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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여행 -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ㅣ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백승휴 지음 / 오아시스 / 2015년 5월
평점 :
제목
: 아트 인문학 여행
저자
: 김태진, 백승휴
옮긴이 :
출판사 : 카시오페아
읽은날
: 2016/02/06 - 2016/02/08
상당히
길게 잡힌 설 연휴.
이번
연휴동안 잘 쉬고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좀 실컷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가서 책을 왕창 빌려왔다. 이번 설에 읽으려고 했던 책은 모두 5권.
그중
두번째 책.. 아트 인문학 여행
르네상스의
시작과 끝을 여행하는 내용이다.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브루넬리스키처럼 유명한 조각가, 화가들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그들의 작품, 그리고
실제 그 장소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다.
부러운
여행의 모습이다. 나도 이런 여행을 만들어서 진행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지금은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듯하다.
여행의
처음 출발지는 아무래도 르네상스가 출발했다고 할 수 있는 피렌체이다.
피렌체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다. 그리 크지 않은 곳이지만 너무나 많은 유적과 미술관, 그리고 작품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걷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도시이다.
이
피렌체에서는 두명의 거장을 만난다. 브루넬레스키와 보티첼리이다.
피렌체에서
너무나 유명한 두오모의 돔을 올린 사람이 바로 브루넬레스키이다. 당시 기술로 불가능하다 해서 완성시키지 못하고 있던 돔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브루넬레스키는 정말 찬사받을만하다.
어디서
그런 영감을 얻었을까? 그는 고대 로마의 펜테온에서 그 영감을 얻은 듯하다. 단순히 연구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 그것이 가능할지를 많은 실험을
통해 준비했다. 그런 생각에서 바로 창조성이 나온 것이다.
브르넬레스키와
그의 일당들은 창조성의 가장 첫 단계가 다른아닌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생각대로 해보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만나야
한다.(66p)
바라보다는
바라다와 보다의 합성어이다. 바라보는 건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간절한 바람으로 보는 것이다. 간절함이 사물을 몰입해서 보게 해
준다.(71p)
내가
가서 봤던 두오모의 돔은 정말 엄청난 크기였다. 저 큰 돔을 지지대없이 올려놌았다는것 자체가 신기하기만 했다.
창조성이라는
것이 천재의 번뜩임이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브루넬레스키를 보면 끈질김과 집요함이 그 창조성의 배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두번째
만난 사람은 보티첼리...
보티첼리의
그림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피렌체를 가면 꼭 봐야 하는 미술작품의 상당수가 보티첼리의 것이다.
보티첼리가
그린 많은 그림은 고대 그리스의 신화였다. 더구나 예쁘고 관능적인 여자들을 누드로 그려놓았다.
그는
당시의 신플라톤주의를 따라 이 그림을 그렸다.
고대
그리스 조각이 보여주는 이상적인 몸매가 아름다움의 이상적 형태이며 이는 신의 완전함과 이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철학은 피렌체의 시인과
예술가들이 금기의 빗장을 완전히 열어젖히게 했다.(94p)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보티첼리의 그림은 인문학적 교양이 있는 사람들은 그림의 뜻을 알고 미소짓게 하는 반면 인문학적 교양이 없는 사람은 굴먹은
벙어리처럼 되어버리게 된다.
나
역시 고대 그리스의 신화에 문외한이다 보니 그림을 보며 느끼는 것이 제한적일수 밖에 없었다. 피렌체를 다시 가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
다음 만난 사람은 너무나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다빈치를
만나기 위해서는 밀라노로 이동해야 한다. 다빈치는 당시에도 유명하긴 하지만 현시대에 훨씬 더 유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피렌체 사람이다. 그러나 피렌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밀라노에 와서야 빛을 발한다. 그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스케치와 연구를 한
나머지 기일을 지키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의뢰인의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된다. 사실 그가 완성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가 남긴 노트는 너무나도 많다.
새를
그리기 위해 새의 날개를 연구하다가 구상한 비행기도 있고, 사람의 잘 그리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해부도를 그린 것도
그였다.
그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알베르티는 어린 다 빈치에게 인습이나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자기만의 강점과 개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스승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사람들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자신의 중심을 세우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위대한 사람을 따라하라. 하지만 그런 사람은
드물다. 그저 스승이라 해서 그대로 따라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샘을 찾아가야지 고작 물병을 따라가서야
되겠는가?"(169p)
다빈치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훌륭한 말이다.
로마로
이동해서 미켈란젤로는 만나게 된다.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에서도 너무 유명한 사람이지만 로마에 더 위대한 작품을 많이 만들어놓는다. 사실 르네상스를 이끈 메디치가문에서는 다 빈치보다는 미켈란젤로를
더 후하게 평가한 것 같다. 미켈란젤로는 로렌초의 양자와 같은 취급을 받았으니까.
모든
대리석안에는 조각상이 깃들어있다. 조각가의 임무는 그 현상을 드러나게 하는 것 뿐이라고 한 미켈란젤로의 말대로라면 이 조각상은 돌에서 꺼내진
것이다.(127p)
미켈란젤로만큼
대리석을 아름답게 한 사람이 또 있을까? 로마에서 보았던 피에타상은 정말 입을 다물 수 없는 조각이었다. 이렇게 처연한 작품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섬세하고 미묘한 떨림이 있었다. 어느 미치광이의 습격을 받아 지금은 유리벽 뒤에서 볼 수 밖에 없지만 아직도 머리속에 깊이 각이되어
있다.
그리고
다비드상. 두오모 높은 곳에 올리려 했으나 사람들이 너무나 기대감이 커 시뇨리아 광장에 전시하겠다고 했다는 그 작품. 덕분에 높은 곳에서 볼
것을 예상해 크게 만든 머리와 손이 약간은 이상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너무나 위대해 보이는 작품.
그는
조각과 회화에서 다라올 사람이 없을 것라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수없이 쏟아냈다.
"가장
고심해야 할 점은, 엄청난 양의 노동과 땀으로 작품을 제작해야 하지만 작품이 완성된 뒤에는 마치 일순간에 매우 손숩게 만들어진 듯이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202p)
미켈란젤로의
작품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그냥 봐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사람은 티치아노.
베네치아의
유명한 화가. 사실 난 티치아노보다는 엘그레꼬를 먼저 알았다. 똘레도에서 만난 엘그레꼬의 그림을 보면서 참 신비하고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스승이 티치아노이다.
정말로
독특한 도시. 베네치아. 기독교 국가이면서 무역을 하는 나라답게 어느 나라와도 잘 지내려고 노력했던 국가. 수많은 정보력으로 지중해를 주름잡은
그 국가.
덕분에
포용성이 남달랐던 이 베네치아에서 피렌체와 로마와 아랍의 문명이 융합되어 베네치아 특유의 화풍이 만들어지고, 그 중심에는 티치아노가 있다.
다른
화가들이 겉모습을 정밀하게 묘사하는데 치중하는 동안 그는 '느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인의 '긍정적 자아 이미지'를 포착하고 이를
구현했다.(272p)
100여년동안
쏟아져 나온 천재들과 르네상스에서 꽃핀 4개의 도시...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문화와 문물을 보기 위해 항상 이곳을 동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