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알고 싶다 : 고전의 전당 편 - 고난을 넘어 환희로 클래식이 알고 싶다
안인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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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이 알고싶다- 고전의 전당

 : 안인모

 : 위즈덤하우스

 : 2022/11/06 - 2022/11/14


팟캐스트에서 알게 되서 꾸준히 듣고 있는 안인모님의 두번째 책.

비발디, 모차르트 등 워낙 유명한 작곡가들이라 대부분의 내용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책으로 에피소드를 읽고, 추천하는 음악들을 듣는 맛이 있다.

작곡가들을 알면 알수록 괴짜들도 많고 특이한 성격인것 같기도 하고...

어쨋든 천재들은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클래식 작곡가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어보니 개론서는 대부분 아는 이야기이지만, 조금만 어려운 책을 잡으면 난이도가 쭉 올라간다.

그 중간을 찾기가 어렵다. 어쩌면 그 중간은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젠 음악가가 아니라 음악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추천음악이 맘에 든다. 


p10 천재 모차르트는 취향과 스타일이 분명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신보다 못한 범재들의 연주를 대놓고 비웃었죠. 물론 그는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평도 받았지요

p20 피에타에서 나와 자유인이 된 비발디는 최초의 협주곡집 조화의 영감을 출판하고, 베니스를 방문한 투스카니의 페르디난드 메디치 대공에게 헌정합니다

p36 비발디는 안나와의 관계에 분명한 선을 그었지만,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어요. 분명한 건, 안나가 비발디에게 크나큰 창작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는 점이에요

p41 빈의 성 슈테판 성당에서 열린 비발디의 장례식은 음악마저 연주되지 않는, 가장 저렴한 형식으로 치러집니다. 많게는 한 해 5만 두카트를 벌던 비발디의 장례를 치르는 데 들어간 돈은 종소리 비용을 포함해 12굴데 49크로이처로, 이는 극빈자의 장례식을 치르는 수준이었어요

p51 밖에서는 수모와 멸시를 받던 그도 집에서는 수많은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였어요. 그의 음악에는 신께 드리는 감사와 그가 감내해야 하는 책무가 질서정연하게 흐르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외로움이 함께 들려옵니다.

p54 자기주장이 강한 바흐는 직장에서도 성질을 억누르지 못하고 크고 작은 마찰음을 냈어요. 특히 그가 참지 못했던 건 음악적 완성도였어요

p56 바흐가 휴가를 너무 오래 다녀온 죄를 포함해 예배 때 오르간을 너무 오래 연주한 죄, 장식음을 너무 현란하게 써서 교인들을 혼란스럽게 한 죄 등 정말 말도 안되는 억지 죄목이 즐비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죄목은 젊은 여성을 오르간 연주석에 데리고 있던 죄입니다

p60 바흐는 종교음악보다는 주로 궁정에서 귀족을 즐겁게 하기 위해 연주하는 음악, 즉 협주곡이나 실내악곡, 소나타 등 기악 연주곡을 작곡해요. 최고의 환경에서 탄생한 바흐의 음악은 밝고 가벼우며 찬란하기까지 합니다. 현재 연주 무대에서 단골로 연주되는 바흐의 대표적인 기악곡 중 특히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작품들은 바로 이 시기에 탄생합니다.

p64 안나는 왕성한 대식가였던 바흐를 위해 주방에서도 바빴어요. 바흐는 화초가꾸기를 좋아하는 안나를 위해 꽃이나 새를 선물하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자상한 남편이었지요. 그는 야무지게 자신을 뒷바라지해주는 안나를 위해 사랑을 담은 노래를 작곡하고 작은 악보집을 만들어줍니다.

p72 커피를 너무나 사랑했던 바흐는 라이프치히에서 가장 큰 커피 하우스인 카페 짐머만에서 10여 년간 콜레기움 무지쿰을 이끌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 공연을 합니다. 짐머만은 바흐에게 공연 장소와 여러 악기를 제공했고,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은 바흐의 공연을 볼 수 있었지요

p74 바흐의 오랜 집념과 전략적 노력이 이뤄낸 결과였지요. 비록 명예직이었지만, 바흐는 왕이 고용한 왕의 작곡가로서 라이프치히 윗선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귀한 몸이 됩니다

