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 돌·물·불·돈·발·피·꿈이 안내하는 색다른 문화 기행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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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 윤해준

 : 레드리버

 : 2022/06/29 - 2022/10/16


7개 코드로~ 로 진행되는 두번째 버전이다.

중간에 읽다가 다른 책들을 읽었더니 호흡도 끊겼고, 첫번째 책보다는 흥미롭지도 않았다. 

대신 유럽의 여러 소도시를 사진과 이야기로 만날 수 있어서 유럽 여행할 때 참고가 될 것 같다. 

어려서 유럽과 미국에 대한 환상을 많이 주입받아서인지 유럽은 다 좋아 보인다.

그나마 미국은 환상이 많이 사라졌지만 유럽에 대한 환상은 여전하다.

그리고 실제로 유럽을 가보면, 특히 소도시를 가보면 예뻐서 그 환상이 계속 유지된다.

유럽 참 좋다.. 사대주의인지는 모르겠지만..



p18 길을 낼 자리는 먼저 땅을 판다. 그리고 나서 그 속을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돌들로 메운다. 표면에서 약 1미터 깊이까지 돌을 채운다음에는 빈 틈새를 모래로 채우고, 그 위는 자갈로 덮는다. 자갈 위에 다시 시멘트를 바른 후 숨마 크루스타라고 불리는 납작한 사각형 돌을 깔아 마무리한다

p24 사방에서 불러와 모아놓고 보니 기둥들의 색깔과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기둥 높이가 제각각이라는 더 큰 문제도 있었다. 혼합과 절충의 대가인 알안달루스의 장인들은 이 문제의 해결책을 이내 찾아냈다. 기둥이 짧으면 밑에 돌을 더 깔거나 위를 코린토스 양식 기둥머리로 덮었다.

p51 아이다는 비극이다. 해피엔딩은 절대 금물. 라다메스는 아이다를 선택하고 이집트의 영웅은 반역죄인으로 추락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죽음을 맞이한다

p63 1878년 바스의 건축가 겸 고고학자 찰스 에드워즈 데이비스가 로마 목욕탕의 흔적을 발견하고 발굴에 착수했으며, 1897년에 처음 부분적으로 발굴된 유적이 공개된다. 그러나 로마 목욕탕이 신전과 함께 옛 모습 그대로 다시 복원된 것은 20세기 후반부다.

p81 교회를 파괴하고 기독교를 조롱하던 프랑스 혁명가들의 극단적 행각에 신물이 난 많은 이들이 기독교가 서구 문명을 지탱하는 문화와 예술 그 자체이며, 얼마나 자상하고 아름다운 종교인지를 설득한 샤토브리앙의 저서에 깊이 공감했다.

p85 그들은 맥주를 발명한 이가 다름 아닌 풍요의 신 오시리스라고 믿었다. 신이 준 음료로 목을 축이던 이집트인들이 포도주밖에는 마시지 않던 그리스인들에게 맥주를 전해줬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이나 이들의 문명을 계승한 로마인들은 와인을 사랑했지만 맥주는 외면했다.

p91 맑은 안시 호수를 북쪽에서 바라보는 이 도시는 양편으로 셈노산과 베이리에산을 끼고 있는 분지에 단정하게 앉아있다.

p98 두 사람은 영국 리버풀 출신, 왜 그들이 북아일랜드 문제에 흥분했을까? 이들이 아일랜드 이주자의 후손이기 때문이었다. 레넌은 부친, 매카트니는 양친 모두 아일랜드에서 리버풀로 이주한 집안이다. 이들 외에도 리버풀에는 아일랜드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비틀즈의 나머지 두 멤버인 드러머 링고 스타와 리드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 또한 아일랜드 혈통에 닿아있다.

p111 샤르트르 대성당은 유독 불에 취약했다. 지금의 우아한 고딕 대성당이 세워지기 전 다섯 채의 선배 건물들이 그 자리에 서있었다. 건물은 다시 지은 원인은 늘 불이었다.

p115 20세기 중반에 샤르트르는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한다. 샤르트르 대성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독일군 간의 치열한 전투 한복판에 있었다.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고 샤르트르 시민들은 스테인드글라스를 미리 제거해서 근처 시골에 분산해 보관해놓는다. 전쟁이 끝난후 이 유리들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p127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집에 가둬놓기 전인 2019년 11월 루이스 본파이어에서는 뚱뚱한 보리스 존슨 수상 인형이 횃불 행렬에 끌려가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p142 시위대의 배후는 이 교회의 젊은 목사 크리스토프 보네베르거와 크리스티안 퓌러. 무신론이 공식 이념인 공산주의 국가 동독에서 매주 월요일 5시에 몇 명의 용감한 기독교인이 모여서 열던 기도회는 몇 년 새 집권당과 정부가 가장 거북해 하는 반체제 모임으로 발전해있었다.

p150 이들이 코린토스에 도착하면 언덕 위에 하얀 대리석으로 아름답게 지어놓은 아프로디테 신전부터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이 도시의 섹스 산업을 주도하고 관리하는 본부였다.

