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마케팅 - 인간의 소비욕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매트 존슨.프린스 구먼 지음, 홍경탁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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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존슨 교수와 프린스 구먼 교수가 지은 <뇌과학 마케팅>을 읽었다. 매트 존슨 교수는 신경과학에 관한 연구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나이키와 같은 기업들에게 소비자 행동 및 마케팅과 관련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프린스 구먼 교수 또한 신경 마케팅 전문가로 각종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두 저자는 사람들의 소비 메커니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 책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총 열두 장에 걸쳐 다양한 케이스를 소개하면서 재미난 뇌과학 마케팅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사람들의 소비 메커니즘을 알아보는 것은 복잡하면서도 신비로운 일이다. 우리의 뇌와 소비 사이의 연관 고리를 파악하는 것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소비자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으로 파악되는 각종 동선과 생체 정보들 그리고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회사들은 적절하게 그리고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데,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그런 정보들을, 그리고 이면에 감춰진 메커니즘으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두 교수 모두 기업 편에서 열심히 컨설팅을 해주고 계시지만 말이다 ^^:)


우리는 보았고 또 들었다고 하지만 그것이 정확한 건 아니다. 믿음이 경험을 바꾼다는 말처럼 우리의 심성 모형은 불완전하고 또 외부의 영향에 쉽게 휘둘린다. 중요한 건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 자체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거다. 신경과학자에게 있어 브랜딩이란 소비자들에게 기업이 상품을 통해 이끌어내려는 일관적인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과정, 즉 연상 설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반복된 패턴을 통한 지속적 세뇌 말이다.

권장소비자가격의 함정, 모든 상품에 3가지 버전의 가격이 존재하는 이유, 많은 사건에 대한 기억은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피크 엔드 효과, 소비자의 구매 공포심을 유발하는 FOMO (fear of missing out), 체험 마케팅이 각광받는 이유,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따뜻한(?) 에너지의 노스탤지어 마케팅,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쇼핑을 하도록 만드는 복합 쇼핑몰의 함정, 경제적으로 유리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만드는 가난의 진정한 무서움까지. 이처럼 책에서는 꼭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우리 안에 숨어있는 욕망과 취향의 근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들도 많다.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뇌의 메커니즘과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의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들의 마케팅 방법론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겠다 싶다. 아울러 우리가 - 잘 모르는 사이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 소비자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지, 그리고 그 대가를 지급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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