p79 라이프치히로 돌아온 바흐는 두 달 후, 왕이 준 주제를 기반으로 푸가 형식의 다성음악곡집인 음악의 헌정을 출판해요. 바흐가 왕을 기쁘게 하기 위해 세심하게 넣은 여러 수수께끼와 암호들, 그리고 바흐만의 놀라운 재치와 유머로 가득한 훌륭한 곡이지요

p79 바흐의 손에 들려 있는 악보는 당시 작곡중이던 14개의 카논이에요. 바흐는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었지만, 쾌활하고 호탕했고, 음식을 사랑하는 미식가이자 또 대식가였어요. 애지중지하던 맥주와 담배만큼은 최고급을 지향할 정도로 자신의 기호에 있어서 주관이 확실했지요

p114 그에게 자선의 개념을 심어준 사람은 바로 젊은 시절 할레 대학에서 헨델을 가르쳤던 아우구스트 교수에요. 할레 대학을 세우고 고아원과 빈자 학교를 창설한 사람이지요.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먹이고 입힌 헨델의 메시아는 기독교 신자만을 위한 교회 음악이 아닌 모든 인류를 위한 음악이었어요

p123 일찍이 출세해 화려하게 살던 헨델은 인생 말년에 쓴맛을 본 뒤 종교음악에 집중하며 자선을 실천해요. 바흐는 죽자마자 잊혔다가 훗날 부활했지만, 헨델의 이름과 그의 음악은 운좋게도 늘 기억되었고 언제나 무대 위에 있었어요

p134 메타스타지오는 친구이자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인 포르포라에게 하이든을 소개해줘요. 스타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의 스승인 포르포라는 런던에서 헨델과 라이벌로 경쟁할 정도로, 대단한 음악가였어요

p143 무엇보다도 하이든을 힘들게 한 건 마리아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녀는 하이든의 음악 활동을 지지해주기는커녕, 일부러 하이든의 악보를 머리카락 마는 롤로 쓰거나 빵을 구울 때 사용합니다. 아무리 부인이라 해도 하이든이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p146 귀족이 자신의 사비를 들여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은 당시 사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었어요. 공작의 이러한 자비와 선행은 하이든을 비롯한 궁정 하인들에게 본보기가 되었고, 그들의 소속감과 충성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됩니다

p156 하이든은 음악 비즈니스 외에도 런던에서 만난 다양하고 개성 있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처음 맞닥뜨린 여러 신기한 광경 등에 대해 꼼꼼히 기록해둡니다. 이 기록물은 런던 노트라 불려요

p161 그는 이미 런던에서 큰돈을 벌며 커다란 영예를 누리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섬기는 주인에 대한 충성과 감사의 마음을 잊은 건 아니었어요

p165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하이든은 악보의 시작에는 하나님의 이름으로라고, 끝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이라고 써서 하나님께 감사드렸어요. 그는 힘들때마다 묵주기도를 올렸고, 평생에 걸쳐 많은 미사곡을 작곡합니다.

p179 모차르트는 고향 잘츠부르크를 싫어했고, 결국 잘츠부르크의 품에서 뛰쳐나와요. 한 사람의 음악 천재가 나고 죽기까지, 신의 손길과 인간의 운명이 씨실과 날실처럼 얽히고 설킨 이야기는 오직 음악으로만 풀어낼 수 있습니다

p185 모차르트는 친구와 놀기는 커텽 그저 어른들 사이에서 특히 아버지의 울타리 안에서 음악가로만 존재했어요. 여행지에 여행지로 이동하면서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할 유년 시전의 즐거움이나 친구와의 우정 같은 것은 그냥 지나쳐버렸지요

p200 결혼 후 4년간, 모차르트는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에 집중하면서 피아노 협주곡들을 쏟아내요. 그가 작곡한 총 27곡의 <피아노협주곡> 중 무려 11공이 바로 이 시기에 탄생합니다

p203 잘츠부르크의 생물학적 아버지 레오폴트가 모차르트에게 재능을 주었지만 그를 옭아맨 반면, 빈의 사회적 아버지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재능을 인정하고 지지해준 은인이었지요. 모차르트는 하이든을 파파라고 부르며 함께 연주했던 6곡의 현악4중주를 그에게 헌정해요(’하이든 4중주’)

