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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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강의

저자 : 신영복

옮긴이 :  

출판사 : 돌베개

읽은날 : 2015/09/26 - 2015/10/07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독재정권과의 싸움으로 인해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신영복 교수님의 동양고전 독법을 강의한 책

독재정권에 의해서 탄압받고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차가운 독방 또는 감옥에서 한구절한구절 읽어가면서 깨달은 내용을 난 너무나 편안하게 지하철이나 책상에서 읽었다.

편하게 읽는다는것 자체가 죄스럽다.

왜 감옥에 들어가서 동양고전을 그렇게 열심히 읽었을까?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감옥에서는 책을 많이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이 가질 수 없으니 오랫동안 곱씹으면서 읽을 수 있는 묵직한 동양고전을 읽게 되었다는 것.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있는 시경, 서경, 주역, 논어, 맹자등을 비롯해서 다양한 동양의 고전들이 담백한 교수님의 글을 통해서 전해져온다.

이 책의 특징은 동양고전을 관계론을 통해서 읽는다는 것이다. 관계론 하면 얼핀 불교의 연기론이 연상되는데 동양고전의 대부분이 춘추전국시대에 패권을 잡기 위해 나온 사상임을 고려해본다면 관계론에서 동양고전을 읽는 다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름만 들었거나 아니면 읽어도 내용을 해석해낼 능력이 부족해 대충 읽었던 많은 책들을 교수님의 시각으로 한번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주역은 해석을 해줘도 어렵다. 해석하는 방법을 들어도 머리에 남지 않으니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예전 사람들은 팔괘를 손가락으로 표시해가면서 이리저리 잘도 해석한다는데 난 이해도 안되니 지혜라는게 단지 시간이 지난다고 생기는 것은 아닌가보다.

그나마 읽을만한 부분은 논어와 맹자부분이 아닌가 싶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씌여져있고, 원전도 여러판으로 읽어봐서인지 인과 의에 대한 설명도 읽기에 즐겁다. 이런 것만 봐도 자주 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한참 관심많이 갖고 있는 노자와 장자의 내용은 흥미로웠다. 최근에 읽은 대부분의 책이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비교하며 다름을 강조하는데 교수님의 독법은 차이보다는 우선 같은점에 관심을 가지라고 한다. 짧지만 해석이 자유분방하고 어려운 노자와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며 읽기 쉬운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장자 둘다 최근들어 내가 관심갖는 책들이라 빨리 좋은 원전을 읽고 싶게 만든다.

그외에 접하기 어려웠던 묵자나 순자의 사상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동양에서도 이런 평등주의자의 내용이 있었다는게 신기하다.

법가의 책은 이미 한비자를 통해 많이 접했고, 진시황의 통일 왕국의 사상적 토대라는 점에서 그리 특별할 건 없다. 분서갱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좀 새롭다고나 할까...

 

앞에서 썼듯이 이런 책을 편하게 읽는건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권력체제내에서 고통받으며 읽었으니 그나마 죄책감을 좀 덜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책은 별 다섯개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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