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를 오해하는 현대인에게
남종국 지음 / 서해문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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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를 오해하는 현대인에게

 : 남종국

 : 서해문집

 : 2022/03/18 - 2022/03/23


르네상스가 읽을 것도 많고 재미있다.

현대 세계의 예술이나 기술, 문화의 출발점이다 보니 연관된 내용도 많고 상상하기도 쉽다.

반면 중세는 그냥 신비의 영역이다.

중세에는 거인이나 마법사가 있을 것 같고 우리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살았을 것 같다.

그림만 봐도 촌스러운 금박으로 종교화만 잔뜩 그려놔서 다 그게 그거 같은 느낌이다.

중세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그들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중세사람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칼럼으로 나왔던 내용이 책으로 엮여져서 통일감은 떨어진다. 

대신 어느 부분부터 읽는다고 해도 부담이 없다. 

흑사병의 시작이라고 알려진 몽골의 세균전이 사실 근거있는 내용은 아니라는 말이 제일 인상깊었다.

내가 알고 있는 단편적 지식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역사책은 꾸준히 신간을 읽어주지 않으면 새로운 사료의 발견으로 뒤집어진 역사적 사실들은 모른채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역시 계속 배워야 한다.

재미있는 책을 읽어서 좋다. 


p6 기독교적 관점을 가진 학자들은 유럽이 기독교를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유럽 세계가 기독교 문명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으며, 중세 유럽 기독교 세계는 찬란한 종교예술을 꽃피웠고, 위대한 성직자와 신학자들이 눈부신 지적 성취를 이뤘다면서 중세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도 중세 후반 지중해 교역과 교류를 연구하면서 11세기 이후 서유럽 세계가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음을 확인했다.

p22 오늘날에는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논리가 규형 잡힌 학문 생산을 어렵게 만든다면 중세 유럽 사회에서는 종교적 편견이 학문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p29 흑사병에 걸린 제노바인들의 배가 흑해에서 시칠리아섬까지 항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해석은 근거가 희박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몽골과 제노바 간의 전투를 최초의 세균적이라고 부르고 전염병 확산 책임을 몽골인들에게 전가하는 유럽 중심적인 해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p47 교회는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날과 방식까지 규제했다. 축일과 금식일, 일요일, 월경과 임신기간, 수유기간, 출산후 40일 등의 기간에는 성행위가 금지되었다.

p63 다티니 부부의 불임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이들을 포함한 당시 이탈리아 도시민들이 불임을 신의 저주나 원죄의 결과, 악마의 소행이라는 비합리적이면서 종교적인 믿음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p72 계몽주의 시대가 되면서 왕의 손 대기 치료는 웃음거리가 되었다. 볼테르는 풍속에 관한 시론에서 루이 14세가 자신의 정부 중 한 명이었던 수비즈 부인을 많이 만졌지만 치료하지 못했다라고 조롱했다.

p85 유럽 역사에서 교회가 불평등한 신분 질서를 만들고 유지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종교가 인간의 도덕적 진보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마이클 셔머의 신랄한 지적은 그리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p96 인간이 원죄의 고통을 짊어지고 낙원에서 추방된 것은 모두 이브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이다.

p99 악마와 계약을 맺고 악마의 연회에 참석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어떻게도 증명할 수 없었기에 대부분 마녀를 판정하는 최후 수단은 고문을 통한 자백이었다.

p111 유대인에 대한 낙인찍기는 무엇보다도 이들이 다른 종교를 믿는 소수자였기 때문이다.

p122 종교적 교리를 시대를 초월한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종교적 교리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긴 역사적 과정을 통해서 확립되었고, 때로는 시대적 상황과 맥락에 따라 변화하고 폐기되기도 했다.

p131 연옥은 불로써 자신의 죄를 정화하고 최종적으로는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중간 단계의 공간이었다. 전적으로 의로운 사람은 바로 천국으로 가겠지만 가벼운 죄인들은 연옥으로 가서 불로 죄를 씻고 종국에는 구원받을 수 있었다

p133 오랜 역사에서 인간의 과학 지식은 무한히 증가했지만, 사후 세계에 대한 지식은 티끌만큼도 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과학이 아니라 여러 종교에서 계속해서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156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때로는 비합리적인 듯 보이는 인간의 상상력이다.

p174 위대한 문명을 이룩했던 로마의 초기 역사는 음모, 폭력, 친족 살인, 납치와 강탈 등 야만적 이야기로 가득하다

p178 로마인들은 약탈하고 살해하고 강탈했다. 이를 제국이라 잘못 부르고 있다. 그들은 황폐화시켜 놓고 이를 평화라고 부른다라고 말한 타키투스의 비판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역사 평가일 것이다.

p184 문서를 위조한 사람은 주로 성직자들이었고 이들은 위조를 부끄럽게 생각하기는 커녕 오히려 신의 뜻을 따랐기에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하기까지 했다

p187 우리 모두는 죄가 있건 없건 또한 젊으나 늙으나 이 과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 과거의 결과를 넘겨받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라면서 과거 나치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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