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를 오해하는 현대인에게
남종국 지음 / 서해문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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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중세를 오해하는 현대인에게

작가 : 남종국

출판사 : 서해문집

읽은날 : 2022/03/18 - 2022/03/23


르네상스가 읽을 것도 많고 재미있다.

현대 세계의 예술이나 기술, 문화의 출발점이다 보니 연관된 내용도 많고 상상하기도 쉽다.

반면 중세는 그냥 신비의 영역이다.

중세에는 거인이나 마법사가 있을 것 같고 우리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살았을 것 같다.

그림만 봐도 촌스러운 금박으로 종교화만 잔뜩 그려놔서 다 그게 그거 같은 느낌이다.

중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그들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중세사람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칼럼으로 나왔던 내용이 책으로 엮여져서 통일감은 떨어진다. 

대신 어느 부분부터 읽는다고 해도 부담이 없다. 

흑사병의 시작이라고 알려진 몽골의 세균전이 사실 근거있는 내용은 아니라는 말이 제일 인상깊었다.

내가 알고 있는 단편적 지식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역사책은 꾸준히 신간을 읽어주지 않으면 새로운 사료의 발견으로 뒤집어진 역사적 사실들은 모른채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역시 계속 배워야 한다.

재미있는 책을 읽어서 좋다. 


p6 기독교적 관점을 가진 학자들은 유럽이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유럽 세계가 기독교 문명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으며, 중세 유럽 기독교 세계는 찬란한 종교예술을 꽃피웠고, 위대한 성직자와 신학자들이 눈부신 지적 성취를 이뤘다면서 중세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도 중세 후반 지중해 교역과 교류를 연구하면서 11세기 이후 서유럽 세계가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음을 확인했다.

p22 오늘날에는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논리가 규형 잡힌 학문 생산을 어렵게 만든다면 중세 유럽 사회에서는 종교적 편견이 학문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p29 흑사병에 걸린 제노바인들의 배가 흑해에서 시칠리아섬까지 항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해석은 근거가 희박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몽골과 제노바 간의 전투를 최초의 세균적이라고 부르고 전염병 확산 책임을 몽골인들에게 전가하는 유럽 중심적인 해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p47 교회는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날과 방식까지 규제했다. 축일과 금식일, 일요일, 월경과 임신기간, 수유기간, 출산후 40일 등의 기간에는 성행위가 금지되었다.

p63 다티니 부부의 불임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이들을 포함한 당시 이탈리아 도시민들이 불임을 신의 저주나 원죄의 결과, 악마의 소행이라는 비합리적이면서 종교적인 믿음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p72 계몽주의 시대가 되면서 왕의 손 대기 치료는 웃음거리가 되었다. 볼테르는 풍속에 관한 시론에서 루이 14세가 자신의 정부 중 한 명이었던 수비즈 부인을 많이 만졌지만 치료하지 못했다라고 조롱했다.

p85 유럽 역사에서 교회가 불평등한 신분 질서를 만들고 유지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종교가 인간의 도덕적 진보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마이클 셔머의 신랄한 지적은 그리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p96 인간이 원죄의 고통을 짊어지고 낙원에서 추방된 것은 모두 이브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이다.

p99 악마와 계약을 맺고 악마의 연회에 참석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어떻게도 증명할 수 없었기에 대부분 마녀를 판정하는 최후 수단은 고문을 통한 자백이었다.

p111 유대인에 대한 낙인찍기는 무엇보다도 이들이 다른 종교를 믿는 소수자였기 때문이다.

p122 종교적 교리를 시대를 초월한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종교적 교리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긴 역사적 과정을 통해서 확립되었고, 때로는 시대적 상황과 맥락에 따라 변화하고 폐기되기도 했다.

p131 연옥은 불로써 자신의 죄를 정화하고 최종적으로는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중간 단계의 공간이었다. 전적으로 의로운 사람은 바로 천국으로 가겠지만 가벼운 죄인들은 연옥으로 가서 불로 죄를 씻고 종국에는 구원받을 수 있었다

p133 오랜 역사에서 인간의 과학 지식은 무한히 증가했지만, 사후 세계에 대한 지식은 티끌만큼도 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학이 아니라 여러 종교에서 계속해서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156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때로는 비합리적인 듯 보이는 인간의 상상력이다.