p210 모차르트의 장기는 단연코 벼락치기입니다. 그것도 마감 10분 전에 곡을 완성하는 특기가 있었죠

p212 모차르트의 음악은 시민 계급을 대변해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빈의 청중은 그저 불편해하며 등을 돌리고 말아요. 빈은 유행이 긍방금방 바뀌는, 아주 센서티브한 도니까요

p218 연속된 실패로 수렁헤 빠져버린 모차르트는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밤의 유혹으로 채웁니다. 도박과 여자, 그리고 술을 즐기는 모차르트의 구멍 난 주머니는 주인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었어요

p238 백작은 다양한 교육을 받지 못한 베토벤에게 본 대학의 문학과 철학 강의를 청강할 것을 권해요. 덕분에 베토벤은 부족했던 인문학적 이념과 철학적 사상을 메꿔갑니다. 그는 칸트의 계몽 사상과 실러의 철학에 깊이 감동받아요

p243 모차르트의 이름을 업은 작품을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쉽게 드러낼 수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모차르트의 선율을 너무나 사랑했어요. 베토벤은 미망인인 콘스탄체가 주최한 모차르트의 서거 4주년 콘서트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D단조를 연주해요

p246 베토벤에게는 누구를 만나든 결국은 사이가 틀어지게 하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어요

p252 그리고 부활한 그의 음악에는 큰 변화가 생깁니다. 곡의 길이가 눈에 띄게 길어지고, 규모가 큰 대작들이 쏟아져요. 전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 걸까요? 베토벤은 한계를 뛰어넘는 실험정신과 파격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선보입니다

p253 프랑스의 소설가 로맹 롤랑은 베토벤이 고난을 딛고 일어나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담아낸 명작들을 탄생시킨 이 시기를 걸작의 숲이라고 칭합니다. 소나타 발트슈타인, 템페스트, 열정, 오페라 피델리오, 크로이처 소나타, 교향곡3,4,5,6,7,8번, 현악 4중주 라주모프스키, 피아노협주곡 4,5번, 바이올린 협주곡, 3중 협주곡 등이 걸작의 숲에 해당돼요

p256 음악가가 누군가의 취향에 맞추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예술성에 기반을 두고 창작 활동을 한 것도 베토벤이 주도한 경향이에요

p263 베토벤에게는 마음까지 통하는 친구 같은 후원자가 있었으니 바로 오스트리아 황제 레오폴트 2세의 막내인 루돌프 대공이에요. 베토벤보다 열여덟 살 어린 대공은 열다섯 살 때부터 베토벤에게 피아노와 작곡을 배우며 베토벤을 따르고 후원을 자처합니다

p269 클래식 역사에서 흔한 음악가와 귀족 딸의 사랑은 이루어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신분을 넘어선 사랑은 집안의 반대로, 또는 베토벤의 귓병 때문에, 그리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의 괴팍한 성격 때문에 잘될 수 없었어요. 게다가 여인의 수가 많다는 것은 베토벤의 평균 연애 기간이 짧다는 방증이죠. 놀라운 건 슬픈 이별의 순간에도 이미 또 다른 존재가 곧장 나타났다는 거예요

p271 피아노와 함께 진화한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는 피아노의 구약성서인 평균율 클라이버 곡집에 이어 피아노의 신약성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p284 베토벤은 성격도 급하고, 자신이 지정한 연주템포도 굉장히 빨랐지만, 작곡하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느렸거든요. 심지어 미처 완성하지 못한 부분은 무대 위에서 즉흥 연주로 채워 넣을 정도였어요

p288 베토벤의 유명한 초상화 속,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악보는 무려 4년 만에 완성한 심오한 걸작 장엄미사입니다. 놀랍게도 프랑스의 루이 16세가 이 곡을 구입해요. 또 2개의 큰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와요. 바로 런던 필하모닉협회가 베토벤이 4년 전 작곡하다가 중단한 교향곡 9번 합창에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니다. 베토벤은 이제 교향곡을 작곡하는 데 전력을 다합니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갈리친 왕자가 베토벤의 3개 현악 4중주를 사들여요. 물론 작품 가격은 베토벤이 직정 정했지요

p291 이즈음 베토벤은 현악 4중주를 자기 내면의 거울로 삼고 계속해서 작곡해 나갑니다. 베토벤의 깊은 성찰을 담은 마지막 현악 4중주곡들은 오래도록 두고 들어야 그가 하고자 했던 내면의 말들을 들을 수 있어요

p294 베토벤의 여러 모순된 행보들은 양날의 칼이 되어 그를 고통스럽게 해요. 베토벤은 자신이 원하던 여성과의 사랑이나 연금을 받는 안정된 직장 등을 죽을 때까지 갖지 못합니다.