p159 이렇게 지어진 아시시의 대표명소, 성 프란체스코 성당은 가난과 결혼했던 프란체스코와는 어울리지 않게 웅장하다

p173 크레모나가 바이올린의 성지가 된 것은 과르네리와 스트라디바리라는 두 현악기 명장의 가문이 크레모나 출신으로 이곳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p201 이 돌다리는 12세기에 지었으나 이후 여러 차례 망가졌다. 알프스산맥에서 흘러오는 론강의 물살이 워낙 세서 홍수가 나면 견디질 못했다. 17세기에 심하게 무너진 후의 모습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p220 1920년에 개시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이 작은 도시를 여름마다 유럽 최고의 고전음악 공연장으로 바꿔놓는다

p230 방랑하는 유태인 전설은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의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인 채 홀로 이 세상을 떠돌 수밖에 없다는 19세기 낭만주의 신조와 잘 맞아 떨어졌다

p253 세비야의 레알 마에스트란사는 투우사들로서는 가장 만만치 않은 경기장이다. 그곳에서 명성을 얻으면 스페인 최고의 투우사가 되지만, 작은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는 까다로운 애호가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이곳에서 성공하기는 쉽지않다.

p257 주인공 토스카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부르는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며는 푸치니의 대표적인 명곡 중 하나로, 오페라 무대가 아닌 일반 성악 공연에서도 자주 연주된다.

p263 바다가 남긴 소금과 육지 동물 돼지가 남겨준 라드가 자기 몫을 하면 그 이후는 시간이 책임진다. 시간, 기다림, 침묵. 매달려 있는 돼지 뒷다리는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숙성된다. 이 모든 과정은 시작부터 끝가지 사람의 손길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기계가 할 수 없다. 소금과 라드 외의 그 어떤 다른 물질도 개입할 수 없다. 프로슈토디 파르마는 오직 장인의 손길 속에서만 탄생한다

p269 독일군은 단치히에 진주하자마자 1천 500명의 열등인간을 폴란드인을 색출해 총살했다.

p276 부르고뉴 명품 와인 중 하나인 클로 드 부조는 혁명이전에는 부조 수도원 수도사들이 가꾸던 51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산출되었다. 오늘날 이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는 약 80명의 재배업자가 공유한다. 이들은 모두 원산지 통제법에 따라 클로 드 부조라는 이름을 쓸 수 있으나, 종교적 헌신의 자세로 포도밭을 관리하던 수도사들의 클로 드 부조와는 그 맛과 향이 같을 리 없다.

p290 루이 14세, 표트르 대제, 프리드리히 2세는 모두 화려한 궁전을 건축하는 데 들인 돈의 몇 배 되는 거금을 전쟁에도 소비했다.

p294 구스타브 2세는 30년 전쟁 기간인 1632년, 독일 작센 지방 뤼첸에서 전사했다. 몸을 사라지 않고 앞장서 부대를 지휘하다 무참히 살해되었다. 개신교도에게 그는 위대한 영도자이자 순교자였다. 그의 적들 눈에 그는 악랄한 전쟁광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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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 그냥 지는 전쟁은 없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1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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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자호란

 : 임용한

 : 레드리버

 : 2022/10/01 - 2022/10/08


국방TV에서 본 임용한 박사님의 전쟁사..

텔레비전과 유투브에서 전쟁사를 너무 재미있게 봤었다. 책도 참 재미있게 쓰신다. 

청나라에게 항복하고 수많은 포로가 발생했던 병자호란..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을 겪고도 별로 변한 것이 없는 조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화가 난다기보다는 어이없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 

곡성의 유명한 대사처럼... "뭐가 중한데?"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시간을 낭비하고 지휘체계를 세우지 않아 우왕좌왕하며 각개격파당하는 군대의 모습을 읽다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무능한 지도자 밑에서 피를 보는건 백성들 뿐이다.

지금은 지도자를 국민들이 뽑는데 어쩌면 그렇게 무능한 사람을 지휘자로 뽑는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그 역사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p9 병자호란은 치욕의 역사이고 누가 보아도 짜증나는 이야기만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 역사상 가장 교훈이 풍부한 사례이기도 하다

p20 그는 “우리가 갈 수 있다면 적도 올 수 있다”라고 반박했지만 이 역시 통하지 않는다. 이때가 놀랍게도 임진왜란이 끝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걸까?

p23 누군가가 이전에 하지 않던 행동을 갑자기 하면 분명 흑심이 있는 것이다. 조선은 이때부터라도 건주여진 전담부서를 만들어 첩보를 수집하고 세심한 연구를 했어야 했다

p34 누르하치는 자신이 직접 북경까지 가서 조공을 하면서 간교할 정도로 명 조정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누르하치의 탁월한 정략이가리보다는 뇌물의 힘이었음이 분명하다

p39 광해군은 임진왜란의 경험 덕분인지 명군과 누르하치의 전력에 대해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조선의 군사력이었다. 광해군은 말했다. “조선 군대가 형편없다는 사실은 온 천하가 다 안다. “

p46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만의 급제자 속에 24세의 임경업도 있었다. 사대부들이 걱정했던 대로 집안은 보잘것 없었다. 천얼 집안 출신이라는 말도 있었다. 평화로운 시기였다면 무과급제도 쉽지 않은, 이번 같은 전시에조차 운 좋게 무과급제는 가능해도 관원으로 승진하기는 어려운 그런 집안 출신이었다. 난세에 탄생한 이 젊은 장수는 훗날 조선의 제1방어선 의주를 책임지게 된다

p48 적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한 번 움직이면 조선의 능력으로는 전투 능력과 수비면에서 모두 승산이 없다는 뜻이다. 광해군 시절에 비변사는 후일 인조 때보다 후금의 군사력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솔직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정의 결론은 나라가 멸망하더라도 부모를 배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p54 명은 다른 건 몰라도, 수, 당, 거란, 몽골이 한반도를 침공했다가 얼마나 큰 피해를 보았는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이 하는 걸 보니 그것도 옛날이야기라 여기긴 했지만, 혹시 아는가? 조선이 각성하고 옛날 모습을 되찾을지? 명의 노림수는 바로 그것이었다