p174 위대한 문명을 이룩했던 로마의 초기 역사는 음모, 폭력, 친족 살인, 납치와 강탈 등 야만적 이야기로 가득하다

p178 로마인들은 약탈하고 살해하고 강탈했다. 이를 제국이라 잘못 부르고 있다. 그들은 황폐화시켜 놓고 이를 평화라고 부른다라고 말한 타키투스의 비판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역사 평가일 것이다.

p184 문서를 위조한 사람은 주로 성직자들이었고 이들은 위조를 부끄럽게 생각하기는 커녕 오히려 신의 뜻을 따랐기에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하기까지 했다

p187 우리 모두는 죄가 있건 없건 또한 젊으나 늙으나 이 과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 과거의 결과를 넘겨받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라면서 과거 나치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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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지 탐방 가이드 - 유럽 종교개혁 역사 여행의 시작
황희상.정설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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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종교개혁지 탐방가이드

작가 : 황희상

출판사 : 세움북스

읽은날 : 2022/03/13 - 2022/03/17


제목 그대로다.

종교개혁당시 위대한 인물 및 지역을 여행하거나 탐방할 수 있는 루트를 소개한다.

여행안내책자라고 볼 수도 있고, 업에 종사하나는 사람의 참고서일 수도 있는 책이다. 

종교개혁지라고 하면 독일을 주로 다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을 다 망라하고 있다. 

독일만 보면 재미없다고 하는데... 

난 독일을 재미있게 여행했었는데 왜 이런 평가가 나오는걸까?

조용한 여행지를 좋아하는 내 여행스타일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위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본 곳이긴 하지만 이렇게 주제를 정해놓고 여행하는 건 또 다른 맛일 것 같다. 

이런 책을 보니 여행하고 싶네.


p55 재미있는 퍼포먼스지만, 생각할수록 우습고,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말씀이 밝히 드러나면 군더더기는 사라지는 법이다. 반대로 건물이 화려해질수록, 예식히 정교하고 복잡할수록, 교회는 본래의 순수성에서 멀어진다

p77 화려한 문명을 경험하고 자라난 우리 현대인들조차 앞도될 정도로 놀라운 로마 바티칸의 위세 앞에서, 그 속에 공교히 비치된 성상과 성화들 앞에서, 중세의 신자들이 느꼈을 그런 카타르시스를 은혜요 신앙이라고 속여왔던 중세 교회의 강력한 권세 앞에서, 오직 말씀을 가지고 저항한 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싸움에 기꺼이 동참했던 수많은 신자들이 있었다.

p128 루터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인생 꼬였다. 모두가 루터는 이제 죽은 목숨이라고 말했다. 그때 그 시절, 교황청과 직접 대립한 시골 교수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결국 제국의 황제가 루터를 호출한다. 바로 이곳 보룸스 의회로 말이다

p134 투어 팀이 어느 방에 들어가면 다음 방으로 먼저 나가지 못하도록 인솔자가 문을 잠그고, 다음 방으로 이동하면 다시 문을 잠가서 해당 해설이 끝나기 전까지는 다음 팀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으로, 철저하게 다른 그룹과 섞이는 것을 통제한다.

p145 전문가의 참여로 만들어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곧바로 인정되어 프리드리히 3세의 영향권에 속한 모든 학교와 교회에서 청소년들의 의무 교육 교재로 사용되었으며, 주일 오후 장년에게도 설교되었다.

p159 극단적인 구교 세력들은 앙리 4세를 누엣가시처럼 여겨서 늘 그를 제거하고자 했고, 그는 무려 17차례의 암살 시도를 겪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 시내의 한 골목에서 첩보 작전 같은 활극이 벌어지고 앙리 4세는 결국 암살당하고 만다.

