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2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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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화로 읽는 부르봉 역사

 : 나카노 교쿄

 : 한경arte

읽은기간 : 2023/10/29 -2023/10/30


재미있게 읽고 있는 역사책이자 미술책.

명화를 통화 한 나라의 왕조를 설명하는 독특한 방식의 책이다.

각 나라의 왕조를 이렇게 설명하니 이해가 훨씬 잘 된다.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가 생각보다 오래된 것은 아니구나..

태양왕이라고 불리면서 강력한 절대군주의 힘을 과시했던 부르봉 왕조도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던 것을 보면 누구나 처음엔 다 약하다는 걸 배운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p24 앙리는 카드린 드 메데시스의 딸 마라그리트와 결혼하고,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 사건 후에는 카톨릭 개종을 강요당하며 궁정에 4년 정도 연금당한다. 그 후 탈출하여 다시 프로테스탄트로 돌아가 세 앙리의 전쟁에서 있는 힘을 다해 싸웠지만, 왕좌에 앉고 나서는 다시 카톨릭으로 개종했다. 덕분에 줄타기하는 앙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뭐 어쩔 수 없다

p34 왕이 마리를 이토록 숭배하고, 이 나라에 없으면 안 될 성스러운 존재, 지고의 왕비라 믿어 의심치 않은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마리 본인이다. 본인이 거금을 들여 루벤스에게 의뢰했다.

p78 뒤마의 소설에서는 음험한 악역으로 묘사된 리슐리외지만, 루이13세에게 있어서, 또 프랑스에 있어서 그의 존재는 믿을 수 없는 행운 그 자체였다. 추기경이자 재상, 사실상 독재자였던 리슐리외는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고 프랑스의 국위 선양에 앞장섰다. 리슐리외가 없었다면 부르봉 왕조 절대 왕정의 안녕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p84 안 도트리슈의 인기가 높은 까닭은 여성으로서의 매력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이 모성에서 비롯한 것이 틀림없다. 그저 맹목적이기만 한 사랑이 아니라, 더없이 현명한 방식으로 아들을 사랑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위대한 국왕으로 만든 데다, 아들로부터도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받았기 대문이다.

p87 안 도트리슈는 자리에서 물러나느 순간까지도 훌륭했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현명하게 뒷받침해 주었으며, 성인이 되어 친정을 시작하자 일절 참견하지 않고 자선 사업과 기도를 하며 조용한 나날을 보낸다. 이러한 태도는 안의 증조부 카를 5세가 아들 펠리페 2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은퇴한 뒤, 수도원에 들어가 청렴한 생활을 했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p95 젊고 의욕이 넘쳤던 왕에게 마자랭이 남긴 것은 베스트팔렌 조약과 피레네 조약 체결을 통한 유럽의 평화와 프롱드의 난 진압으로 인해 강화된 왕권이었다.

p101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야말로 문화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반세기도 더 지난 어느날,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을 방문한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가 프리드리히를 비롯한 모든 궁정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프랑스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여기는 완전히 프랑스입니다. 독일어로 말하는 건 병사들과 말밖에 없습니다’하고 놀랐다는 일화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p117 심보 고약한 궁정 사람들에게 마리아 테레사는 가지고 놀기 딱 좋은 상대였을 것이다. 내리막길에 접어든 나라에서 온 아름답지 않은 왕녀, 촌티를 못 벗은 패션 감각의 소유자. 화려한 자리가 있으면 주눅이 들어 자신의 거실에 틀어박히기 일쑤인 내향형 인간. 서투르기 짝이 없고 프랑스어로 에스프리(정신, 마음, 기지, 재치등)도 통하지 않는다.