p78 중국사에서 억울하게 죽은 장군이야 한둘이 아니지만 중국인들은 송의 악비와 원숭한의 죽음을 지금도 애통해 한다. 이들은 한족 왕조를 수호하기 위해 여진 왕조인 금과 청에 맞선 한족의 영웅이었다

p84 인조는 모시기 쉽지 않은 군주였다. 어리석은 군주보다 어리석고 고집 센 군주가 모시기 힘들다. 똑똑하면서 고집이 센 군주는 더 모시기 힘들다. 인조는 똑똑한 편이었다. 그런데 고집이 센 타입이라기보다는 보신주의 성향이 강한 군주였다. 판단은 정확한데 정치적으로 눈치를 많이 보면서 결정을 회피했다

p89 옳고 당신들이 그르다. 그러나 상관하지 않겠다. 교역을 안 하면 당신들만 손해다. 내가 손해 볼 것 없다. 척화파는 이런 논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이 정의라면 반드시 상대에게 강요해야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은 상대방이 싫어하더라도 강제로 먹여야 한다. 그게 성리학의 정의관이고 사대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판단하다 보니 척화파는 당시 홍타이지의 답변을 허세가 들통난 것으로 받아들였다

p94 병자호란에 관한 기록을 읽다 보면 화가 나는 경우보다 어이없는 경우가 더 많다. 제일 짜증나는 경우는 황당한 탁상공론이다. 뻔하디뻔한 전략,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대간이나 예조판서가 늘어놓는다. 인조도 답답했는지 “이런 일에 관심을 끄고, 맡은 직무에 충실하라”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p107 티레 주민들은 최대한 방어를 강화했지만, 기원전 332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쳐들어와 난공불락으로 보이던 티레를 끝끝내 함락시켰다. 그 뒤로도 티레는 무수한 침공을 받았고 수없이 파괴됐지만 전쟁이 끝나면 바로 재건되곤 했다. 불사신 같은 티레 재건의 비결은 바로 재화였다. 티레를 처음 세운 사람들은 지중해 세계에 무역의 가치를 알린 페니키아인이었다. 티레에 아시리아와 알렉산드로스, 십자군을 불러들인 것도, 파괴된 도시를 재건한 힘도 무역이 낳은 재화였다

p112 현실을 무시하는 규정과 관행에 묶여 살면서 모두가 언제든 탄핵을 당하거나 반대로 탄핵을 할 수도 있는 사회가 조선의 관료사회였다. 납득이 가는 설명을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것은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와 생산역량의 문제이다

p127 궁과 관청의 종들 중에는 정묘호란을 겪은 이들이 많았다. 그들로부터 정묘년의 어처구니없는 비사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들의 충고는 한결같았다. “난리가 나면 무조건 도망쳐야해. 난리통이라 나중에 돌아와도 처벌 못 한다니까?”

p146 조선 조정에는 이러한 자칭 행정의 달인들이 너무 많았다. 전쟁위원회라 할 수 있는 비변사마저도 행정의 마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p209 절반은 비겁한 변명이었다고 해도 중요한 점은 양반이라 배낭을 멜 수 없다는 말이 당당히 핑계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조선이었다는 점이다. 뛰어난 전사라는 선전관도 배낭 메고 수통 차는 것을 거부했다

p248 조선군을 얕잡아 보았는데, 의외로 실전을 겪으면 빨리 배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여간, 미스터리한 나라였다. 황제의 당부가 떠올랐다. “조선군은 쉬운 상대지만 절대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된다” 황제의 경고는 조선의 이런 이상한 잠재력 때문인지도 몰랐다

p256 구원부대는 이렇게 사실상 전멸했다. 충청, 강원, 경상부대들은 부대 간의 협력도, 심지어는 제대로 된 정찰도 없이 제각각 적진의 코앞까지 진군했다가 각개격파당했다. 전술의 기본도 지키지 않은 이 패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p290 조선 왕이 여진족 왕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그 충격은 이해가 가지만 책임 있는 리더라면 항복 협상 중 산성에 있는 군인과 백성의 철수 문제를 논의했어야 했다. 명분 논쟁만 하다 이 문제가 속 빠졌다. 질서정연하게 산성으로 들어와 남문을 사수했던 수원병사들은 성을 나서자마자 절반이 청군의 포로가 되었다

p297 척화파는 김류와 최명길을 비겁자로 몰아붙였다. 심지어 김류는 군비강화를 방해한 인물이 되었다. 이건 완전한 왜곡이다. 두 사람은 협상도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외교와 전장의 역학관계를 한 번도 무시하지 않았다. 팔도 근왕군의 궤멸에 책임이 큰 사람은 오히려 인조와 척화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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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처음이라 - 가볍게 시작해서 들을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교양 수업
조현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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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은 처음이라

 : 조현영

 : 카시오페아

 : 2022/09/18 - 2022/09/29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교향곡, 협주곡, 독주곡 등 연주방식에 따라 이야기할 수도 있고,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등 사조를 중심으로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접근하는 방법은 작곡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연주자를 중심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런 책은 많지는 않다.

이 책은 작곡가를 중심으로 클래식을 알려준다. 

아무래도 작곡가를 이야기하면 음악사조도 이야기할 수 있고, 작곡가의 선호도에 따라 교향곡, 협주곡, 독주곡 등도 이야기할 수 잇어서 이야기 전개가 쉬운 것 같다.

우리 아이도 피아노 학원에서 준 책을 보면 비발디, 바흐, 헨델은 바로크 작곡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은 고전주의 작곡가 등 작곡가 위주로 스티커가 만들어져 있다. 

최근의 작곡가인 피아졸라를 제외하면 웬만큼은 아는 내용이었다. 나도 아주 초보는 지나간것 같다. 