p308 파가니니는 보케리니의 기타 5중주에서 영감을 받은 기타 4중주곡을 포함해 기타 독주곡과 36개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등 수많은 기타곡을 작곡합니다

p311 그는 기술적으로도 상상력이 풍부해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화려하지만 난해해서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을 것 같은 연주 기법을 고안하거나 발전시켰어요

p318 지금까지도 악마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그를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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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걷는 법 - 왕궁을 내 집 뜰처럼 누리게 하는 산책자의 가이드 땅콩문고
이시우 지음 / 유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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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궐걷는 법

 : 이시우

 : 유유

 : 2022/11/04 - 2022/11/07


얇은 책이지만 아주 유익했다.

내용이 참신하거나 몰랐던 걸 깨닫게 해주는 그런 책은 아니다.

그러나 궁궐을 이렇게 걸어도 좋다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그중 상당부분은 사실 걸어본 내용이다. 창덕궁만 아직 가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궁궐이 어떻게 훼손되었는지를 다시 읽게 되었는데 읽을때마다 서글프다. 

예전의 경복궁 그림을 보면 사실 훨씬 크고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우리 궁궐들인데 그 모습을 내 살아생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날씨가 추워지긴 하지만 궁궐을 걸어보고 싶게 만든다.

재미있었다. 


p31 건청궁 앞 연못 위에 뜬 정자의 이름은 향원정입니다.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라는 뜻을 담았네요

p35 왕비의 정원 가운데 으뜸은 역시 경복궁의 아미산 화계입니다. 아미산은 교태전 뒤에 있는 동산 이름입니다.

p53 그에 비해 창덕궁은 턴과 턴을 반복해야 핵심에 닿죠. 창덕궁의 법전인 인정전을 지나서도 턴은 계속됩니다.

p58 창덕궁과 청경궁을 산책하면서 동궐도에 나오는 건물과 나무, 연못, 괴석, 담장, 우물 등이 지금도 남아 있느지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p64 궐내각사 깊숙이 자리한 곳이라 여기까지 드러오기는 사실 수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널찍한 마당과 가장자리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 덕분에 영의사 앞까지 오길 잘했다 싶어요.

p74 후원은 부용지를 비롯해 애련지, 관람지, 옥류천, 연경당까지 다섯 구역으로 나뉩니다.

p93 봄비가 촉촉이 내린 직후, 금천에 물이 적당히 찰랑이고 벚꽃이 함박웃음 짓는 바로 그때가 옥천교의 화양연화 같은 날이 아닐까요

p99 사도만큼 또는 그 이상 슬프게 세상을 떠난 세자가 또 한 명 있는데, 바로 소현세자입니다. 그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던 장소인 환경전으로 가겠습니다. 함인정 바로 뒤에 있습니다.

p129 이때 양위식이 열렸던 장소가 중화전 앞마당입니다. 그런데 이 양위식이 참 이상한 모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황제에서 물러나는 고종이나, 새로 황제가 되는 순종 모두 중화전 앞마당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p135 문은 풍경을 가두는 그물이 되기도 합니다. 주변 풍경에서 딱 문만큼의 장면을 잘라서 붙잡아두죠

p142 궁이 불타 버려 당장 왕이 머물 곳이 없었어요. 이때 임시 거처로 삼은 곳이 덕수궁입니다. 당시 불리던 이름은 정릉동행궁이었고요

p147 세월을 견디고 견뎌 오늘의 우리에게 오기까지 경희궁에게는 버거운 상황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지금 경희궁에 남은 건물은 몇 채뿐이고요. 그러니 얼마 남지 않은 경희국 건물 앞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는 것입니다.

p150 해방 후에도 흥화문은 경희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박문사 입구에 그대로 있다가 그 자리에 들어선 신라호텔 입구로 사용되었어요. 1988년이 되어서야 경희궁으로 옮기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궁궐 정물 자리에 구세군회관 건물이 들어서 있었어요

p154 지금 우리가 보는 승정전은 이때 복원한 건물입니다. 원래 경희국에 있던 승정전을 만나려면 동국대학교에 가야 한다는 얘기죠

p163 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몰아내고 새로 왕이 된 인조가 바로 정원군의 아들 능양군이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풍수가 김일룡의 예언이 딱 맞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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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과 순간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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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과 순간

 : 박웅현

 : 인티N

 : 2022/11/02 - 2022/11/03


자기가 좋아하는 문장들을 모아서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을 쓴 글...