p120 왕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앙갚음을 하듯이 하고 싶은 대로 했다. 그러나 사실 상대가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태양이 보석이며 성이며 작위를 아낌없이 내려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성들은 남편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조금이라도 그 온기를 얻고 싶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p139 프로테스탄트 목사들만 국외로 추방할 생각이었는데 신도들까지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망명한 신교도의 수가 약 20만 명에 이른 것이다. 그 중에는 우수한 기술자나 부유한 상공업자가 많아, 그들이 도망친 나라들만 부강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p146 역대 쟁쟁한 공식 총희들(디안 드 푸아티에, 가브리엘 데스트레) 중에서 미모로 보나 정치적 영향력으로 보나 가장 압도적으로 뛰어났던 마담 드 퐁파두르는 루이 15세 시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문이다. 프랑스 왕조를 다룬 역사서에 루이 15세의 왕비 마리 레슈친스카의 이름은 없더라도, 퐁파두르의 이름이 실려있지 않은 경우는 없다.

p153 원래 공식 총희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 책임을 뒤집어쓰고 왕이나 신하에게서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해 존재하는 안전장치였으니까. 권리 없이 영화를 자랑한 자는 죄가 없어도 팩임을 떠맡을 각오도 필요한 법이다.

p189 이렇든 귀족의 반항에서 출발한 작은 눈덩이가 비탈을 굴러가다가 대부르주아지에게 삼켜지고, 여기에 법률가와 상인, 자유업자 등 소부르주아지가 가세했다. 그러다 마침내 흉작에 굶주린 서민과 농민들까지도 뒤범벅이 되어 점점 늘어났고, 눈사태가 되어 왕정을 덮친 것이다.

p226 자신의 혈연들을 대대손손 왕좌에 앉히고자 했으므로, 그저 새로운 왕조의 개막 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인권 선언에서 이야기했던 평등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 시대의 사람들도 그런 나폴레옹에게 환멸을 느꼈다. 우선 나폴레옹의 친어머니부터 결사반대하여 아들의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p235 이 당시 신문 기사의 변천사가 참으로 한심하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괴물, 유배지를 탈출하다’로 시작해서 ‘코르시카의 늑대, 칸에 상륙하다’, ‘왕위 찬탈자, 그로노블에 들어오다’, ‘전체 황제 보나파르트, 리옹을 점거하다’, ‘나폴레옹, 퐁켄블로에 접근하다’, 마지막에는 ‘황제폐하, 내일 파리로 귀환예정’인 것이다.

p245 추측이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들라크루아는 부유한 외교관의 집에서 태어났지만, 진짜 아버지는 나폴레옹을 버린 그 탈레랑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부르봉을 부활시키고 아들은 부르봉에게 반기를 든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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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영화처럼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썬킴의 거침없는 역사
썬킴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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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침없는 중국사

 : 썸킴

 : 지식의늪

읽은기간 : 2023/10/25 -2023/10/26


난 저자를 영어강사로 알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역사작가로 알려지고 있다.

영어강사때도 꽤 범상치 않았는데 역사작가로도 나름 나쁘지 않은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컨셉을 잘 잡아야 한다. 

지방출장을 가면서 읽었는데 기차시간이 길어서인지 이틀만에 다 읽었다.

기나긴 중국 역사를 시험공부할 때 다이제스트하듯이 정리해놓아서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중국사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헷갈리는 부분도 많은데 한번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벼운 개론서와 약간 어려운 각론서 정도가 나에게 잘 맞는것 같다. 

인물, 지명이 많아지고 현학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아마추어는 수박겉핥기라도 잘해야 한다. 

재미있었다. 


p33 약 550년간 황하 유역을 통치했던 상나라는 망하고 맙니다. 기원전 1046년의 일입니다. 망한 상나라의 유민들은 후에 이곳저곳 떠돌면서 장사로 연명했는데 그 이후 장사하는 사람을 상나라 사람 즉, 상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p54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된다면 중국 항주, 소주, 소흥에 한번 여행 가보세요. 모두 상해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내의 거리랍니다. 이곳들이 바로 오나라와 월나라가 있던 지역이거든요.

