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의 인생 특강 - 욕망과 자유에 대한 비전 탐구
고미숙 지음 / 북튜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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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귀 기울이게 되는
말씀.
좋다.

삶이 무엇인가, 이걸 근원적으로 한 번 살펴보면, 산다는 건 어느 날 어떤 시간과 공간, 시공에 내가 던져지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왜 지금 하필 여기에 던져져 있는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걸 알면 여기 안 오겠죠, 그걸 아는 존재는 다 아는데 왜 옵니까. 그리고 이것은 너무너무 평등한 거예요. 금수저건, 흙수저건, 엘리트건 평생 꼴찌만 한 사람이건, 모두에게 동일한, 무지라는 생명의 토대, ‘모른다‘라는 것.
그래서 삶은 다 어디서 시작하냐 하면 ‘모른다‘에서 시작하는 거예요. - P17

제 생각에 앞으로 청년들도 일자리는 안 생길 것 같고요, 중년은 노동에 지쳤고요, 노년은 정년퇴직 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고요. 그래서 백수로 사는 게 21세기의 존재론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믿습니다!(^^) 그러면 백수는 무엇을 해야 되는가? 근원적 질문을 하는 거예요, 근원적 질문. 그러니까 정보를 찾고 사회적인 문명지 안에서 노는 건 정규직이 하는 거예요. 그건 정규직들에게 맡기고 백수는 지혜의 파동에 접속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이룬 문명과 기술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그 배치를 바꿀 수 있는 그런 길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에는 삶 그 자체 말고 다른 가치와 의미가 필요 없다는 것, 이 앎과 접속을 해야죠.
이 앎은 침묵과 영성의 세계이기 때문에 지평선 같은 거예요. 지평선은 달려갈 순 있지만 도달하지는 못합니다. 도달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끝없이 인간이 묻고 또 물으면서 한걸음씩 갈 수 있는 그 길이 저는 앎의 지평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지평선에 접속할 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혜라고 하는 우주의 파동과 마주치는 지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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