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래보고서 2035-2055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문득 생각해 보니 참으로 많이도 변했다. 친구랑 놀기 위해서 국민학교 운동장이나 동네 골목길을 기웃거리다가, 조금 친해지면 친구네 집 초인종을 눌러 친구 어머니께 놀러 왔다고 이야기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고등학생 이후부터는 서서히 휴대폰에 의지했던 것 같다. 어디 사거리에서 만나거나, 맥도날드 앞에서 보자고 하던 게 전화로 장소와 시간을 정확히 정할 수 있었으니까. 그것도 어느새 문자 서비스와 싸이월드, 네이트온으로 하는가 싶더니, 요즘에는 카톡과 인스타DM 등으로 바뀐 것 같다. 얼마 전에 인터넷을 보니 요즘 아이들이 쓰는 메신저는 따로 있다고 하니 이천 년도를 전후로 하여 정말 많이 달라졌고, 또 빨리 변하고 있는 것만 같다.

2. 변화하는 속도만큼, 옛 것에 대한 그리움도 커지는 것 같다. 80년대 생들이 어릴 적 동네의 추억이나 학교의 모습을 떠올리듯이, 요즘 친구들도 90년대와 이천 년대 음악과 패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이를 즐기는 문화와 각종 아이템들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과거의 정서를 신기술로 즐긴다고 해야 하나. 콘텐츠는 기본적 감성에 충실하되, 이를 구현하는 인프라와 네트워크는 새롭게 대체되는 형국이다.

3. 박영숙 님과 제롬 글렌이 공동으로 지은 <세계미래 보고서 2035-2055>는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상을 경제, 도시, 정치, 교육, 환경, 에너지, 우주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미 여러 권의 시리즈로 출간된 책이며, 정기적으로 미래 예측 기법과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변화할 미래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다가올 20년 뒤를 소개하고 있다.

4. 많은 책들처럼 코로나19사태 이후, 세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할 수밖에 없고,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 저자는 - 말한다. 사상 초유의 교육 일정 변경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새로운 생활 관습의 등장뿐만 아니라 드론과 로봇의 활용 증가,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 가상 교실과 원격 근무의 확산 등 다양하고 새로운 변화와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버트런드 러셀과 <현실주의자를 위한 유토피아>의 저자 룻거 브렉먼이 말한 것처럼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도 결국에는 현실로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누가 말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질 않지만, 미래에는 소수의 테크노크라시와 유명한 연예인과 정치인들, 그리고 AI가 3계층을 이루고, 나머지 사람들은 새롭게 구축된 미래 첨단 인프라 속에서 기본소득을 받고 살아가게 될 거라는 이야기가 단지 헛소리만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든다.

5. 노화를 늦추는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20년만 더 건강하게 지내면 수명연장의 꿈이 현실이 될 거라는 이야기나, 도시농업이 발달과 3D 산업에 드론과 로봇을 투입하는 일, 그리고 비행 자동차의 등장과 최첨단 유비쿼터스 스마트 시티의 등장도 곧 마주하게 될 현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넷플릭스와 이북으로 대표되는 경험 경제와 구독 경제로의 전환도 앞으로 우리가 즐기게 될 여유 시간의 모습이고. 또, 대학 졸업장보다는 자격증 취득과 특허 출원, 온라인 콘텐츠 제작, 정치권 입문(?) 등이 더 나을 거라는 말도 교육 분야에 있어서의 새로운 변화 양상이다. 기후 변화 대응, 양자컴퓨터의 등장, 우주로의 진출 등도 다가오는 미래의 변화를 채워줄 핵심 콘텐츠들이고.

6. 오히려 우리에겐 이러한 변화보다도, 이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분명 세상은 더 좋아지겠지만, 반복되는 질병 위기나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자급자족 기술의 습득(저자가 소개하는 데이비드 덴켄버거의 <어떤 상황에서도 식량을 구하는 법> 읽기!)이나, 사회적 거리두기와 근로 시간의 감소 등으로 만들어진 유휴 시간을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으로 변화시키는 것(7~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과 약 10분간의 운동을 매일 하는 것)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명상을 꾸준히 해본다거나, 가족 간의 전통을 만들어 유대감을 강화하고,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도 추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미래가 다가올수록 진짜 인간임을 증명하는 건 결국 의식과 같은 사고방식일 것이므로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도 중요한 미션일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