p223 마지막 구원의 솔길까지 무산된 라로셀 시민들은 시장 장 기퉁의 지휘 아래 용감하면서도 처절하게 저항한다. 얼마나 처절하게 싸웠을까. 3만 2천 명의 시민이 5천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그들은 프랑스군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만다. 리슈리외 추기영의 라로셀 포위 및 위그노 섬멸 작전은 그렇게 성공했다. 잠재적 반란 세력을 제압한 루이 13세와 리슐리외는 이후 프랑스 절대 왕정의 기틀을 다진 왕과 재상으로 역사에 남게 된다.

p292 이때 만들어진 문서들이 바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교회 정치, 예배 모범, 그리고 대교리문답, 소교리문답 등이며, 이후 전 세계 모든 장로교회가 따라야 하는 헌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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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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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작가 : 김새별

출판사 : 청림출판

읽은날 : 2022/03/17 - 2022/03/20


나이가 들어서인지 죽음과 관련된 책을 주의깊게 읽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책중에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라는 책이 있었다. 

미국에서 시체처리하는 분의 에세이였는제 나라마다 장례문화가 참 많이 다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은 유품정리사가 쓴 책이다. 

보통 죽음 이후 유품은 유족들이 정리하는 걸로 알았는데 생각보다 유품정리사를 부르는 경우도 많은가보다.

고도사로 인해, 살해당해서, 또는 아무도 정리하기를 원하지 않아서 유품정리사가 투입된다고 한다. 

실제로 존재하고, 또 이 분들에게 많은 신세를 지면서도 결코 옆에 두고 싶어하지 않는 직업이라고 한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는데 없는듯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죽음 혐오의 모습이 그렇게 나타나나 보다.

웃으며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다보니 저절로 얼굴이 굳어진다.

예전에 축제라는 영화를 봤는데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모든 유가족이 모여서 사진을 찍는 장면이 있다.

그때 사진사가 "누가 죽었나? 좀 웃어요"하는 이야기에 모든 유가족이 웃음을 터뜨리고 사진을 찍었다. 장례를 치르는 게 슬픔을 위로하고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슬픈 죽음은 좀 적었으면 좋겠다. 


p32 언제인가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 수습하러 간 날, 머리카락이 긴 것으로 보아 여자로 짐작할 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 앞에서 모두가 코를 막은 채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뛰어들어오더니 사체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고인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살아있든, 죽었든, 부패했든 아버지에겐 그저 소중한 딸이었던 것이다

p41 누군가는 해야할 일, 결코 기분 나쁘거나 불쾌할 이유가 없는 일. 그러나 누구한테도 환영받지 못하고 몰래 숨어서 해야 하는 일. 이것이 바로 이 직업의 모순이다

p53 할아버지, 내가 나이도 있고 여기서 살다 보면 저세상에 갈 수도 있는데... 나 여기서 죽어도 돼요? 우리 같은 늙은이는 다들 그렇거든. 이제나 죽을까, 저제나 죽을까 자다가 조용히 죽어야 할 텐데, 그러잖아. 그래서 별 뜻 없이 괜찮다고 했지. 그런데 이렇게 빨리 죽을 줄 누가 알았누

p98 할머니는 자신의 죽음을 예상했던 것일까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저 나 죽으면 쓸 만한 물건은 가져가라가 아니라 세탁기는 친구, 냉장고는 폐지 할아버지, 소형 가전이랑 겨울옷은 옆집 할머니, 구체적으로 정해 일러놓고 가셨다

p122 외부와 단절된 채 고독하게 죽어가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가지 되었을까. 문제는 있는데 답이 없다. 나로 시작해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p141 아이의 삶은 그의 소관이 아니다. 부모가 없이 때문에 아이가 불행하고 비참한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오산이다. 자신만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부모 없는 아이는 모두 불행하다는 착각이다

p148 죽고 싶다는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고, 이 말은 다시 거꾸러 뒤집으면 잘살고 싶다는 거고, 그러니까 우리는 죽고 싶다고 말하는 대신 잘살고 싶다 말해야 돼.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아야 하는 건, 생명이라는 말의 뜻이 살아 있으라는 명령이기 때문이야

p158 고독사는 더 이상 홀로 사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돌봄 서비스 덕분에 노인 고독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젊은이들의 고도사다