이 책보다는 조금 더 깊이있는 책을 읽어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좀만 어려운 책을 잡으면 너무 어려워서 읽기가 쉽지 않다는게 함정..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것 같다. 


p8 서양미술사를 쓴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예술가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 말을 제 식으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바꿀 수 있겠습니다. 음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음악가만이 존재할 뿐이다.

p17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곡의 마지막 음까지 귀에 담아내는 경험은 빠르게만 흘러가는 일상에서 새로운 타입의 성취감을 선사합니다

p29 예술가에게는 자기만의 소명의식과 장인정신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바흐를 따라올 자가 없습니다. 그는 매일의 작은 성공들을 그러모아 자기만의 깊고 넓은 음악 세계를 창조했습니다. 바흐의 음악에는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의 음악은 강렬하고 현란하지는 않지만,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진한 감동이 서려 있습니다

p34 바흐가 북스테후데의 영향을 받아 작곡한 곡이 토카타와 푸가 D단조입니다

p37 교회 칸타타가 진중한 데 반해 실내 칸타타는 곡 전체가 한 편의 드라마 같고 기교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p40 이 태평하고 화려했던 시절에 바흐는 세속적인 기악곡을 많이 창작했습니다. 1720년 6곡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6곡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완성되었으며, 6곡의 기악고음곡인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1718년부터 1721년까지 작곡되었습니다

p42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18세기 작품이지만 20세기 음악가들과 재즈 뮤지션들이 아주 사랑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캐나다의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연주가 굉장히 유명한데, 그 때문에 간혹 농담처럼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굴드베르크 변주곡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p42 바흐는 미사곡 B단조를 완성합니다. 이 곡은 1724년에 작곡을 시작해 거의 25년 만에 완성된 바흐 종교음악의 총결산으로, 그가 죽기 직전에 완성되었습니다. 총 24곡으로 구성된 이 곡은 201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 했습니다

p62 모차르트는 이 변주곡 장르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클래식에서 말하는 변주곡이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연주해야 하는 곡을 가리킵니다

p67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데를 한데 묶어 로렌초 3부작이라고도 부릅니다

p69 요즘도 연주회장에서 이 세 곡을 한꺼번에 연달아 연주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세 곡 모두 연주해도 80분 정도의 길이라 브루크너나 말러의 교향곡처럼 긴 곡은 아닙니다. 교향곡 제39번은 경쾌하고, 제40번은 우수에 가득 차 있으며, 제41번은 위풍당당하고 멋지기에 각각의 매력이 있습니다.

p85 감정과 양식은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처럼 낭만적이고 자기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양식으로 질풍노도의 양식이라고도 불립니다. 한마디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것이지요

p90 여러 문헌을 통해 베토벤이 문장력 좋은 달변가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학문에 대한 갈증으로 베토벤은 당대의 훌륭한 저서들을 다독했고, 덕분에 사고의 틀을 확장하고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문장을 쓸 수도 있었습니다

p94 베토벤의 음악적 생애는 흔히 세 구간으로 나눕니다.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쓰기 전까지를 1기, 이후 더 이상 완전히 들을 수 없게된 1817년까지를 2기로 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세상을 떠난 1827년까지를 3기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베토벤은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집필 이후 폭풍과 같은 열정으로 걸작들을 쏟아냅니다

p95 베토벤은 예민하고 솔직하며 거침없는 성격 탓에 인간관계가 좋지 않은 외골수였을 것 같은데, 그의 생애를 쭉 살펴보면 음악적으로 교감을 나누거나 그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었던 소울메이트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습니다

p98 평균 연주 시간이 80분에 달하는 장엄미사는 꼭 실연으로 감상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길고 어렵고 진지한 분위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분명 전곡을 감상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뭉클함과 더불어 곡의 웅장함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p113 음악으로도 애국을 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처럼 쇼팽은 수도 바르샤바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주제로 한 격정적인 에튀드 혁명을 작곡합니다

p114 라틴어로 녹스는 밤의 신을 의미하는데, 이와 같은 어원처럼 녹턴은 조용한 밤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서정적인 피아노곡을 일컫습니다. 우리말로는 야상곡이라고도 합니다

p131 그는 쇼팽처럼 온화하고 따뜻했던 남자도 아니었고, 리스트처럼 현란한 기교와 훌륭한 언변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슈만은 진중하고 엄숙한 사람이었습니다. 저에게 슈만은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p136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를 알파멧 기호로 바구면 CDEFGABC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서 슈만은 음악에 자신이나 그 음악의 주인공만 알아챌 수 있는 단어를 항상 숨겨놓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음악을 들으면 그 곡이 상당히 흥미롭게 들리기 마련입니다.

p143 슈만은 클라라를 사랑하기도 했지만,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클라라의 그늘에 가리워진 자신의 위치에 대한 열등감으로 괴로워하기도 했습니다. 작곡가로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냈지만 내심 무대에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였던 아내 클라라가 부러웠던 것이지요. 아내가 연주 여행으로 혼자 있는 동안 슈만은 점점 더 우울증의 증세가 심해집니다.

