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진시황릉의 거대함을 보는 동안, 나는, 어느 한 토용의 등판에 새겨진 도공의 이름을 읽었다.
- 김소연의 시 <그러나, 거대함에 대하여>에서
만리장성
자신만만한 사람은 벽을 쌓지 않는다. 만리장성은 진시황제의 피해의식의 산물이다. 그 거대한 성벽에는 일개미들처럼 동원된 백성들의 눈물이 쌓여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백성들은 죽어서 이름이 없다. 텅 빈 호랑이 가죽처럼 진시황제의 이름이 바람 부는 만리장성에 너펄거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