p168 친절하고 예의 바른 가족이었다. 가식적인 느낌은 없었다. 다만 여느 유가족들처럼 슬프거나 침통해 보이지는 않았다. 집을 나오는데 마치 이사 청소를 해주고 온 느낌이었다

p171 누구에게도 당신의 이웃이었던 한 젊은이가 죽었다고 알릴 수 없었다. 청년의 죽음은 비밀에 부쳐진 채 현장은 정리되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있지도 않은 개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했고, 애도는 커녕 개를 버려 굶어죽게 만든 사람으로 고인을 비난받게 만들었다

p189 혼자 살면서 반찬은 사 먹어도 됐을 텐데 각종 장아찌며 간장, 고추장까지 직접 담가 먹고, 공짜로 얻어왔을 새 옷은 아까워서 꽁꽁 싸매놓고 입어보지도 못했다. 결국 모조리 폐기물 처리장으로 가게 될 것이다

p197 꽤 긴 시간, 아이는 혼자 울었다. 이모가 돌아와 박스를 전해주자 비로소 울음을 그치고 언제 울었냐는 듯 덤덤한 표정이 되었다. 묵묵히 짐을 다시 챙겼다.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날을 혼자 울어야 할까. 언제까지 그 슬픔과 고통을 숨죽여 삼켜야 할까. 그날만 생각하면 엄마 옷에 얼굴을 묻고 울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p206 아버지는 지병으로 시한부의 삶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편지에는 의례적인 건강상의 안부 인사 정도만 있었다. 아버지는 타국에 있는 딸이 걱정할까 봐 자신의 병을 숨겼던 것이다

p212 근데 참 희한한 게 봄만 되면 이 집 꽃들이 활짝활짝 잘도 피더라고. 보살펴주는 사람도 없는데 심어줬다고 곧잘 펴. 마당이 다 환했다니까. 꽃이 사람보다 낫지. 자식들은 애비도 나 몰라라, 죽어나가도 모르는 데 말이야

p218 아니 죽은 사람 집 청소하러 다니느 사람이 그것도 못해? 못 하겠으면 밖에 내다 버리든지, 아님 직접 데려다 키우든지. 고인에게는 소중한 가족이었지만 남에게는 버려도 되는 물건이나 마찬가지였다

p225 장례지도사로 일할 때도 겪어본 일이었다. 무연고자인 줄로만 알았으나 유가족을 찾게 되어 연락을 취하면 가족들은 시신 인수를 거부한다. 인수를 거부당한 시신은 의학해부용으로 쓰이거나 화장된다. 고인도 같은 경로를 거칠 것이다. 끝내 가족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p230 현장에서 나온 가구나 집기, 쓰레기 등은 즉시 폐기물 업체에 처분한다. 사무실로 가지고 오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는 물론이고, 사무실이나 차량조차 근처에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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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 탐정이 된 의사, 역사 속 천재들을 진찰하다
이지환 지음 / 부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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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작가 : 이지환

출판사 : 부키

읽은날 : 2022/03/10 - 2022/03/17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 

교보문고의 SAM에서 책이 남아서 선택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의사인 저자는 자신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동원해서 역사적 인물의 죽음과 고통의 원인을 파헤친다.

가우디가 왜 구부정한 모습으로 걸어다니는지, 도스토옙스키는 왜 도박에 빠졌는지, 모차르트와 니체의 사망, 정신병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찾아가본다.

실제 의학계에서는 어떻게 판단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럴듯한 이야기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그렇게 그럴듯한데 왜 학계의 정설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의심은 든다. 

퀴리부인이 라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동안 그는 온몸에 방사능을 쪼이며 스스로를 죽여가게 된다. 

당시에도 방사능이 위험할 거라는 생각을 한 것 같긴 한데, 지금 생각하는 만큼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 

하긴, 예뻐지기 위해 비소와 수은을 쓰다 수은중독으로 죽은 귀족들이 그렇게 많았었다고 하니...

우리가 지금 믿고 있는 과학적 사실과 기술적 진보도 아직 우리가 모를뿐 수많은 위험요인들에 노출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때는 석면에 고기구워먹었다.. 고기가 잘 익어서.)