p69 진시황은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합니다. 바로 군현제를요. 당황하지 마세요.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단 통일 진나라의 행정구역을 36개의 군으로 나눕빈다. 그리고 그 군 안에 작은 행정단위인 현을 둬요. 그리고 그 모든 담당 관리들을 사그리 다 수도의 진시황이 일일이 임명해서 내려보내요

p94 유방은 지금 중국 산시성 대동 부근의 백등산이란 곳에서 포위를 당하고 맙니다. 식량은 점점 떨어져가고 빠져나갈 구멍은 없고 결국 유방은 흉노족 족장의 부인에게 뇌물을 써서 개구멍으로 겨우 탈출을 해 목숨을 부지합니다. 그 이후 한나라는 몇 대에 걸쳐 흉노에게 조공(뇌물) 그리고 여인들을 바치며 흉노를 형님 국가로 모시며 살았어요

p118 내가 그냥 당할 줄 알아? 하면서 뭘 했냐면 수도를 이전해버려요. 원래 후한의 수도는 낙양이란 도시였거든요. 지금도 중국에 있는 그 낙양 맞습니다. 그곳을 싹 다 불태워버리고 서쪽으로 이사를 가요. 그리고 서쪽에 있는 장안(지금 중국 서안)에 새로 수도를 열어버립니다.

p153 수양제는 자기 아빠 수문제가 쌓아놓은 국고를 다 탕진해버리고 수나라를 10여 년 만에 멸망시킨 중국 역사상 최악의 황제 중 한 놈이랍니다.

p191 5대 10국의 나라들이 서로 치고받고 싸울 때 중원의 나라들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나 했어요. 바로 라이벌 국가와 싸울 때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만리장성 너머의 북방 유목민족이었던 거란족에게 만리장성 남쪽의 땅을 뚝 떼어준 겁니다.

p205 독아가며 “내가 송나라 부활을 위해 피 흘린 세월이 다 물거품이 됐구나!”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진회와 남송 황제는 악비를 그냥 놔두면 금나라와의 평화 협상이 물거품이 된다는 생각에 악비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있지도 않은 반역죄를 뒤집어씌워 결국 악비를 죽여버립니다.

p220 청나라 3대 황제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중 제일 처음 황제인 강희제입니다. 청나라를 무려 61년 동안 통치합니다. 청나라 전체 역사의 무려 4분의 1을 차지한 황제였어요. 약간 과장해서 강희제=청나라 역사일 정도였답니다.

p254 강희제는 정말 겸손한 자세로 공부하는 황제였습니다. 스스로 한자와 중국어를 공부해 한족 관리들과 소통했고 하루 4시간만 자고 항상 책을 손에 들고 다녔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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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전쟁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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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수전쟁

 : 김진명

 : 이타북스

읽은기간 : 2023/10/18 -2023/10/24


김진명 작가의 책은 국뽕이 충만하지만 몰입도 잘되고 흥미진진했었다.

이번 책은 아주 별루다. 

내용은 단순하다. 검사출신의 강직한 대통령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문자가 도착한다.

유능하고 똘똘한 청와대 행정관과 그의 친구가 이를 해석하기 위해 열일한다.

결국 그 암호를 해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암호가 해독되면서 일제강점기때 우리나라에 걸어놓은 저주가 풀리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의 밀교를 믿는 사람들이 해남에 와서 다시 저주를 거는 의식을 펼친다. 

이런 이야기 사이에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 이야기가 나오고, 철령위의 위치 문제가 나온다. 

이 문제는 모두 일본이 우리나라에 걸어놓은 저주와 연관이 있다. 

유능하고 똑똑한 행정관은 강직한 검사출신 대통령에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이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NGO를 만들어 활동한다. 


단편소설이 감당하기 어려운 주제와 에피소드이다 보니 결론이 너무나 허무하게 끝난다. 

내용도 역사적인 맥락을 과도하게 무시해버리긴 하지만 이야기 전개는 더더욱 어이가 없다. 

현 정부에 대한 애정을 잔뜩 담아서 전개를 하다보니 개연성이 많이 떨어진다. 