p159 베토벤은 리스트가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던 나머지 소년의 이마에 키스를 해줍니다. 베토벤의 키스로 유명한 이 일화는 음악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이야기입니다

p160 낭만주의 음악이란 대체로 베토벤 사후인 1830년부터 1900년 무렵까지 발생한 음악을 일컫습니다. 이 시기에는 형식과 규칙에 얽매인 이전 시대의 음악과는 달리 작품을 창작하는 음악가의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을 노래한 음악들이 다수 만들어집니다. 감정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듣기에 좋은 아름다운 선율을 가진 음악들이 많이 탄생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달콤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를 가진 낭만주의 음악에 열광했습니다

p165 순례의 연보는 전곡을 연주하면 총 2시간이 넘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모두 듣기는 힘듭니다. 전체 26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은 영국 시인 바이런의 작품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의 영향을 받아 창작한 제1권의 여섯 번째 곡 오베르만의 골짜기입니다

p186 차이콥스키의 가정교사이자 유모였던 파니의 말에 따르면 그는 마치 유리로 만든 아이처럼 너무 쉽게 상처받고 자주 화를 냈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예민한 아이였던 것이지요

p190 백조의 호수 뿐만 아니라 그가 만든 또 다른 발레모음곡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은 모두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그의 음악에 맞춰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음악의 완성도가 높았기에 춤이 음악에 압도되었다고나 할까요?

p195 그러한 사건을 주제로 한 음악이기에 1812년 서곡은 러시아인들의 애국심을 한껏 고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1812 서곡은 러시아 역사에서 영광스러운 순간을 기억하게 만드는 곡입니다. 지금도 러시아인들은 1812 서곡을 제2의 국가처럼 감상하고 즐깁니다. 물론 프랑스에서는 연주되지 않는 곡이지요

p207 후세 사람들의 말러에 대한 호불호는 극단적입니다. 아주 좋아하거나, 너무 어려워하거나. 저에게도 말러는 작품들이 너무 진지하고 무거워서 감히 엄두를 못 냈던 작곡가입니다

p209 나는 삼중의 이방인이다. 오스트리아인 사이에서는 보헤미아인이요, 독일인 사이에서는 오스트리아인이며, 세계인 사이에서는 유대인이다라는 고백처럼 말러는 출생부터 경계에 서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지리적으로는 체코에서 태어났지만 유대인이었던 그는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p217 그의 교향곡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60년 이후, 미국의 지휘자 레너도 번스타인에 의해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말로 교향곡 전곡 시리즈가 무대에 올라가면서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p225 베트게의 이 시집이 1907년에 출판됐으니 아마도 말러는 그의 시를 읽고 난 후인 1911년경에 대지의 노래를 완성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말러가 음악에서 동양적 요소를 사용한 것은 이 곡이 유일합니다. 내용은 동양적인데 음악만 들어서는 동양적이라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진짜 동양인이 우리 귀에는 어색한 서양인의 동양음악이지요

p235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드뷔시가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를 읽고 느낀 영감을 음악으로 표현한 곡입니다. 당시 신문에 실렸던 비평처럼 드뷔시의 음악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았던 음악의 모든 전통과 규칙을 파괴해버린 듯이 우리의 귀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p242 달빛은 원래 4곡으로 구성된 모음곡<베스가마스크 조곡>의 세 번째 곡입니다. 제1곡은 전주곡, 제2곡은 미뉴에트, 제3곡은 달빛, 제4곡은 파스피에(프랑스 선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빠른 춤곡)로 구성된 베스가마스크 조곡은 4곡 모두 제각기 다른 느낌으로 작곡되어서 하나의 모음곡 안에서 다양한 색채를 느낄 수 있습니다

p246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플루트 이외에도 클라리넷, 오보에 등 목관악기의 역할이 아주 큰 관현악곡입니다. 목신이 다시 잠드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아름다운 하프의 선율이 흐르는데, 이대 하프가 두 대나 쓰이는 것도 특징이지요

p264 인간인지라 육체의 외로움을 달랠 그 무엇이 더 필요했고, 홍등가를 찾았던 남성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그들끼리 춤을 췄습니다. 이것이 탱고의 시작입니다. 흔히 탱고는 남녀가 가깝게 밀착하여 달짝지근한 느낌을 풍기며 추는 춤이라고 알려졌지만, 탱고는 이방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정신적 치료제였습니다.

p272 아디오스 노니노에서 노니노는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부르던 애칭입니다. 제목 그대로 아버지에게 이별을 고하는 곡이지요. 리듬이 강렬하고 악센트가 있는 탱고를 주로 작곡했던 피아졸라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서정적인 선율의 탱고를 창작합니다. 이 곡은 피켜 여왕 김연아 선수가 2014년 소치 올림픽 마지막 프리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던 음악으로 우리 귀에 익숙합니다

p277 피아졸라가 1982년 발표한 그랑 탱고는 많은 이에게 관심을 받았던 곡입니다. 이 곡은 그가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한 곡으로 첼로 소나타라기보다는 첼로 협주곡에 가까운 큰 곡입니다. 곡이 가진 거친 느낌과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선율로 인해 양극적인 음악의 묘미를 느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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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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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그리스로마신화

 : 김헌

 : 을유문화사

 : 2022/09/18 - 2022/09/28


김헌교수님이 쓴 그리스로마 신화.

신화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화이야기의 의미와 현대세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의미를 함께 이야기한다. 

제우스의 바람기를 협치로 해석해서 독특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여러 책에서 다양한 이야기로 전승되고 있다는 것도 흥미거리다. 

대표적인 예가 오리온에 대한 이야기. 어쩐지 읽다보면 같은 신의 이야기인데 책마다 아른 이야기를 해서 헷갈렸던 적이 많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르고 유럽의 그림이나 조각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읽기는 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많아서 참 난처할 때가 있다. 특히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읽게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 신화는 더더욱 난감하다.

