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그리스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군주의 거울

저자 : 김상근
옮긴이 : 
출판사 : 21세기북스
읽은날 : 2016/04/20 - 2016/05/10


내가 책을 고르는 첫번째 기준은 저자이다. 

예전에 읽어봤을 때 맘에드는 책이었으면 그 저자가 쓴 책은 다시 고르게 된다.

군주의 거울이 바로 그런 책이다. 르네상스를 전공한 김상근 교수님은 책도 잘 쓰고 강의도 잘한다.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하는 강의를 들어보면 그 이야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런 분이 책도 그렇게 잘 쓴다. 

이번 책은 전공인 르네상스가 아니라 그리스 초기 인문학이다.

읽은 소감은? 당연히 엄지척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아포리아는 혼돈의 상태를 뜻한다. 

아포리아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태' 즉 '길 없음의 상태'이자 '출구없음의 상태'를 뜻한다.(p17)

역사는 되풀이된다고나 할까? 고대 그리스의 혼돈 상태는 곧 현대의 혼돈과 비슷하다. 그래서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혼돈시대에 쓰였던 책을 통해서 현대의 혼돈상태를 짚어보고 문제를 던져본다.

이 책은 여러 책을 소개한다.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의 국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이 그것이다.

플라톤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다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다. 이 책을 보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물론 헤로도토스의 책은900페이지다. 내용도 읽기 쉽게 쓰인 책이 아니라 사실 엄두는 잘 안난다. ^.^

이 책을 읽다보면 각 책의 저자들이 어떻게 그 시대를 보고 생각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크세르크세스는 개꿈을 신의 현몽이라 착각할만큼 우유부단했고, 아무 필요없는 아토스 운하를 건설할만큼 자기 과시욕에 넘쳐났으며, 바닷물을 채찍으로 때릴만큰 어리석은 군주였다.(p68)

진정한 군주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p81)

무능한 군주로 인해 백성들이 얼마나 고통받을 수 있는지 알게되는 대목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제국주의의 발생이유와 그 끝에 대해서 기록한다.

단일 국가의 운명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제국의 논리를 처음으로 이론화했기 때문에 펠레폰네소스 전생사는 지금도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p91)

한번 제국의 맹주 자리에 오르고 보니 계속해서 제국을 확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p102)

마치 지금의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소비와 생산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 성장이 멈추는 순간 붕괴하고 멸망하게 된다. 과거 제국주의의 역사를 보면서 자본주의의 취약성과 끊임없는 폭락이 자본주의의 운명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크세노폰은 사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다. 대부분 플라톤만 기억하나 크세노폰 역시 소크라테스의중요한 제자이다. 플라톤과 크세노폰은 많은 부분에서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펼쳐나간다. 

크세노폰은 키루스의 교육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체제를 제시한다. 

키루스라는 페르시아 대제국을 건설한 왕을 통하여 군주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배우게 된다.

크세노폰이 말하는 군주란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자이다. 그리고 불확실한 환경에 자신을 맡지기 않는 자이다.

책 자체가 읽기 쉽게 쓰여있기 때문에 직접 읽어 보면서 크세노폰이 말하는 군주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게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시각을 갖고 내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마 이 책도 여러번 읽으면서 나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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