예전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잘 버무려서 읽을만 했는데 필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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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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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3/10/18 -2023/10/24


믿고 읽는 김상욱 교수님 책..

과학자가 바라보는 인문학책이라고나 할까..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그래도 다른 과학책들보다는 읽기는 쉽다.

그렇지만 술술 넘어가지는 않는다. 특히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는 곳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효소의 이름은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답게 출발은 원자다. 중간중간 원자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양성자 중성자에다 쿼크까지 들어가면서 설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려려니 하면서 참고 읽으면 읽을만하다. 

꽤 여러번 강조하는 내용이 사람은 다른 물체와 다를바 없다는 것.

그저 원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존재일 뿐, 다른 생물과 다를 건 없다는 것...

그렇다면 인간은 왜 특별하지? 특별하지 않은 인간을 존중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저절로 떠오른다. 

과학자로서 나름 이유를 대기는 하지만 공감이 되지도 않고 설득력있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허무주의가 유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지만 원자에서 출발하여 전체 우주를 엮어내는 이야기는 꽤 재미있다.. 

과학을 더 공부하고 싶게 된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으니까.. ^^


p7 호기심을 해결기 위해서는 직접 해보기 전에, 먼저 누군가에게 물어보거나 책을 찾아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조만간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p23 중세 유럽만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에서도 위험한 생각이었을 거다. 자연의 구성 원리에서 삶의 의미까지 연역해내는 것은 나같은 물리학자에게 지나친 논리의 비약으로 보인다.

p29 프랑스인이었던 라부아지에는 세금 징수와 관련된 회상서 일했다. 혁명이 일어나자 세금 징수원은 시민의 적이 되었고, 라부아지에는 결국 단두대에서 처형당한다. 수학자 라그랑주는 “라부아지에의 머리를 베어버리는 것은 순간이지만 프랑스에서 그와 같은 두뇌를 만들려면 100년도 넘게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p34 보통 원자에 공급되거나 방출되는 에너지는 빛이다. 수소 원자에 빛을 쬐면 전자는 높은 층으로 이동하고, 수소 원자가 빛을 방출하면 낮은 층으로 이동한다.

p36 우선 전자들 자시에는 전기적으로 서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한다. 더구나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을 직접 적용해보면 잘 풀리지 않는다. 사실 양자역학으로 깨끗하게 풀리는 것은 수소 원자뿐이다. 나머지는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오차를 떠안고 근사적으로 풀어야 한다.

p56 식물의 광합성은 태양 빛으로 물 분자를 분해시켜 수소 이온과 산소 이온을 만드는 과정이 핵심이다. 그래서 식물은 생존을 위해 태양 빛과 물을 필요로 한다.

p65 콩을 심으면 콩과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질소고정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 분자를 고정 질소로 바꾸어준다. 우리는 이런 땅을 비옥하다고 한다.

p71 원래 미토콘드리아는 독립적인 생명체였다. 하지만 수십 억 년 전 어느 날 큰 세포에게 잡아먹힌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 독립적 생명체는 소화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고, 결국 포식자 세포의 일부가 되었다.

p76 전자가 한 원자를 완전히 떠나 다른 원자로 이동하여 결합이 만들어지면 이온결합, 전자가 결합에 참여하는 두 원자 사이에서 사이좋게 공유되면 공유결합,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들이 집단적으로 원자들의 결합을 매개하면 금속결합이다.

p86 공유결합은 단단하고 구조를 바꾸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탄소의 공유결합으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가 그 예다. 다이아몬드는 탄소의 정사면체 소시지가 다른 탄소의 정사면체 소시지와 겹쳐 공유결합을 형성하여 그물같이 촘촘한 구조를 갖는다.