그런 면에서 에피소드와 해석이 같이 있는 이런 그리스로마 신화는 아이에게 읽히기에도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아이는 만화책을 더 좋아하긴 하겠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p22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제가 잡고 있던 것들을 놓고 빈손이 되자, 저는 새로운 일을 향해 떠날 수 있었고, 비워 놓은 그삶의 빈터에 비로소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p34 죽음은 잠과 닮은 점이 참 많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을 영원한 잠이라고 하고, 잠을 죽음의 연습이라고도 합니다.

p35 대부분의 부정적 현상들과 감정, 요소들이 모두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낳은 자식들이라는 상상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아주 흥미롭지 않습니까?

p43 경쟁에서 패하면 실제로 비참한 상태에 몰리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마음이 지옥 같겠지요. 그리스,로마인들은 바로 이런 상황을 타르타로스로 상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졌겠지요. 강한 자가 되라. 승자가 되라. 그렇지 않으면 타르타로스로 떨어지리라

p46 헤시오도스는 신통기에서 에로스를 태초에 생겨난 최초의 신들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습니다. 태초에 공간의 신 카오스가 맨 처음에 생겼고, 그다음에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그러고 나서 지하의 신 타르타로스가, 마지막으로 에로스가 생겼다고 했지요.

p66 진짜 아버지를 죽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성세대 권위와 모순에 겁먹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딛고 일어서서 새로운 시대와 역사를 열어 나가라는 뜻입니다.

p88 꼭 필요한 협력자를 얻기 위한 제우스의 집요한 노력을 보면서 저는 자문해 보았습니다. ‘나는 내게 꼭 필요한 친구나 동료, 협력자를 얻기 위해 제우스처럼 나 자신을 얼마나 변신시켰나?’

p125 니체는 음악이 없다면 인생은 오류다라고 했는데, 무사 여신들과 무시케 덕택에 우리의 삶은 바로 잡히는 셈입니다.

p152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태어나 해와 달의 신이 되면서 섬의 이름이 찬란하다는 뜻의 델로스로 바뀌었고, 비로소 바다 바닥으로 뿌리를 내려 정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p154 남매의 사적 보복이었지만, 동시에 인간의 공격적인 오만함에 대한 신성한 응징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행운 때문에 기고만장해서 다른 이를 질투하고 무시한다면, 그 오만함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메시지가 담긴 신화입니다.

p176 아르테미스 여신의 손에 죽은 건데요, 여신이 화살을 쏴서 직접 죽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오리온에게 전갈을 보내서 독침으로 찔러 죽였다는 이야기가 훨씬 더 유명합니다.

p179 아레스는 전쟁을 일으켜 신들과 사람들에게 죽음과 고통, 슬픔을 안겨줄 뿐, 정작 전쟁에서는 그 어떤 빛나는 활약도 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지도 못합니다.

p180 로마 신화에서 마르스는 단순히 전쟁의 신이 아니라, 한 해가 비로소 시작되는 3월의 신이듯, 겨울을 깨고 피어나는 봄의 신이며,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그렇듯 활력이 넘치는 젊음의 신이었습니다. 봄에 시작되는 힘찬 농업의 신이기도 했죠. 그리스 신화의 아레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로마 신화 고유의 특징입니다.

p186 헤파이스토스는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낙담하고 우울의 수렁에 빠지는 대신, 피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닦은 탁월한 기술은 그가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 나가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데에 큰 기여를 합니다.

p201 신화 속 헤르메스는 한쪽의 뜻을 잘 헤아려서 다른 쪽으로 오해의 여지없이 전달하여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능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p214 디오뉘소스는 자수성가형 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극복했고, 죽은 어머니도 부활시켰기 대문이지요. 옛 그리스 사람들은 디오뉘ㅗ스가 죽음을 이기고 새롭게 태어난 데다가 어머니르 ㄹ하데스에서 데려오고 봄에 세상을 다시 피어오르게 하기 때문에 부활의 신이라 생각했습니다.

p221 봄이 되면 땅에는 부활하듯이 만물이 소생하고, 하늘에는 처녀자리가 환하게 나타나는 겁니다. 하늘에서 반짝이는 처녀자리를 보고 페르세포네가 엄마를 만나려고 지하 세계에서 나온다고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낸 거죠. 반면 가을과 겨울이 되면 하늘에서 처녀자리가 사라지니까 페르세포네가 다시 지하 세계로 내려간다고 생각한 거고요. 이런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은 봄에 나타나는 처녀자리가 손에 곡식을 들고 있다고 상상했지요

p227 신화의 상징을 풀어 보면, 최고 권력인 제우스가 정의인 테미스와 결합하니까 인간 사회는 정의롭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 되는 겁니다.

p232 시칠리아섬의 에트나산이면 지금도 화산이 폭발한다는 그 활화산인데, 사람들은 그 화산이 그때 산 밑에 깔려 바다 아래 지하에 갇힌 튀폰이 불을 뿜기 때문에 용암을 뿜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지어냈습니다. 화산이 폭발하는 건, 튀폰이 발작을 일으키고 다시 지상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치는 거라고 말했던 겁니다. 또 거대한 돌품을 동반한 태풍은 튀폰의 거친 입김이라고 합니다.

p244 1994년에 네메이아 경기를 부활시키는 협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전 세계의 보통 사람들이 4년마다 모여 고대 그리스인들의 복장을 입고 맨발로 경기를 벌이는 축제를 재생시킨 건데요. 현대 올림픽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운동선수들만 참여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멀어졌고, 게다가 너무 상업적이고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 지나치자 이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겁니다.

p254 아마도 아테나 여신은 포세이돈과 충돌하는 것을 피하면서도 권위를 지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약한 메두사에게 해코지를 한 것 같습니다.

