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 - 신화부터 설화, 영웅 서사시까지 이야기로 읽는 인도
황천춘 지음, 정주은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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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구한말 외세의 침략과 일제 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료들 대부분이 사라졌다. 그보다 앞서 조선왕조 초기에도 모든 역사를 모아서 정리(명나라에게 거슬리는 내용들을 찾아 없앴다는 설이 있다...) 한 적이 있었다고 하며, 더 나아가서는 고려 말의 혼란기(왜구와 홍건적의 침입)와 거란·여진·몽골족의 침입으로 이미 수많은 역사서가 사라졌으리라 추측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조선 왕조 이전의 우리나라 역사는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그리고 그 역사적 장소가 정확한지는 - 솔직히 말해서 - 그 누구도 제대로 설명하진 못한다는 게 맞는 듯하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버금가는 환인·환웅·단군의 이야기와 부여, 삼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진짜 모습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말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한 권으로 읽는 인도 신화>다. 예전부터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내용이었기에, 카페 이벤트에 올라오자마자 냉큼 신청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비슷했던 모양인지 경쟁률이 상당했다...)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고, 또 분량도 상당해서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솔직히 말해서 몇몇 부분은 스킵 한곳도 있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부분도 꽤 있었고. 그래도 교회의 삼위일체, 이집트의 이시스·호루스·세트, 우리나라의 삼족오와 삼 조선(한)처럼 비슷한 맥락으로 이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또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 간의 전쟁에 버금가는 장면도 있었고, 인간의 질투와 배신과도 같은 장면들이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의 모습과도 닮은 점이 많았다. 인도에는 사람 수만큼의 해당하는 신들이 있으며, 각각의 신들을 믿는 분파도 엄청나게 다양하다고 한다. 그리스와 로마, 이집트의 신들도 다양하지만 인도의 신들은 정말 그 수가 많음을 - 독자들은 -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에 소개된 인도의 신들도 일부분이 아닐까 한다...)

인도의 신화는 크게 불교 신화와 자이나교 신화로 나누어지며, 다양한 신들의 서사시를 담은 '라마나야'와 '마하바라타'가 특히 유명하다고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인도 신화의 삼위일체는 브라흐마와 비슈누, 시바 신인데 이들은 각각 우주의 창조와 보호, 그리고 파괴를 상징한다고 한다.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 '세른(CERN)'에 설치된 조형물이 바로 시바신이기도 하다. 파괴의 신인 시바가 왜 세른에 있냐며, 정말 무저갱을 열려는 게 아니냐는 카더라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하지만 시바는 단순히 파괴의 신만은 아니다. 엄격한 고행과 수난을 통해서 자신을 단련했고, 명상을 즐기며 악마를 제압하는 강력한 힘도 갖고 있다고 한다. 또 피부가 백옥처럼 하얗고 목이 푸르며, 세 번째 눈을 갖고 있는 신이기도 하다.

창조신 브라흐마와 천둥과 번개의 신인 인드라는 인도 신화에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또 언제나 전쟁과 함께하는 아수라(불교에서 말하는 것과 이 책에서 소개된 내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와 검은 신 크리슈나, 달의 신 소마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인류의 조상이기도 한 마누는 홍수 설화와도 연계되는데, 단군과 삼황오제 때의 대홍수와 교회의 홍수 설화와도 비슷해 보였고. 이 외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얼핏 들어봤거나 어디선가 본 인물들도 있었고, 정말 처음인 내용도 있었고.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든 생각이지만 장편 소설과 같은 긴 호흡의 이야깃거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콘텐츠 소스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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