p97 우리 에서 으식물을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나 휘발유를 태워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이나 화학의 관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화학은 이들을 동일한 관점으로 다룬다. 다시말해 화학이란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p127 표면에 생성된 알루미늄 산화물이 금속 알루미늄을 감싸서 보호해주는 것과 달리 철 산화물은 부서지며 떨어져 나간다. 그러면 녹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새로 드러난 철이 녹슬기 시작한다. 이렇게 철은 순차적으로 부식되어 사라져간다. 철로 뭔가를 만든 사람들은 그것이 사라지는 걸 지켜보면 분통이 터졌을 것이다. 철이 녹의 대명사가 된 이유다

p129 지구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금속 혹은 금속 산화물이 함유된 규산염이라고 했다. 이처럼 원자 수준에서 보면 세상은 다양하지 않다. 세상의 다양함은 재료가 아니라 재료의 배열에서 온다

p131 실험실에서조차 이렇게 조건을 제어하여 충분히 큰 결정을 성장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하물며 자연에서 큰 결정이 저절로 만들어지기는 매우 어렵다. 쉽게 말해 귀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정도 크기가 되는 결정을 보통 보석이라 부른다.

p139 금속에 빛을 쪼이면 반사된다. 대부분의 금속은 도체다. 도체는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고 전기가 통하는 이유는 자유 전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유 전자는 빛이 물질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즉 자유 전자는 빛을 튕겨낸다. 그래서 금속이 반짝거린다.

p149 3억 년 전 식물은 죽어도 썩지 않았다. 리그닌이라는 물질로 자신의 몸을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이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없었다. 썩어 산산이 분해되지 않은 식물의 몸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것이 석탄이다.

p157 1950년대까지 핵 안에서 수많은 입자가 발견되었다. 가히 입자동물원이라 할만했다. 원래 원자는 만물의 근원으로 쪼개지지 않는 최소의 단위다. 20세기가 시작될 즈음 원자가 원자핵과 전자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원자핵조차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된다. 여기까지는 참을만하다. 그런데 이제 핵을 이루는 입자가 수백 가지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결국 이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쿼크라는 보다 근본적인 기본 입자가 가정되고 실험적으로 입증된다.

p176 특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정지 좌표계에서 측정된 시간과 움직이는 좌표계에서 측정된 시간은 같지 않다. 길이도 마찬가지다. 이래야 전자기학의 법칙이 좌표계와 상관없이 성립한다.

p184 반복된다고 의미가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재의 우주론은 우주가 단 한 번의 빅뱅으로 생겨나 끝없이 팽창하는 단 한 번의 삶을 살아간다고 말해준다. 빅뱅의 순간, 우주 전체는 한 점에 모여 있었다. 역사상 모든 문명을 통틀어 가장 기괴한 창조 신화일지도 모르겠다.

p205 자기 보존의 목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이 복제다. 복제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와 자연선택을 필연적으로 진화라는 다음 단계의 결과물을 낳는다. 따라서 나 역시 진화보다는 보존이, 유전자보다는 에너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210 산소가 전보다 전자를 더 가까이 가져가서, 즉 전자가 원자핵에 더 가까이 낙하하면서 에너지가 낮아진 것이다. 포도당과 산소가 반응하여 물과 이산화탄소가 되면서 처음보다 에너지가 낮아졌으니 처음과 나중의 차이에 해당하는 남는 에너지가 존재한다. 바로 이 남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동물은 생존한다.

p227 원자보다 작은 스케일에서는 핵력이 중요하고, 지구 스케일에서는 중력이 중요하다. 생명이 동작하는 원자 스케일에서 중요한 힘은 전자기력이다. 물리적으로 봤을 때 생명과 관련한 대부분의 현상은 전자기력과 관련된다. 전자기력이란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p228 우리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걷고 숨 쉬고 생각하고 번식한다. 한때 이 에너지를 신비한 생명의 기운 같은 것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가지 살펴봤듯이 호흡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은 연쇄 화학반응에 불과하다. 우리는 화학 반응이 이렇게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살아 있다고 말한다. 생명에 쓰이는 원자는 무생물에 쓰이는 원자와 동일하다. 생명은 원자로 만들어진 화학 기계다

p236 분야의 선을 넘는 것은 때로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선 너머에서만 보이는 것이 있다. 자신이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조심스런 태도로 선을 넘는 것은 때로 아주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p238 DNA에 음전하가 쫙 깔려서 항상 펴지려고 한다면 원할 때 쉽게 풀 수 있으리라. 생명은 양의 히스톤 주위에 음의 DNA를 감아 깔끔하게 정리하는 묘수를 발견한 것이다. 음양의 조화를 넘어 음양의 시너지라 할만하다.

