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2 - 혼자 살다 갈 수도 있겠구나…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이제 곧 선거다. 길을 걷다보면 노란옷, 빨간옷을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신의 정당을 홍보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길에 떨어진 후보의 명함과 집에서 받아본 부재자 투표 봉투가 이제 선거철임을 실감케 한다. 난 아직 주소는 부산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선거를 하기 위해 부재자 신고를 해야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하는 거라서 고생을 좀 했다. 주소를 살고 있는

곳으로 했는데 이 봉투는 본인이 직접 받아야 한다길래,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까지 가서 받아야 했다. 다음번엔 꼭 수신지를

회사로 하리라~!!

 

나는 회사 근처에 있는 서초구청에 가서 투표를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아마도 나처럼 20,30대 직장인

들이 많이 투표를 하는 모양이었다. 특히 이 근처는 회사가 많아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선거를 하러 방문했던 것 같다.

 

부재자 선거 때문에 점심에 쉬지도 못하고, 또 3월 결산이라 이것저것 하다보니, 오늘따라 많이 피곤한 것 같다. 집에와서

멍하니 있다가 하마터면 전화영어도 제대로 하지 못할뻔 했다. 오늘은 미리 좀 준비해서, 유창하게 대화하고 싶었건만.

어쨋거나, 이럴 땐 꼭 티비에서 보는 직장인이 된것만 같다. ㅠㅠ

 

*

이 책은 네이버 웹툰의 인기작가 서나래씨가 그린 낢이 사는 이야기를 출간한 것이다. 그림체도 아기자기 하고, 아무래도

비슷한 나이대의 작가가 지은 서울 이야기라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책이다. 직장 초년생이 겪는 이야기들과 사소한

삶의 일상들이 잘 어우러져 읽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물론 만화라서 금방 읽혀지는 점도 있지만.

 

만화속에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항상 소재로 사용되는 부분들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고양이

친구들과 둥글레씨가 나올때가 재미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기르지만, 나는 거의 경험이 없기에 이런

이야기를 보면 괜히 재미있고 또 관심이 가게 된다. 물론 기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집은 작은 아파트

였기 때문에 고양이나 개를 키우기에는 공간이 허락치를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가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고.

 

물론 동생이 몇번 병아리를 사와서 길러본 적도 있고, 내가 산에가서 도룡뇽 알과 사마귀 알, 그리고 각종 수서 곤충들을

수집해 와서 2~3일간 집에 둔적은 있다만, 이걸 가지고 애완동물을 길러봤다고 말하기에는 쫌 무리가 있다.

 

대신 국민학교때 딱 한번 거북이를 길러본 적이 있다. 어항에다가 돌맹이를 조금 깔아두고, 거북이 두마리를 사다가

풀어놓았는데 처음에는 좀 재미있었다. 거북이 특유의 목운동과 졸린듯한 표정을 보는게 재미있기도 했고. 마치 내가

어른이 된 기분이랄까.

 

하지만 내가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인지 어느날 보니 두마리다 죽어 있었다. 어머니께서 묻어주고 오라고 해서, 우리집

옆에 있었던 ㅁㅁ시장에 묻어두고 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애완동물을 잘 기르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일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냥 귀엽다고 막 기르는 건 너무 무책임한 거 같기도 하고.. 아, 그리고 거북아 미안해..ㅠㅠ

참, 그리고 책에서 등장하는 둥글레씨는 달팽이다. 처음에는 왠 달팽이를 기르는 거지? 하며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자꾸

보다보니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 남들은 잘 기르는 것이 아니라서 더 특별할 것 같기도 하고.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엄청나게 커져버린 둥글레씨의 사진이 보이는데, 쫌 무서워 보이기도 한다.

 

**

삶의 기록을 남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매일 매일 쓰는 일기. SNS를 이용한 일상의 기록들. 휴대폰에 가득히 쌓인

사진들.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자처럼 일과를 만화로 표현하는 것도 정말 재미난 일일듯 하다. 자신의 일상을 다

보여주기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더 솔직해지고, 또 혹시나 어긋날 수도 있는 삶의 방향을 다잡아 주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나도 가끔씩 국민학교 때 썼던 일기장과 군대에서 기록했던 독서노트, 대학교 노트를 보곤 하는데 그때 정말 즐기면서

열심히 살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지나가 버릴수 있는 삶의 찰나를 꽃피우게 해주곤 하는

것들... 지금 작가가 그리고 있는 만화와 일상의 기록들도 나중에 보게 되면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그런 것들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 나도 어서 저녁 먹고 집정리부터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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