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들은 숫자에 강합니다 - 모든 것이 데이터로 쌓이는 시대, 숫자와 팩트에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나카오 류이치로 지음, 이정현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1. 토요일 오후. 안과 진료를 마치고, 잠시 서점에 들렀다. 예전에 있던 서점은 사라지고, 알라딘 중고 서점이 들어선 모양이다. 그래도 건물명은 예전 서점의 이름을 아직 담고 있다.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부모님과 함께, 학생 때는 친구들과 함께, 대학생 때는 지인들과 함께 오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기존에 있던 가게들은 사라지고, 건물도 새로이 올라가곤 했다. 직장에 다니고 나서는 더 자주 오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새로운 건물들과 아파트, 카페가 들어섰다. 인근 주택가가 재개발 또는 재건축되어 높은 주상복합아파트와 대단지로 가득 차 있다.

2. 어제 나주로 돌아왔다. 태풍 피해는 없는지, 또 혹시나 습기 때문에 벽지가 상한 곳은 없는지 걱정되었는데, 다행히도 그런 건 없었다. 매일 볕이 집안 곳곳에 들어와서 그런지 뽀송뽀송하기만 했다. 부모님이 싸주신 과일과 반찬을 냉장고로 옮기고, 나머지 짐을 풀었다. 바닥을 한번 청소하고, 건조기에 남아있는 옷과 수건들도 정리했다. 조금 더워진 것 같다.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닫았다. 볕도 이 정도면 되었다 싶어서, 블라인드도 쳤다. 저녁은 간단하게 먹었다. 설탕을 친 토마토와 녹차 라테, 바나나 하나 그리고 비스킷 약간. 어제 중고서점에서 산 책들을 좀 읽다가 자는 것으로.

3. 쉬는 동안 더퀘스트에서 펴낸 <일 잘하는 사람들은 숫자에 강합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인 나카오 류이치로씨가 리쿠르트라는 회사에서 11년 동안 강의했던, <숫자 읽는 법, 숫자로 생각하는 법>이라는 내용을 토대로 펴냈다고 하는데, 재무 업무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보고 능력을 기르기 위한 논리 감각을 배우는데 딱이라는 생각이 든 책이다. 또 일머리뿐만 아니라, 재테크와 같은 개인 자산 관리 능력과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습관들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그럼 지금부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숫자를 챙기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기업의 언어는 숫자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조언들이 가득 담긴 이 책을 하나씩 따라가 보도록 하자.

4. 숫자로 말할 수 없다는 건 업무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숫자를 잘 활용한다면, 팩트에 근거하여 설득력과 전달력을 높일 수 있고, 업무 속도와 생산성도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숫자란 산수, 즉 사칙연산 정도의 개념이다. 미적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삼각함수를 다룰 필요까진 없다는 거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 감각 정도만 갖춰도 된다.

5. 단순하면서도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세 가지 비법은 인수분해, ROI 사고, 그리고 가설 사고다. 먼저 인수분해는 어떤 일을 하나하나 분해하는 것이다. 즉, 그냥 막무가내로 안되면 남아서 한다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받은 일의 마감일과 공수(간단히 말하면 소요 시간)를 관리하는 것이다. 감당하기 벅찬 일이라면 무조건 못하겠다거나, 너무 많다고 말하지 말고, 여러 개의 작은 과제로 나누어 분담해 볼 수 있다. 참고로 저자는 인수분해의 장점을 자기계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누구나 김연아가 될 순 없고, 삼성 그룹의 주인이 될 수는 없지만, 초일류와 일류를 인수분해 하면 소규모의 특정 섹터를 발굴하게 될 것이고, 그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천만 분의 일은 아예 도전할 엄두가 안 나더라도, 천분의 일 정도는 해볼 용기가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음은 ROI 사고로 반드시 해야 할 일만 가려서 하는 것이다. 이는 업무 분류 능력이 선행된 다음에 가능한 일인데, 저자는 이를 훈련하는 방법으로 '페르미 추정'이란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세부적은 내용은 이 책 52페이를 참고하면 된다) 마지막은 가설 사고인데, 여러 가설들을 타인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비교한 다음에 결론을 내려서 빠른 보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필요한 게 먼저 주어진 데이터가 정확한지 확인하고, 시나리오 가설을 세워서 일의 마감일로부터 역산해서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 많은 친구들이 중간보고의 중요성과 타인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자꾸 훈련할수록 본인에게 분명히 플러스가 된다는 사실을 알면 좋을 것 같다. 이는 저자의 조언뿐만 아니라, 나 역시 선배들이나 주변의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참고로 빠른 보고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에게 빠른 일처리를 한다고 인정받을 수 있고, 상대방의 불안감을 줄여준다는 점. 끝으로 상사와 자신의 생각이 다른 경우 조기에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는 사실.

6. 이 외에도 좋은 내용이 많다. 먼저 잘 팔리는 것은 자사에서 담당하고, 잘 팔릴지 알 수 없는 것은 타사에 의뢰하라는 것. 아마존이 그렇고, 국내 많은 대기업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옳고 그름을 더 따져봐야겠지만 말이다. 또 고정비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경제성장률보다는 자본 수익률이 더 높다는 사실도 기억해야겠다. 평균값만 확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며, 반드시 분산의 수치를 확인해야 비로소 실제 현상에 접근할 수 있다는 조언도 좋았다.

7. 새로운 부서로 발령 나거나, 리더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조언도 있다. 이때는 먼저 조직을 둘러싼 상태를 파악하고,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필(소개) 할 필요가 있다. 또 직원들과 일대일 대화를 통해 업무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고, 경영진과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단기 성과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참고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우, 해당 부서의 빅마우스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일단 업무적으로 특정인에게 과도하게 끌려다니게 되며, 불필요한 정보(험담 등)까지 얻게 되어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해당 분야의 잘 정리된 책을 한 권 읽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8. 끝으로 저자가 책에서 조언하고 있고, 나 역시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항상 해당 업무에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재무부에서 일할 때는 관련 자격증도 더 취득하고, 회계 강의나 교육도 자주 참석했다. 또 동반성장 업무를 맡고 나서는 스타트업, 상생 협력, 사회적 가치, 열린 혁신 도서도 읽고 관련 세미나와 전문가 콘퍼런스도 자주 참석했었다. 이때도 역시 창업 보육전문 매니저라는 자격증도 취득했었고. 작년 말에 승진하고 나서는 보고 및 기획력 관련 도서를 틈틈이 읽고 있는데, 다시 재무부에 돌아온 만큼 원가, 세무, 자금 관련 공부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저자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는 일단 플러스를 주는 편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사람들이 일을 더 잘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비단 직장인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닌 것 같다. 회사 분위기를 익히고,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업무 스킬을 얻고자 하는 대학생이나 취준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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