p253 정보가 모듈로 되어있고 이들 사이에 쓸모없는 부분이 충분히 들어 있다면 오류가 일으킬 재앙을 줄일 수 있을 것다. DNA를 임의로 잘라 재배치할 때 대개 단백질 정보를 담지 않은 인트론 부분이 잘릴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DNA에서 정보를 담은 부분보다 정보가 없는 부분이 훨씬 많다.

p277 멘델이 완두콩만 가지고 실험한 것은 아니다. 흰쥐와 회색 취를 교미시켜 새끼의 색깔을 관찰하기도 했다. 교회 수사라는 사람이 어두운 지하실에서 쥐들을 교미시키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참지 못한 수도원장의 지시로 멘델은 쥐를 이용한 실험을 중단했다. 역시 과학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p279 시아노박테리아는 광합성하는 원핵생물이다.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는 광합성하는 진핵생물이 탄생한 시기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따. 원핵생물은 세포핵이 없고, 진핵생물은 세포핵이 있다, 진핵생물의 탄생이야말로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첫 번째 국면이다. 참고로 인간과 같은 동물은 모두 진핵생물이다.

p282 공생설의 중요한 증거 중 하나는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 모두 고유의 DNA를 가진다는 사실이다. 원래 DNA는 핵 안에만 있어야 한다. 핵이야말로 세포의 중앙정보 보관소 아닌가.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핵과 별개의 DNA를 독자적으로 보유한다.

p296 5억 4100만 년 전이 캄브리아기 초기에 갑자기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동물이 등장했다. 이것을 실제 본 사람은 없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동물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시기를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 한다.

p307 김소연의 마음사전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사랑은 하나의 점이다. 선이나 면처럼 이어져 존재하지 않고, 찰나 속에서만 존재한다. 우리가 타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그 순간, 사랑은 휘발되고 없다

p324 침팬지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건강에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운동하지 않으면 병에 걸린다. 걷기가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은 현대인의 상식이다. 걷기는 호모 사피엔스의 번영에도 중요했다. 결국 인류는 두 발로 걸어서 지구 전체를 정복하게 된다

p329 동굴벽화는 단 한 번 그려진 것이 아니다. 동굴 여기저기 그려진 벽화들은 5000년 가까운 시차를 갖는다. 몇천 년이 지나도록 대를 이어 굳이 같은 동굴에 와서 그림을 그렸다. 인간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대개 종교적 이유 때문이다.

p332 농업은 노동 집약적이어서 인간을 거의 노예의 경지로 내몰았을 것이고 자연의 변덕에 운을 맡겨야 하는 고통스러운 일이었을 거다. 초기 작물은 식량이 아니라 마약의 일종이었을 거라고 일부 학자는 추측한다. 그렇다면 고통을 감수할 이유가 충분하다. 중독 때문에 농사를 지은 것이다.

p334 물리학자가 보기에 인간이 만든 허구의 체계를 연구하는 학문이 인문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문학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인간이 가장 중요하다.

p346 인간의 신경을 통해 이동하는 신호도 나트륨 이온이 세포막을 넘나들며 만드는 파도타기다

p356 인공지능이 인간의 눈에 튜링머신보다 더 우월해 보이는 것은 인간과 가까운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즉 인공지능은 인간이 잘하는 일을 튜링머신보다 더 잘한다는 말이다.