내용이 많지 않아 마음잡고 읽으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도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면서 읽다보니 이틀만에 다 읽었다.

보통 이런 책은 이렇게 읽는게 아니다. 

숲이 보이는 커피숖에서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한장씩 천천히 읽어야 한다. 

요즘 바쁘다보니 그런 여유를 누릴 시간이 없다.

아쉽다.

다음에 읽게될 때는 여유있는 곳에서 천천히 한장한장 넘기며 읽어야겠다. 



p18 실체적인 감각과 진실을 말로 과장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세계에서 뫼르소는 이방인일 수밖에.

p22 미래와 여행, 토론을 금지하는 페스트를 그들이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유롭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p31 위대한 풍경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만한 규모가 아니다

p36 꽃은 백 퍼센트 만개하는 순간, 쇠락의 길로 들어선다. 반칠환 시인은 꽃에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절벽이라고 했다

p50 박목월 시인은 같은 이야기를 시 내년의 뿌리에 이렇게 썼다. 왜 사느냐 그것은 따질 문제가 아니다. 사는 것에 열중하여 오늘을 성의껏 사는 그 황홀한 맹목성

p67 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아이들은 다 안다. 살아라, 자라라, 꽃 피어라, 꿈꾸어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로운 충동을 느껴라. 몸을 내맡겨라.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p73 알베르 카뮈는 알제리 연안의 티파사라는 도시에 신들이 내려와 산다고 했다. 해변에서 봄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보며 한 말이다

p87 인생은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훌륭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한 방향에만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답은 모든 방향에 있다. 순간순간에 집중할 일이다

p91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 사이를 선으로 그은 다음 그 위에 관측소를 세운다면 각각의 관축소에서 보는 세상은 다를 것이라고.

p96 보고 싶은 부분을 크게 보고 보기 싫은 부분은 보지 않는 힘. 이 현실 편집력이 로맨스의 특성이다

p98 드라마와 영화에 사랑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것처럼. 대체 왜? 무엇때문에? 답은 단순하다. 사랑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p107 대인공포증이 있었던 마르셀 프루스트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대화의 소재를 다른 사람의 생각 속에서 찾았다고 한다

p127 부자도 빈자도 권력자도 노숙인도 남성도 여성도 동성애자도 이성애자도 차별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미세먼지가 대한민국 판사보다 훨씬 더 공평해 보인다. 각성하고 경계해야 한다

p138 주인공은 불변하는, 불멸의 롤리타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소설을 쓴다

p167 산책가 업계 더 먼 선배로 베토벤이라는 사람도 있어요 ‘신이시여, 숲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기서 나무들은 모두 당신의 말을 합니다.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합창을 들을 때마다 자연의 장엄함을 느낀게 우연이 아니었어요

p180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홍기빈 교수는 인간 역사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무한이 긍정한 문명은 현대문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p186 인간. 최상위 포식자. 독재자. 이기주의자. 자기 중심으로 세상을 대하는 존재. 인간은 언제나 자연의 질서보다 스스로의 질서를 앞세우고 그것을 문명이라고 부른다.

p194 너무 당연해서 의식조차 하지 않았던 공기를 명확히 인식했던 순간. 그대 휴대폰에 내 목표를 이렇게 남겨두었다. “산소를 제일 맛있게 마신 사람. 나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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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가보겠습니다 - 내부 고발 검사, 10년의 기록과 다짐
임은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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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 가보겠습니다. 

 : 임은정

 : 메디치미디어

 : 2022/10/29 - 2022/11/01


제목에서 사실 목이 메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집단중의 하나가 검찰인데 어쩌다 나라의 걱정거리이자 개혁의 대상이 되었을까?

너무나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고,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조작과 은폐를 했다는 내용이 이 책에 구석구석 적혀있다.

기사로 나온것만 해도 수도 없이 많은 성추행, 접대, 뇌물 등 수많은 범죄행위가 단지 검사라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그 부분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매도당하고,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해서 걷는 사람들을 핍박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 검찰 조직에서 계속 소리를 내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용기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보겠다는 저자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한다.

