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의 잠 문학과지성 시인선 586
최두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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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다!
“요즘 나의 시간은 주로 야생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을
만나는 데 쓰이고 있다.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나무나
풀뿐만 아니라 그걸 먹고 살아가는 새나 곤충의 생생한
모습을 보며 활기를 얻는다. 그들의 숨결과 맥박이 시의
호흡 속으로 나도 몰래 스며들기를 기원한다.“ - 시인의 말

2부는 완전히 새만 다루고, 3부도 푸나무나 인간과 어울리는 새를 다룬다. 아래의 마음으로
“새를 본다는 것은
종마다 서로 다른 부리를 확인하는 것
그 부리로 무얼 먹나 궁금해하는 것
/먹어야 사는 생명이
팔 대신 날개 달고서
얼마나 더 자유로울 수 있나 살펴보는 것.” 39-40

“감각이 무뎌진다는 것
그것은 생명에 반하는 죄
나는 얼마나 습관적으로 죄를 짓고 사는 것인가” 112
날 벼린 감각으로 뭇 생명을 바라보니

“한탄강이 쩡쩡 얼어붙는 겨울밤
여울목에 자리 잡은
두루미 가족의 잠자리 떠올리면
자꾸 눈이 시리고 발목도 시려온다.” 42
절절하게 생명의 아픔을 느낀다.

“드물게 찾아오는
청명하면서도 따사로운 봄날
꽃이 피고 새 울 때
부러 새삼스럽게
더 즐거운 일 찾지 않으리
더 긴한 일 만들지 않으리” 11

이육사가 그럴 수밖에 없어서 그러했듯이
최두석도 꽃과 새보다
시가 덜 ‘긴한 일’이 되었다.

”이별도 우중충하지 않게
슬픔도 영롱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듯이“ 14
생명들과 더욱 긴하게 어우러진 시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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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와 쇠고기 - 성균관과 반촌의 조선사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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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소고기 먹는 것을 금지. 농업 기반 경제에서 소는 중요한 농사 수단이니까.
그러나, 법을 만들고 그걸 가지고 처벌하는, 왕 이하 지배계급이 주로 자심.
조선 건국부터 망국까지 쭉 이어지는 흐리멍텅.

법은 소의 도축과 쇠고기의 판매와 식용을 금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준행된 적은 없었다. 지배계급부터 쇠고기를 먹었기 때문이었다. 법은 고기를 먹고자 하는 욕망 자체를 없애지 않는 한 적용될 수 없었다. 또한 소는 오로지 고기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었다. 소의 뿔과 힘줄, 가죽, 뼈는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하였고, 신발과 빗, 장식품 등 갖가지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법이 지켜질 리 없었던 것이다. 쇠고기 식용을 금지한다면, 돼지나 양 같은 대체제를 적극 사육했어야만 했다. 하지만 돼지와 양의 사육이 쇠고기 식용을 대체할 정도로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이것은 사족체제의 국가 통치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법 혹은 제도와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고민하기보다 방치해두는 것이 사족체제의 유일한 대응이었다. 이것은 19세기 말까지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앞으로 그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응의 현장을 끊임없이 확인하게 될 것이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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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교토 담배가게 요리코 6 교토 담배가게 요리코 6
아사노 유키코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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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가게 사내와의 인연도 깊어가고
교토 특유의 겉과 속이 다른 화법도 그 결이 섬세해진다.
‘교토의 전통적인 피서법’과
언젠간 오고 마는,
“내 시간은
움직이고 있는
건지 멈춰있는
건지 모르겠다.”
를 이미지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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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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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하고
깨닫거나
찔리는 느낌이 많이 든다.
정민의 짧은 해석은 본문에 비해 은은한 편인데
아래 넣은 이미지에서는 본문을 때린다.
움하하
맘에 드는 글귀 몇 뽑아 견주어 보는 재미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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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삼강행실도
김정수 지음 / 세종대왕기념사업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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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행실도 한문 강독을 듣는 중
몇 꼭지 읽어야해서
‘역주’를 보고 참고하려고 구했으나
이런! 삼강행실도를 번역한 언해본만을 번역한 책이다.
애초에 언해본과 한문 본문 사이에 계곡 하나쯤 흐른다.
축약을 하거나, 다른 얘기를 하기도.
게다가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세종대왕기념회 사이트에 가면 오륜행실도 등과 더불어 고스란히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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