p369 느낌이 일시적인 반응이라면 기분은 지속적인 상태다.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집에 가는 동안 아이는 기분이 좋을 것이다.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사준 아버지에게 좋은 감정이 생길 것이다. 감정은 기분의 결과로 얻어진 생리적 혹은 정신적인 부산물이다. 느낌이야말로 기분과 감정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심리반응이다.

p382 원자만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쿼크나 글루온이라는 기본 입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도 연구하는 데 거의 지장이 없다. 기본 입자들이 모여 원자가 되면 기본 입자와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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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의 종말 - 우리 안의 거대한 편향 사고를 바꿀 대담한 시도
제시카 노델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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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향의 종말

 : 제시카 노델

 : 웅진

읽은기간 : 2023/09/28 -2023/10/16


편견이란 아주 어려운 내용에 대한 책이다.

들어가는 글의 에피소드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여성교수로서 별다른 생각없이 살던 사람이 남성이 되고 나서 자신이 얼마나 차별을 받고 살았었는지를 깨달았다는 내용..

차별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차별이 나타나는 경향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많은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제도나 말, 의식을 변화시킨다는 게 시간도 아주 오래 걸리고 쉽지 않은 부분인데 무의식적인 편향까지 이야기하다 보니 내용이 정교하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상당히 논란이 있고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주제인데 이런 책을 썼다는 용기가 대단하다.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45% 결정적으로 중요한 점으로, 트버스키와 카너먼은 이런 지름길이 오류를 낳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고정관념이 휴리스틱의 한 유형이다

47% 편향을 깨부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관점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다른 집단 출신 사람과 갖는 의미있는 접촉은 그들의 관점을 굳이 상상할 필요가 없게 해준다

51%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 맥락이 우리가 선택하는 방식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물리적 환경의 설계가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사람들이 노트북을 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전기 콘센트 수를 줄이는 커피숍처럼), 어떤 절차의 설계 역시 우리의 행동을 형성할 수 있다.

53% 문제는 이런 아이들이 재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그들을 찾아내려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55% 트위터는 두 가지에 능하다. 실시가 정보와 욕설

55% 소프트웨어는 항상 그것을 만든 그룹의 본질적 특징을 전시한다는 것이다

56%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포천 500CEO 최상위층의 50퍼센트가 신장이 180센티미터인 백인 남성인데, 이는 자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특성의 복합니다. 사실 성인 미국인 가운데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4.65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런데 CEO의 공급선에는 이런 거인들이 흘러넘칠까

57% 여성은 교수로 재직하면서 그저 우수하기만 하면 되고 가족에 대한 책임 외에는 자신들의 성공을 저해할 것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느리지만 꾸준하게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61% 남학생들은 남자 교수들에게 할 때보다 더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며, 남성이 하면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행동을 여성 교수가 할 때는 거칠다고 말한다

65% 다양성만으로는 더 나은 수행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모든 직원이 통찰을 공유하고 서로에게서 배워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 다양성은 실제로 수행성과를 개선했다

66% 안드레 빈다스멜렌데즈는 수학은 인간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아딜라만틸라를 멘토로 여기는데, 학회는 이런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해답을 얻으면 박수를 치고 살사 춤을 춘다. 이런 것들이 모두 인간적 경험이다

67% 체계적으로 사람들을 배제하지 않는 문화를 창출하려면 차이를 편안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69% 고정관념이란 한 집단의 구성원은 모두 동일한 특징을 지닌다는 생각에 의거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집단의 구성원을 동종적 존재로 볼수록 그들에 대해 더 많은 편향을 갖고 보게 된다는 것이 연구에서 밝혀진다

74% 사회심리학자 이블린 카터는 인종 문제에 대해 여러 조직과 함께 한 연구에서, 백인들의 경우 일이 실패하면 발을 빼는 사람이 너무 ㅁ낳기 때문에, 이 작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발을 잘못 디딘 뒤에도 버티는 것이라고 믿는다

75% 차이를 강조하는 것이 본질주의자의 전형성에 빠지고 편견과 차별을 늘릴 위험이 있지만, 그것을 평가절하한다면 불가시성과 무례함이라는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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