른 분야에서의 성공이 아닌 이상, 그러한 그냥 힘들다고 이동하는 건 진짜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장 선후배와의 인간관계와 시간들 역시 쉽게 대체될수 있는 것들이 아니므로.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제목이었다. 편하고 연봉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신의 직장"을 찾아다니기 보다 "직장의 신"이 되라는 말. 일단 멋지고 도전적이었다. 그래, 맞다. 한번쯤이라도 이렇게 생각해 볼순 없을까. 조금 힘들다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고 그냥 회피하는 행동은 너무 비겁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 요즘 최고의 웹툰. 네이버 "가우스 전자" 와 다음 "미생"
가끔씩 인터넷 웹툰을 보곤 하는데, 그 중에서 꼭 챙겨보는게 "가우스 전자"와 "미생"이다. 둘다 직장 생활에서 경험했거나 동료 및 선후배, 그리고 직장인 친구들한테서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들은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별점도 높고 사람들의 댓글도 호평 일색이다.
"가우스 전자"는 짤막한 에피소드 안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직장인의 삶의 모습을 간접 체험해볼수 있게 해준다. 재벌 2세, 기러기 아빠, 문학의 꿈을 가진 선배와 어리숙한 후배, 사내 교제 등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약간은 희극적인 느낌이랄까. 또, 전작 "트라우마"에서 보여준 개그 코드가 곳곳에 숨어있는 것도 재미있다.
반면, "미생"은 공전의 히트작인 "이끼"의 작가, 윤태호씨의 작품이다. 평생 바둑만 하다가 실패하고 직장인으로서 제 2의 삶을 출발하는 모습은 많은 직장인들에게도 공감될 만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선배들과 동기들과 함께 이겨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수많은 직장인들의 응원어린 댓글을 보면서 공감하는게 이 웹툰의 진짜 포인트.
# 나무가 성장할 수록 나이테의 수도 많아진다.
두 웹툰의 가장 큰 특징은 한심스러워 보일수도 있는 우리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러면서도 희망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일 게다. 비루할지라도 절대 함부로는 말할 수 없는 것들처럼...
이 책의 저자인 존 후버는 스스로를 한때 I-Boss, 즉 멍청한 상사였다고 말한다. 즉, 후배들을 제대로 다스리지도 그렇다고 영민하게 대처하지도 못한 사람이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솔직하다. 이건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책인 것이다. 남 탓과 토로에 대한 책은 술자리에서, 그리고 친한 친구와의 농담 정도로 끝내버리고 스스로 더 나아질 방법을 찾는게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주변의 친구나 후배, 또는 사회 생활을 앞둔 동생들에게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뜬 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현실적인 조언이며, 우리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한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또, 상당수의 잘못을 지금 당신, 본인에게서 찾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 내가 바뀐다면 세상도 바뀔거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덧붙이다면, 이 책에서 알려준 걸 그대로 따라하자고 해서는 곤란하다. 마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그래 아프니까 청춘이구나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거다. 자신이 읽으면서 느낀 점들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통해 새로이 나아갈 힘을 얻는 것. 그리고 내 주변을 이해하는 것. 그게 바로 진짜 자기계발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