p261 그리스,로마 사람들은 여름철 밤하늘에 빛나는 궁수자리를 보면서 훌륭한 품성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케이론을 기억했고, 자식들에게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제시하며 교육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p263 원초적인 신인 에로스는 세상 만물이 탄생하는 창조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남녀가 사랑해야 아이가 생겨나듯, 이 세상 모든 것이 에로스에서 비롯된 겁니다.

p266 우리가 겪는 모든 고난과 시련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이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프쉬케와 에로스의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랑,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며, 우리의 영혼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겁니다.

p269 그 악기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팬파이프이고 그것을 연주하는 것이 판이 쉬링크스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었습니다. 처음에 판은 사랑하던 뉨페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그 악기를 쉬링크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들은 팬파이프를 쉬링크스라고 부릅니다.

p277 물병자리의 주인공인 가뉘메데스는 아무런 고통도 겪지 않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거나 심지어 죽지도 않고 하늘로 올라가, 그대로 별자리가 된 거의 유일한 예인 것 같습니다.

p301 어떻게 남신과 여신 사이에서 인간이 태어날 수 있을까요?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신과 뉨페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 불멸의 신이 아니라 인간인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p309 이오는 세상을 이리저리 떠돌다가 이집트로 갔고, 거기서 텔레고노스와 결혼을 했습니다. 나중에는 이집트 최고의 여신인 이시스가 되었고,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고 합니다.

p318 미노아 문명은 대략 기원전 2,700년에서 1,450년까지 번영을 누리다가, 기원전 1,100년경에 몰락했지요. 몰락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일어난 뮈케네 문명과의 충돌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원인은 천재지변 때문인데요. 크레타섬 북쪽에 있는, 지금은 산토리니라 불린는 섬에서 일어난 거대한 화산 폭발 때문이었습니다.

p348 숱한 역경을 이겨 낸 벨레로콘테스가 이런 말들을 곱씹어 봤다면, 오만한 인간이 아닌, 위대한 영웅으로 남았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대단한 성취를 이룬 사람에게도 뜻하지 않는 허망한 몰락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p362 잔혹한 상상이지만, 테세우스는 그럴 만한 영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에게 아이게우스는 따뜻한 아버지는 아니었으니까요

p364 테세우스는 친구인 페이라이토오스와 함께 하데스로 내려가는 모험을 감행하는데, 천신만고 끝에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지만, 오랫동안 궁궐을 비운 사이 아테네에 반란이 일어나 결국 추방당하고 맙니다. 그는 스퀴로스섬의 뤼코메데스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지만, 뤼코메데스 왕은 테세우스가 권력을 탈취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의심하고 그를 절벽으로 유인하여 바다로 밀어 떨어뜨리지요

p370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작품에 실린 힘폴뤼토스와 파이드라의 이야기는 인간이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노력하고 고결하게 행동해도 뜻하지 않게 비극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생의 얄궃고도 아픈 단면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줍니다.

p390 운명에 짓밟혀 불행한 삶을 산 오이디푸스였지만, 우리가 그를 영웅으로 존중하는 것은 고귀한 도덕적 결단과 스스로를 응징하면서까지 백성들과의 약속을 지켜 낸 행동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운명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운명에 부력하게 순응하는 대신 모든 것을 걸고 그가 결국 도전하며 보여 준 고귀한 도덕적 결단과 용기, 지혜 때문에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p418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참혹한 비극적인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권력과 사랑,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각자의 욕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무엇이, 어디에서 잘못된 것일까요? 그들을 통해 우리를 비춰 봅니다.

p440 소포클레스의 비극 마지막 장면을 보면, 헤라클레스는 그 소녀를 자기 첩으로 데려온 게 아니라, 며느리로 삼으려고 데려온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헤라클레스에게 사랑을 빼앗겼다는 전령의 보고와 데이아네이라의 분노는 모두 오해인 셈이죠. 오해가 오해를 낳고, 모든 것이 엉킨 가운데 헤라클레스가 어이없이 죽은 겁니다.

p444 뒤돌아 보지 말라는 경고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오르페우스를 보면서, 우리가 열망하는 것을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오르페우스가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끝까지 믿었다면 아내를 다시 만날 수 있었을 텐데, 그는 실패하고 말았지요.

p472 사랑하는 아들아, 너에게는 두 가지 운명의 길이 놓여 있단다. 네가 트로이아 전쟁에 참가한다면, 너는 전쟁터에서 일찍 죽을 운명이다 그 대신 너는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될 것이다. 반대로 네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너는 건강하게 오래 편안히 살 것이다. 하지만 너는 불멸의 명성을 얻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질 것이다

p512 전쟁의 신 마르스의 아들 로물루스가 로마를 세웠다는 이 신화는, 로마인들이 전쟁터에 나갈 때마다 힘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전쟁의 신의 자손들이니까, 어던 전쟁에서도 이길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을 신화로부터 얻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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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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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 곰출판

 : 2022/09/13 - 2022/09/18


과학분야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몇주간 하고 있는 책.

책에 대한 평을 보면 스포일러 없이 읽어야 한다는둥 마지막에 짜릿한 반전이 있다는 둥 호기심을 갖게 하는 내용이라 기대감이 생겼다. 

책을 다 읽은 지금 느끼는 생각은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 1위를 이렇게 오랫동안 하고 있는거지?'다. 

반전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암시가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거 아닌가싶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 책의 제목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쭉 나온다. 지루하다.

과학책인줄 알았는데 에세이를 읽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어류분류학자에 대한 탐구가 쭉 나온다. 

나는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 이 사람에게 꽂힌거 보니 과학계에서는 유명한 사람인가보다. 

어류분류를 위해 인내를 가지고 하나하나 수집해나가는 모습을 따라가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의문의 죽음 이야기가 나오고 내용은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은폐의혹과 우생학으로 넘어간다. 

