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이
인간을 창조하고 나서 천사들에게 모든 사람들이 기쁘게 살고, 배움을
얻고, 더 지혜로워지도록 하라고 말한다. 천사들은 모든 인간들의
영혼의 귀에 대고 이 가르침을 속삭였지만, 인구가 늘고 인간 세상이 번창함에 따라 어리석은 자들은 점점 더 늘어만 간다. 이를 보다 못한 신은
두 천사에게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린다. 하나는 지혜로운 영혼을 모아 마을에 골고루 떨어뜨리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리석은 자들을 자루에
담아 신에게 가져오는 것. 신은 이들의 영혼을 바로잡아 다시 세상에 내려보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한 천사의 실수로 자루를 폴란드의 헤움이란
마을에 떨어뜨리게 되고, 어리석은 자들은 한마을에 모여 살아가게 된다. 신은 그들을 그대로 두고, 지켜보기로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이 책
<인생 우화>다.
2. 그들은 스스로를
현자라 칭하지만, 실제로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고민하다가 오른쪽 손목에 붉은색 끈 하나를 묶고, 그것이 바로
자신을 구별해주는 징표라 여긴 헤르셸의 이야기. 새로운 장소를 꿈꾸었지만, 자는 도중 방향 감각을 잃고, 다시 자기가 사는 마을로 돌아와 고민에
사로잡히게 된 슐로모의 이야기. 또 정의를 구하기 위해 미국까지 다녀왔지만, 그들이 구매한 건 썩은 생선이었던 여행기까지. 이 외에도 어리석음과
현명함의 사이에 놓인 수많은 에피소드가 이 책에는 가득 차 있다.
3.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행동을 단순히 바보스럽다고 규정하진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보여주는 어리석은 행동을 통해서, 우리 모두 비슷한 무언가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여러 사람이 모여 회의를 하지만 엉뚱한 결론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나,
최선이 아닌 그냥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말이 나오지 않는 결과로 끝을 내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다. 또 모두가 미쳐버리고, 미치지 않은
한 사람이 정신병원에 끌려갈 상황이 되자, 스스로 우물물을 마시고 미쳐버린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세상에서 가장 쉬운 위기
대처법>도 뭔가 씁쓸함을 남기는 이야기이고.
4.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여기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얻어 가기를 바라고 있다. 우화 속 주인공들의 어수룩한 행동들과 머리를 긁적이는 논리 속에서 무언가를
배워가라고 말이다. 비록 바보 같고, 또 우매하기 짝이 없는 행동과 말들이 계속 이어지지만, 분명 배울 무언가가 있다고 말이다. 만약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또 잘났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기분 나쁘지 않게, 자연스레 자신을 곱씹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리라 생각한다. 마치 읽고
나면 기분좋아지는 한편의 동화책처럼 말이다. 끝으로 아기자기한 삽화와 눈을
편안하게 하는 디자인과 편집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