그리고 기도한다. 


p15 실체적 진실이자 사법 정의인 정답과 채점자가 정답으로 처리하는 답이 달라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 비로소 진짜 검사인지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p23 일취월장은 못 해도 한결같을 자신은 있노라고 자부하긴 하는데, 생각이 성글고 방식이 서툴렀던 에전 글들을 다시 꺼내 읽어보니 민망합니다.

p38 내게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내 눈 속에서 그 말을 보지 못한다면 혹은 내 손길에서 그 말을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은 내 입술에서 그 말을 듣게 될 리는 결코 없을 테니까요

p50 하나님이 박형규 목사에게 보내는 위로와 칭찬이라는 걸 논고문을 낭독하며 깨달았으니까요. 떠오른 말들을 받아쓴 것일 뿐, 사실은 제가 쓴 게 아닙니다.

p97 검사로서 당연히 해아 할 일을 할 때, 검사의 직을 거는 용기와 희생이 요구되는 불행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p146 안태근 정책기획단장의 추행 감찰이 검찰국장의 관여로 중단되고, 권력자의 생각에 따라 검사들이 법률 해석을 손바닥 뒤집는 것을 수시로 지켜보며, 이쯤이면 조직적 일탈이구나 싶었습니다.

p150 검찰 간부들이 업무적, 업무 외적 일탈에 왜 거침이 없었는지, 감찰 등 브레이크 장치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검사들은 왜 침묵하고 방관했는지 등을 전체적인 틀에서 진단하여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p174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p181 그간 도가니 사건 등 이런저런 참혹한 사건들을 담당하며, 세상은 물시계와 같구나, 사람들의 눈물이 차올라 넘쳐야 초침 하나가 겨우 움직이는구나, 사회가 함께 울어줄 때 비로소 역사가 한 발을 떼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p192 법무부 장관에게 지휘권 발동을 건의하는 메일을 보내는 등 분투하던 저로서는 검찰개혁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왜 검찰의 폭주를 방관하고 내버려 두는지, 그런 간부들을 왜 승진시키는지 참으로 야속하더군요

p200 그런 검찰이 위법한 검찰권 행사로 책임을 져야 할 때는 홀연 조직 방침과 지시에 따랐을 뿐인 검사들에게 책임을 묻는 건 곤란하다는 주장이니까요

p204 놀랍기도 씁쓸하기도 합니다만, 더 늦지 않았음에 감사하고 불의했던 시절 제가 불의에 가담하지 않았음에 안도합니다.

p206 사과는 가해자의 의무이고, 용서는 피해자의 권리입니다.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 앞에 검찰을 포함한 가해자들과 악의 승리를 방관한 우리 사회의 진심 어린 반성문을 백비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p230 비장하고 결연한 단어들이 칼날인 양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하다가, 그분들의 행적을 떠올리면 장식용 칼인가 싶어 검찰 구성원으로서 마음이 무참해집니다. 검찰로서는 비극이지만, 국민과 국가에는 더할 나위 없는 참사입니다.

p235 검사를 상대로 하지 않는 수사는 불공정 우려가 없어 해도 되지만, 검사를 상대로 하는 수사는 불공정 우려가 있어 하면 안 된다? 국민과 검사에 대한 잣대를 달리 취급하는 발언이 아닌가요? 잣대가 달라도 됩니까?

p243 검사들은 증거 인멸, 공범 간의 맞 맞추기 같은 수사 방해를 결코 용서하지 않습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란에 이를 상세히 적어 법원으로부터 기어이 구속영장을 받아내고 맙니다. 그래왔던 검사들이 감사를 피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말을 맞췄습니다.

p244 어떤 일이든 주어진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유능한 검사들과 침묵의 카르텔, 그 카르텔에서 빠져나오고 보니 저는 이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되었습니다 .

p251 별장 성 접대 등을 받고 다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넥슨 공짜 주식 사건의 진경준 검사장, 고 김홍영 검사를 자살로 몰고 간 갑질 김대현 부장 등이 집중 관리되지 ㅇ낳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쓰던 제가 집중 관리 대상이 된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검찰의 비극입니다.