마지막엔 뜬금없이 어류분류란 건 없다는 과학적 사실을 밝히며 우리가 하는 분류라는 건 의미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다양성을 획일적으로 분류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것 같다.

획일적 분류의 위험성으로 우생학을 끌어들여 설명하고, 그 우생학을 집요하게 밀어붙였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우생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이유는 저자가 양성애자로 분류되며 받는 불이익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부터 자기의 주장을 내놓기에는 반발이 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책을 읽는동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좀 답답했다. 

이런 책은 과학책이 아니라 에세이로 분류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책은 별루다. 



p38 마치 이제는 때리거나 구기거나 내다 버려도 자신의 열정을 없앨 수 없다는 듯이. “나는 내가 동정한 다양한 식물의 이름을 그 순서대로 벽에 장식했는데, 마침 벽히 흰색이어서 장식하기에 알맞았다. 이런 행동은 아마 그렇게라도 내 의지를 분명히 밝히려는 노력이었을 것이다라고 그는 썼다

p54 실제로 아가시가 쓴 글을 보면 그 생각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는 모든 종 하나하나가 신의 생각이며, 그 생각들을 올바른 순서로 배열하는 분류학의 작업은 창조주의 생각들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p72 그 안식처에서는 계피 냄새가 났고, 어설픈 언어유희와 서투른 라임으로 만들어진 안식처의 벽은 점점 더 높이 쌓여 올라가 세상의 냉기를 막아주었다

p75 데이비드는 이렇게 썼다. “나는 아이에게 꼬리를 붙들려 카펫 위로 끌려가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게 진화론자들의 진영으로 넘어갔다” 아, 이 문장 때문에 내가 그를 얼마나 흠모하게 되었던가

p87 수전이 데이비드가 출장 다니는 것을 한탄하며 외롭다는 글을 쓰고, 그가 너무 많은 시간을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던 반면, 제시는 그냥 자기도 함께 가도 되냐고 물었다

p141 자연은 인간의 사정을 봐주지 않으니까! 그조차도 절망에 완전히 집어삼켜지지 않으려면 그 거짓말이 진실이기를 믿어야만 했던 것이다

p147 데이비드가 연구실 바닥에서 유리 파편을 쓸어 담고 있을 때, 부서진 자기 인생의 조각들을 다시 이어 붙이려는 노력을 끌어내고 있을 때 그가 자신에게 속삭인 건 거짓말이었다.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p149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은 몇 차례에 걸쳐 수정되었다. 몇 가지는 건강하지 않은 특징들 항목에서 건강한 특징들 항목으로 옮겨졌다. 기만이라는 용어는 긍정적 착각이라는 중립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p153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관한 논문을 쓴 역사가 루서 스피어도 똑같은 현상을 눈여겨보았고, 데이비드가 자신의 이미지를 해칠 수 있는 정보는 교묘하게 편집하거나 삭제하는 재주가 있음을 포착했다

p174 제인의 증상들과 뱃속과 약병에서 발견된 스트리크닌을 볼 때 제인은 독살당한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인의 사망 이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한 행동들을 추적해본 뒤로는, 데이비드가 독살을 은페하려 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p186 그가 책을 하나 쓰기 시작했다. 자선과 호의가 부적합자 생존을 초래하는 일이라 믿고, 그러한 자선의 위험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게 그 책을 쓰는 목적이었다. 전 세계에서 인류의 쇠퇴를 예방할 유일한 방법은 이 백치들을 몰살하는 것이라고 권고하는 책, 겨우 몇십 년 전에 처음 생겨난 한 단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책이었다

p189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신실한 청교도라 법을 어기는 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생학적 불임화의 합법화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p192 다윈은 종의기원의 거의 모든 장에서 변이의 힘을 칭송한다. 그는 다양성이 있는 유전자 풀이 얼마나 건강하고 강력한지, 서로 다른 유형 개체 간의 이종교배가 그 자손에게 얼마나 큰 활력과 번식력을 만들어주는지, 심지어 완벽하게 자기 복제할 수 있는 벌레들과 식물들까지도 새로운 변이형을 만들어낼 수 있게끔 유성생식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사실들은 정말로 이상하고나” 하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

p194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조작하고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끼워 넣는 습관이 있었다. 예를 들어 가난이나 범죄성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은 소용돌이처럼 복잡하고 은밀하게 작용하는 환경요인들 때문이라는 것이 지금은 확고히 규명된 상태다

p198 캐리 벅 소송의 대법원 판결은 이후 한 번도 뒤집히지 않았다. 우리가 도달한 가장 높은 발전 단계에서도, 만약 당신이 부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라면 정부는 당신을 집에서 끌어내 당신의 배를 칼로 긋고 당신의 혈통을 끊어버릴 권리를 지금도 갖고 있는 것이다

p229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개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p238 한 국가가 낳은 최고의 인재들을 파괴하는 일에 내보내면, 차선의 사람들이 그들의 빈자리를 메울 것입니다. 약한 자들, 악한 자들, 낭비하는 자들이 번식하고… 나라를 다 차지해버릴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는 자신의 우생학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평화주의자가 된 것이다

p244 실상 물속 세상을 들여다보면, 비늘로 된 의상 밑에 산꼭대기 산어류들만큼이나 서로 다른 온갖 종류의 생물들이 숨어 있다

p269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과학자의 딸인 나로서는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내가 물고기를 포기할 때 나는 과학 자체에도 오류가 있음을 깨닫는다. 과학은 늘 내가 생각해왔던 것처럼 진실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도중에 파괴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무딘 도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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