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이 나온 줄 몰랐다가알라딘 중고서점에서들여왔다.근처에서 사인회를 했는지 3권이 굳이 자기들 이름을 볼펜으로 사납게 덧칠하고 지운 채 나와 있었다.그중 시인의 글씨가 가장 많이 남은 책을 집었다.일산에 사는구나.시공의 층위가 다양하다정서며 시상, 문체도 다채롭다.처음 읽은 날, 중국 분주 맛난 걸 마시고 읽어서 그랬던가 푹 빠져 읽었는데,오늘은 그날보다 덜 몰입했다. 마침 전철 자리가 나 앉는 바람에 졸기까지.시집 내용은 건드리지도 않고 주변만 알짱이다 끝나는구나.간만에 문성해를 읽었다.
수수하고 담백한 그림따뜻한 내용좋다.엄마 계신 거기가 고향이다.
열두 번째 시집이다.열아홉에 처음 만난 시집이 ‘달걀 속의 생‘이었다.그 앞으로도 뒤로도 찾아가며 살뜰히 읽었다.시를 쓰고자 할 때는 닿을 수 없고 미칠 수 없는 경지였고어떤 것도 상관 없이 날카롭게 빛나는 언어들로 충만하였다.여전하구나.그는 여전히 세상과 불화하고 스스로 불확실하며 모순과 죄에 휩싸여 있다. 허망도 희망도 가득하다.유동한다.김승희다.
존재의 역량과 인연에는 한계가 있어서귀한 만남이 때 늦을 때가 많다.심지어 가까이에서 지나쳤을 수도 있을 사인데꽤나 늦게 접한 시인이다.게다가 첫 시집을 이제야 읽었다.노동운동가로서의 신산한 삶이 곳곳에 박혀 있다.문신처럼 흉터처럼.마냥 울지도 분노하지도 체념하지도 않는다.나무 같달까. 대지에 단단히 뿌리 내리고 가혹한 겨울에 모든 것을 털리고도 봄에 새 잎을 내고 금세 우거지고 열매 맺는. 꿋꿋함이 중심이다.첫 시집답게 거칠고 모호한 습작도 있으나귀 기울일 만한 얘기가 안정적으로 흐른다.목포에서 나고 자라 인천에서 살았다고 한다.시도 시인도 궁금하다.
중증발달장애인으로 음악가인 최준 이야기다.생후 30개월. 그저 말문이 늦게 트이는 것과 발달장애의 갈림길. 이 가족은 그때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되어 소위 정상을 기준으로 다른 것을 고깝게 보고 차별하는 사회와 싸우며 버틴다.온갖 시련을 겪고, 갈등을 이겨내는 이야기.말 못하는 아이를 운동이나 시키자고 풍물을 접하게 했다가 풍물선생이 마침 판소리 전공자라 말문도 열리고 판소리도 입문하게 되어 장차 피아노 치며 판소리 하는 피아노 병창의 창시자가 된다.최준의 세 살 터울 여동생이 화자. 그가 겪은 서러움과 갈등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부모 이후에 오빠를 맡겠다는 결론은 안타까움. 타인의 선택을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쉽다. 그 인물이 설정인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실화의 서사가 극복 성장 드라마라 김금숙의 붓그림과 연출이 어우러지니 단숨에 즐겁게 읽었다.서문에 나오듯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최준이 나오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