자만하거나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7% 조선 시대 진단에 초점을 맞추면 ‘세종은 성병에 걸린 왕’이 되지만, 증상에 집중하면 ‘세종은 대장균 때문에 고생한 왕’이 된다.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진단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인간이 느끼는 통증은 같다

14% 학장은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말했다. “건축가 타이틀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멍청이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평가할 일이다”

18% 독실한 가우디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은 신의 뜻이고, 빛은 신의 축복이라 믿었다. 이를 아름답게 드러내고자 시시각각 색이 변하도록 성당을 설계한다.

20% 도스토옙스키가 도박에 빠진 이유는 간질 발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간질 발작 환자였고 발작은 삶의 중요한 순간에 불쑥 튀어나와 그를 괴롭혔다

24% 막 성인 이 된 이들에게 클럽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 없다. 이들은 잔뜩 술을 먹고 헐떡이며 춤을 추다가 생애 처음으로 발작해 병원에 실려오곤 한다. 음악에 빠져 잠을 거르고, 독한 술을 마시며, 번쩍거리는 화면에 취해, 숨이 가쁠 때까지 뛰어노는 EDM 축제는 발작을 유발하는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27% 유년부터 천재적 색깔을 보이며 최고의 재능을 뽐내던 음악가 모차르트가 3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어떤 음악가라 할지라도 그를 뛰어넘기 어렵다

29% 모차르트는 아내 콘스탄체와 각별했고 외도를 꿈꾸지 않았다. 결혼 후에도 애틋한 연애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그 내용이 꽤 관능적이다. 콘스탄체는 모차르트의 편지를 엮어 출판하려고 했으나 출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일부 내용을 순화해야만 했다. 검열을 했음에도 “당신을 생각하면서 발기했다” 등의 내용이 남아있다

33% 고열을 유발하는 세균성 감기의 유행,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독특한 부종, 뭍에서도 물속에 있는 것처럼 헐떡이게 되는 숨, 유난히 높은 사망률, 연구 팀은 이를 종합해 하나의 결론을 내린다. 모차르트는 연쇄 구균 감염 후 사구체신염으로 사망했을 것이다

41% 유전자가 섞일 기회가 적은 나라는 기형아 출산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아이슬란드다. 인구가 적고 외국인 유입도 낮아 몇다리만 건너면 친인척이다. 때문에 아이슬란드 젊은이는 데이트 신청 전에 친족 관계를 계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도 한다

46% 니체는 스위스에도 바그너 모임을 만들고자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대중들의 형편없는 심미안에 실망한다. 어떻게 바그너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니체는 무지한 대중들을 꾸짖는 <독일인에게 고함>이라는 글을 쓴다. 오락음악을 찾는 싸구려 취향에서 벗어나 품격높은 바그너의 위대한 사업에 후원으로써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이다

51% 모네의 <인상, 해돋이>는 제목 그대로 인상적인 쓰레기다. 오히려 그림이 걸린 벽지가 더 고풍스럽다. 차라리 벽지에 대해 감상평을 쓰고싶다라는 비평 글에 대해 모네는 유쾌하게 대꾸했다. “인상적인 쓰레기라니, 멋진 표현인데? 오늘부터 우리는 인상파다”

52% 모네의 자유로운 천성과 천재성, 든든한 동료, 철학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 물감 튜브의 발명과 카메라의 출현이 어우러져 새로운 화풍이 탄생했다. 인상파의 태동이다

61% 어린 날의 비극 덕분에 형성된 프리다의 성격은 아이러니하게도 멕시코 특유의 블랙 코미디 정서와 적절히 배합되어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66% 둘의 태도는 전혀 달랐다. 디에고는 프리다는 우리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교양 없는 여인과 밤을 보내고 창녀촌에서 흥정하는 게 자신의 위신을 깎아 먹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혼하자며 화를 내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굴복할 줄 알았나? 나는 오히려 다시 이혼하자고 했다고 말한다.