p276 검찰의 저울이 고장나 손가락질 대상이 된지 오래지요. 눈금을 속여 온 검찰 등 권력자들이 수리공이 되어서야 고쳐질 리 있겠습니까. 검찰개혁의 동력은 오로지 주권자의 관심과 비판뿐입니다.

p280 검찰이 반대하는 부분이 검찰의 급소입니다. 검찰이 찬성하는 것만 바구고서야 개혁이라 하겠습니까? 검찰의 저울이 고장 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p303 서울남부지검 김형렬 부장과 진동균 검사의 성폭력이나, 부산지검 윤 모 검사의 고소장 등 사건 기록 위조 정도는 별 게 아니라서 징계와 형사처벌을 하지 않았던 장영수, 조기룡 검사 등이 맡았던 감찰 업무를 제가 담당하게 되니 불안하고 불편했겠지요. 검찰 수뇌부가 말하는 공정과 공평의 진짜 의미는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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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의 힘 - 시파워와 랜드파워의 세계사
김동기 지음 / 아카넷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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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정학의 힘

 : 김동기

 : 아카넷

 : 2022/10/20 - 2022/10/27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해서 읽은 책..

독서를 많이 하신 분이라 그런지 추천하는 책마다 생각할 거리가 많다.

어려서부터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위치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지정학이 이렇게 정치적인 의미였는지 몰랐다.

시파워와 랜드파워라는 개념도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미국, 러시아, 중국등 여러 나라를 지정학적 관계로 해석하는 게 흥미로웠고, 그 가운데 끼여있는 우리나라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입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 입지에 맞게 잘 적응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무능한 지도자가 들어섰으니 지정학적 입지는 장점이 아니라 취약점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불안해졌다. 


p21 해상에서 이루어지는 국내외 교역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항만 같은 시설뿐 아니라 평화로운 항해를 보장할 수 있는 해군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후 해외 식민지 및 기지를 확보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해 국부를 늘리는 기초가 되는 것이 시파워이다.

p21 마한은 자신의 책에서 시파워를 결정짓는 여섯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지리적 위치, 천연자원 및 기후 등 물리적 환경, 영토의 크기, 인구, 국민성, 정부의 성격 등이 그것이다.

p46 매킨더는 유럽의 역사는 실은 유라시아 대륙으로부터 온 자극 및 압력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p57 영국의 시파워가 거둔 성취가 워낙 뛰어났기에 영국인들은 역사의 경고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시파워가 랜드파워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p58 평탄하지만 얼어 있는 시베리아에서부터 무덥고 가파른 발루치스탄과 페르시아 해안까지 이르는 전 지역은 선박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이전에는 사실상 길이 없었던 그 지역을 철도로 연결하여 통행이 가능하게 되면 세계 지리와 인간의 관계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p69 하우스호퍼는 하트랜드 이론을 독일의 공격적인 팽창주의를 뒷받침하는 데 이용했다. 독일, 일본, 소련 사이에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 블록을 결성하여 서방측 시파워 제국주의에 대항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킨더의 원래 이론을 180도 뒤집은 것이었다.

p86 그는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치른 일본처럼 독일도 팽창해야 한다고 믿었다. 군국주의자인 그는 군대를 민족의 학교라고 하면서 관료, 자본가, 언론인들을 비하했다. 또한 전쟁이 인류의 교육자라고 확신했으며 의회를 멸시했다. 오래된 군주제와 무사계급을 가진 일본제국이 그의 모델이었다.

p99 독일지정학자들이 구상한 레벤스라움은 인구가 많은 중부 및 동유럽을 넘어 우크라이나의 빈 공간과 러시아의 스텝이었다. 거기에는 식량과 에너지 자원이 풍부했다. 독일인의 이주도 가능했다. 그들은 엘베강에서 아무르강까지 이르는 큰 대륙의 국가연합을 구성해야 독일이 대영제국에 대항할 힘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p104 하우스호퍼에게 지정학은 예술이고 정교하게 운용되어야 했다. 자동차 경주가 아니었다. 하후스호퍼는 지리를 친구로 삼아야지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p109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나는 잊히고, 잊히고 싶다”였다. 하우스호퍼와 함께 지정학도 지하에 매장됐다. 지정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치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p116 스파이크먼은 세계사를 돌아보면 강대국은 대부분 국토 크기가 큰 대국이었다고 지적한다. 국토 크기와 자원이 기술력과 결합했을 때 국가의 위상이 결정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네델란드, 영국 등 면적이 작은 소국들이 바다를 지배해 제국을 세운 적도 있다. 국토 크기는 절대적 강점은 아니지만 잠재적 강점인 것이다.

