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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한계선 ㅣ 리본시선 3
정군칠 지음 / 한그루 / 2022년 7월
평점 :
바다도
제주의 아픈 역사도
쉬이 접할 수 없는 숨비꽃(순비기나무), 갯메꽃, 해국 등을
볼 수 있으나,
순서가 틀렸다.
<물집>을 먼저 봐서는 안 되었다.
같은 시인 같은 정조 비슷한 문체라도
첫 시집과 무르익은 시집의 거리는 상당할 수밖에.
묵혔다가 다음엔 순행적으로 읽어야겠다.
아래 밑줄긋기로 넣은 시 두 편은 너무도 좋아 읽고 또 읽었다.
동백, 말간 생
산수유 환한 그늘 아래 무리져 쏟아진 저 무덤들 살아서 빨간 루즈만 바르던 여자
"나, 입만 가지고 살았어요" - P98
저기 본다 - 제주억새
후벼진 가슴이 다 메워질 순 없다 바람에 쓸리며 말아 쥔 허공 겹겹 이불을 덮고도 신음 중이다. 산은
사월이 옹이처럼 각인된 이 섬에선 무한천공 빗금 긋는 내 사랑도 등짝 후려친 자죽으로 남아 드러나지 않는 시퍼런 슬픔이 오래도록 웅크려 있다
다시 말하면 야생으로 냉동 처리된 적멸 같은 것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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