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권력 시인수첩 시인선 6
고재종 지음 / 문학수첩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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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중’하다. 말이 적고 몸가짐이 신중하단 말씀.
무슨 일일까. 환갑에 낸 시집. 경쾌는커녕 웃음기도 없다.

‘돌아보면 치욕과 수모, 황폐뿐인 연대기’라고 삶을 정리하고,‘ 낙엽처럼 가벼운 말엔 넋을 놓고 둥치의 묵중한 말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세상’을 괴로워한다.

“한 번도 생의 오르가슴을 누리지 못했다면
자유란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것을 가리킬 뿐” 89

“내 순수한 정액의 탕진과
신랄한 멜랑콜리” 98

그런데, 2부에는 연시들이 모여 있다. 뜨겁다.

“하나 둘 네 몸의 지도를 읽어 가는 동안
오르락내리락, 고층과 심층의 탐구가 반복되는
내 숨 가쁜 영혼의 두레박질은 계속된다.” 50


형형한 정신과 늙어가는 몸의 치열한 인지부조화를 잘 보여주는 시집이다.
기중 아래와 같은 구절에 나는 마음이 시렸다.

나는 다만 방금까지 앉아 울던 박새
떠난 가지가 바르르 떨리는 것하며
이제야 텃밭에서 우두둑 펴는
앞집 할머니의 새우등을 차마 견딜 뿐.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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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3-09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재종이 시도 썼군요. 그렇군요....

dalgial 2023-03-09 09:53   좋아요 0 | URL
네, 쓰네요. 잘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