p127 당시 나치 독일이 적국이고 소련은 동맹국이었지만 지리적 현실은 종전 후 소련이 잠재적 적국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이 패전해도 그 군사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말고 유지해 장차 소련과 대항할 경우 독일의 군사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p129 이 글을 쓸 당시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에서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1942년의 시점에서 스파이크먼은 일본이 전쟁에서 지는 것뿐 아니라 미래에 경제 대국이 된 중국이 군사대국화되고 미국에 위협이 되리라는 사실을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히 예견했던 것이다.

p154 캐넌의 봉쇄정책은 소련의 위협에 대응해 다면적인 외교정책을 전개하라는 주장이지만 NSC-68은 외교보다 군사행동을 강조하는 정책을 권고했다.

p173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더 민족주의적이고 더 이슬람화되어 러시아로부터 독립할 것이다. 대신 터키,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력이 증가할 것이다.

p178 중국은 미국이 자신의 민족적, 지역적 야망을 방해한다고 느끼면 결국 반미 진영에 가담할 것이다.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중국, 러시아, 이란의 동맹이다. 이는 공산주의 시절 소련-중국 블록을 연상시키는데 이번에는 중국이 리더가 되고 러시아가 주니어 파트너가 될 것이다.

p201 승리한 대서양주의는 소련 붕괴 후에도 문명의 충돌로서 대립이 지속된다는 새뮤얼 헌팅턴의 비관론과 서양 문명의 승리로 세계가 일체화해 역사가 끝났다고 선언안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낙관론으로 나뉜다

p202 시파워 미국은 러시아가 위치하는 하트랜드를 제압하기 위해 림랜드를 확보하려고 한다. 러시아는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되며 림랜드에 해당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연해지대에 위치하는 국가들과 연대해야 한다. 미국에 대항하는 유라시아 제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p205 두긴의 목적은 단순하다. 먼저 러시아를 부활시키고 치밀한 외교를 통해 독일, 일본, 이란과 파트너쉽을 구축해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봉쇄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두긴은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를 구축하기 위해 러시아가 민족주의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p224 코마키에게는 천황 등 신에 대한 신앙으로 얻어지는 직관이 일본지정학의 기초가 된다. 일본지정학은 신이나 황도 같은 종교적,추상적 개념에 의존하고 이 때문에 과학이 아니라 접신의 영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p225 그의 일본지정학은 민속학의 영향도 받아서 당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도쿄학파 지정학과는 달리 인간의 의지나 정신과 감정에 의지한다. 그의 지정학은 신의라든지 황도 같은 종교적이 요소가 중심이다

p243 나폴레옹이 말했듯이 한 국가의 전략은 그 국가의 지리에 내재해 있다. 중국의 지리는 위험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은 유라시아에서 러시아를 압도할 랜드파워와 시파워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p252 일대일로 구상은 정책소통 인프라연결 무역 원활 자금융통 민심 상통이라는 5대 중점 사업을 육해상 루트 연선 국가들과 함께 추진한다는 것이다.

p280 시파워 미국이 충돌하고 갈등하는 사이 림랜드의 최강자 중국과 하트랜드의 점유자 러시아는 400년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굳건한 관계를 맺고 있다.

p294 러시아가 동아시아로 진출하기 위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건설한 사건이야말로 한반도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건설로 구체화된 러시아의 동방 팽창은 마찬가지로 대륙으로 팽창하려던 일본에게 중대한 위협으로 다가왔다.

p299 남북한의 군사적 대립은 한국에 주한미군을 유지할 확실한 근거를 제공한다.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동아시아에서 강력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지 한반도의 평화가 아니다.

p316 결국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과 전략적 행보를 같이하겠다는 북한의 확고한 의지가 확인되어야 하고, 북미 관계 개선으로 얻게될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이 있어야 하며, 북미 간 관계 개선 후에도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계속 필요로 하여 미국이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p337 지정학은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현실적 국익이었다. 우리가 지정학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정작 강대국들은 현실적 이익을 위해 전략을 구사하는데 왜 한반도는 현실적 이익이 아닌 이념적 반복과 역사적 질곡에 갇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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