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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 르네상스를 만든 상인들
성제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평점 :
제목 :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
저자 : 성제환
옮긴이 :
출판사 : 문학동네
읽은날 : 2016/11/25 - 2016/12/18
이때까지 읽었던 르네상스 관련 책들은 역사학, 신학을 전공했던 분들의 책이었다.
이 책은 경영학도의 눈으로 본 르네상스이다.
피렌체라는 도시국가에서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금융자본으로 세력을 키우고, 피렌체를 지배했고, 인문학자들은 그 일을 어떻게 도왔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자본주의 경제학자답게 그림, 책들을 예술성보다는 정치 경제학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를 감상하면서, 예술성보다는 정치적 메시지 혹은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p 10)
당시 사람들은 지금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보니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그러나 그 메시지는 기득권층에 의해 조작된 메시지일 확률이 높다.
지금도 언론은 가진자의 편인것처럼 말이다.
피렌체를 지배했던 귀족들을 몰아낸 사람들은 다름아닌 고리대금업으로 큰 사람들이다. 말이 환전상이지 사실은 고리대금으로 돈을 벌어 신흥 중산층이 된 사람들이다.
메디치 가문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의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수도원을 후원하고, 기존의 축제를 활용하여 자신들을 드러내는 모습은 현재의 권모술수와 그리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다만 메디치가문은 그 권모술수를 시민의 편에서 사용했다는 것이 차이이다.
선하고 훌륭한 시민들을 존경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시민들은 우리 가문을 그들의 안내자로서 빛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만약 네가 조상들의 신뢰를 가진다면 사람들 또한 너를 명예롭게 생각할 것이다.(p134)
교황과 기득권세력이 전부였던 시대에 이런 생각을 가졌다는 것만해도 진정한 근대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메디치 가문은 그후 인문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로마의 황금시대처럼 자신들의 치세를 조작한다. 권력이란 결국 조작을 통한 세력확장이라는 게 다시한번 느껴지는 모습이다.
마키아벨리가 메디치 독재에서 공화정으로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피렌체는 잠깐의 공화정의 모습을 보인후 다시 메디치 가문의 독재로 넘어간다
스페인 왕국의 부상과 신대륙 발견, 콘스탄티노품의 이슬람 함락으로 지중해 무역권이 쇠퇴하면서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차례대로 그 힘을 잃는다. 이와 더불어 르네상스의 주인공은 서부유럽으로 넘어가게 된다.
메디치 가문의 세력강화를 위해 시작되었다는 인문주의운동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다.
르네상스라는 사건을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또 어떤 시각으로 르네상스를 볼 수 있을지 새로운 르네상스에 대한 해석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