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의 시는 그 시야나, 그 시야에 대한 생각이나, 그 생각의 표현이나, 그 표현의 형상화 모두에 있어서 항상 열려 있고 진취적이다. 그의 시는 비록 미학적 지평을 꿈꾼다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현실과 생활과 정치가 또한 숨쉬고 있다.
훌륭한 시인이라면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한 의미에서 그는 셸리(P. B. Shelley)가 말한바 삶에 대한 ‘사랑의입법자‘ 인지도 모른다. 그의 페미니즘, 그의 민중주의, 그의휴머니즘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가지 더 지적해야한다. 그의 시에서 현실은 항상 참신한 그만의 상상력에 의해서 재해석된다는 것을.
오세영 시인, 서울대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