73% 만약 우라늄의 형태가 변했을 때 방사느 세기도 바뀐다면, 방사능은 우라늄 원자의 성질이 아니라 분자의 성질일지 모른다. 마리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전기 전도성을 측정했다. 결과는 놀랍고 명쾌했다. 우라늄은 형태와 온도가 어떻든 같은 수준의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했다. 유레카! 방사능은 우라늄 원자의 성질임이 틀림없다

88% 동양은 오래전부터 하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별을 관측했다. 별의 움직임은 곧 신의 말씀이고 천문학은 주술과 괘를 같이했다. 관측 기술은 정교해졌다. 고려 시대의 천체 관측 보고서 천문지에는 별똥별이 87회나 기록되어 있다. 놀랍게도 같은 시기 서양의 천체 기록에는 별똥별 언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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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함께 산책을 -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여행하는 법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니체와 함께 산책을

작가 : 시라토리 하루이코

출판사 : 다산초당

읽은날 : 2022/03/08 - 2022/03/10


니체에 대한 내용이 아닌것 같은데 왜 제목에 니체가 들어가지?

과거 유명했던 작가들의 산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나 할까.. 

책제목만 봤을 때는 니체가 산책을 통해서 얻었던 영감이나 그의 생애에 대한 책일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좀 당황했다.

표지도 예쁘고, 내용도 가벼워서 에세이 읽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 취향은 아니라 몰입이 되지는 않았다. 



9% 영원회귀는 그를 대표하는 사상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모든 순간이 앞으로도 똑같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철학개념이다

20% 니체는 자연에서 찾아낸 세 가지를 사랑했는대, 바로 광대함, 고요함, 햇빛이었다

25% 보름달 빛을 받으며 로마를 거니는 아름다움은 실제로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다. 도시의 모든 것이 빛과 그림자와 커다란 덩어리에 삼켜지고, 가장 크고 가장 일반적인 형상만이 눈앞에 나타난다

29% 릴케는 저서 말테의 수기에서도 시는 사실 체험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체험은 보통 사람이 평소에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집중할 때, 어떤 계기로 지금까지의 세속적인 사고와 습성을 무의식중에 버렸을 때 만나는 체험이다

36% 프롬은 존재의 기술에서 마인드풀니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국내에는 마음챙김이라는 번역어로 두루 알려졌다) 마인트풀니스는 산스크리트어를 영어로 충실하게 번역한 단어인데, 집중 또는 선정(한마음으로 사물을 생각해 아믕이 하나의 경지에 머물러 흐트러짐이 없는 상태)을 의미한다. 비즈니스업계에서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마인드풀니스 개념과는 다르다

40% 질문을 받으면 대답해야 한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면 그에 응해야 한다. 이 일상적인 생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쓴 책이 바로 그의 대표작 나와너다

45% 선과 깨달음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명확하게 이해시키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다이세쓰는 냉난자지를 강조했는데 ‘차가운지 따뜻한지는 직접 마셔봐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53% 도겐은 세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를 배열해 세상이 되느니라... 나를 배열해 내가 그것을 보느니라

55% 이것은 바로 진인의 삶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려고 아첨하지 마라. 남이 고마워하길 바라지도 마라 / 선뜻 무언가를 남에게 베풀어라.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아낌없이 줘라 /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것도 보시다 / 나에게도 베풀어라 / 마음을 주고, 목숨을 주는 것도 보시다 / 다른 사람에게 자상하게 말하라 / 나만 특별해지려고 해서는 안 된다. 타인과 너무 다르면 안 된다. 남이 하는 것도 하라 / 사람을 싫어하거나 귀찮아하지 마라 / 모든 일을 온화한 표정으로 마주하라

77% 정적 속에 앉아 홀로 식사하며 음식을 맛본다. 식기를 씻고 그저 앉는다. 저물어가는 하늘에서 새들이 훌훌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흔들리는 검은 구름 사이로 달이 나오는 광경을 바라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마치 영원을 산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 자체가 평소와는 전혀 다르다

89% 모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이 중요한 발언은 역시 깨달음과 관련이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나는 오로지 그곳에 보이는 하나의 현상을 거의 완벽하게 붙잡으려고 애썼습니다. 왜냐하면 현상이란 반드시 실재와 깊이 관계되어 있으니까요. 알려지지 않은 실재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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