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하는 고고학자 - 고대 인류 문명의 모습과 소리, 냄새, 맛을 재현하는 과학자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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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실험하는 고고학자
작가 : 샘 킨
출판사 : 해나무
읽은기간 : 2026/09/08 -2026/09/22


최근 읽은 책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책중의 한권..

고고학을 실험한다니.. 고고학이 실험이 가능한가?

관찰과 발견이 주요 과학적 도구아닌가?

그런데 진짜 실험을 한다. 그것도 꽤 과학적으로...

그리고 그 실험이 진지하게 실시된다. 최대한 동시대와 비슷하게 경험될 수 있도록 당시의 도구와 물질들을 사용한다.

실험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만든 유물의 정밀성과 사용 용도를 더 다양하게 상상하고 추측할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 실험 고고학은 학계에 공인을 받고 있지는 않은듯 하다.

그러나 좀더 과학적 엄밀함이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면 충분히 고고학의 한 분야가 될 것 같다.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어 즐거웠다..


p12 고대 이집트의 빵이나 수백만 년 전의 도구를 정말로 재현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보게 되겠지만 그 답은 갈수록 가까워진다.

p29 실험고고학은 이렇나 부담을 안고있다. 이 분야는 오래 전에 사라진 사람들의 삶에 대해 실질적이고 풍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카이테와 그의 가족이 잠을 자는 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겼었는지 생생하게 알려줌으로써. 하지만 어떤 과학자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p100 윌라마야 파타에서 특히 하스를 들뜨게 한 바견-표토에서 1m 아래에 묻혀 있던 뼈와 치아들-이 있었는데, 사냥꾼에게 필요한 도구 전체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동물을 죽이고 처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도구”라고 설명했는데, 처트, 창끝, 돌로 만든 긁개와 칼, 가죽 무두질에 사용하는 석간주(산화철을 많이 함유해 붉은 색을 띤 흙)가 포함돼 있었다

p107 나무가 부족한 알티플라노 같은 곳에서는 나무 자루가 특히 소중하다. 그런데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분해되어 발굴 현장에 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나무 자루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에렌은 사색에 잠겨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예컨대 나무-이 옛날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긴 것일 수 있어요. 어쩌면 석기 시대가 아니라 목기 시대라고불러야 할지도 몰라요. 이것은 정말로 참신한 통찰인데 고고학 교과서에서는 결코 접할 수 없는 통찰이다.

p127 아사나가 숨을 몰아쉬는 수컷을 바라보고 있을 때, 암컷이 필사적으로 속도를 높이며 뒤에서 돌진했다. 모하가 또다시 비명을 질렀지만, 고개를 돌린 아사나가 할 수 있는 일은 방어 자세로 겨우 팔을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모하가 고향에서 수없이 겪은 비극적인 상황이 반복되었다. 암컷의 앞발이 아사나의 머리뼈를 강타하는 순간, 온 세상이 캄캄해졌다.

p148 오늘날 이 지역은 건조하고 먼지가 자욱하며, 여름의 태영은 여느 사막에 못지않게 혹독한 열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수천 년 전에는 이곳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는 습지대였고, 진흙탕 강이 그 사이로 구불구불 흘렀다. 고고학자들은 발굴 현장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다가 식품의 풍부성에 경탄했다.

p171 가죽 표면을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그동안 일어난 변화를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내장이 범벅되어 상한 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죽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아기 피부보다 부드러운 의복을 손에 들고 있었다.

p205 고고학자들이 5000년의 이집트 역사에서 확인한 빵의 종류는 비스킷에서 바게트, 피타를 비롯해 약 40가지에 이른다. 어떤 제빵사들은 꽃, 남근, 오벨리스크, 새, 소, 악어, 가젤, 물고기처럼 재미있는 모양의 빵을 만드리고 했다.

p211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났다는 가설을 모든 고고학자가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실제로 취향이 더 고상한 일부 학자들은 이것을 말도 안 되는 가설로 여기는데, 세상의 위대한 문화들이 남긴 모든 예술과 시, 감동적인 건축물이 맥주를 꿀꺽 꿀꺽 들이켜던 평민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개념을 끔찍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p225 이 실험이 과학적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실험은 우리가 이전에 몰랐던 고대 이집트인의 미라 제작과정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미라 제작자들이 어떤 칼날을 사용했고, 뇌는 어떻게 적출했고, 나트론은 얼마나 사용했고, 그 당시 미라 제작 작업대의 폭이 1.2m에 이를 정도로 왜 그토록 넓었는지(시신을 건조시키는 데 필요한 나트론을 잔뜩 쌓아야 했기 때문에) 등의 질문에 답을 제공했다.

p234 고고학자들은 노동자들이 피라미드의 돌에 새긴 낙서를 발견했는데, 그것들은 자신들을 힘이 넘치는 무리, 불굴의 무리, 쿠푸의 사람들이라고 선언하는 문구였다.

p288 하와이 설화에서 카누의 수호 여신인 레아는 종종 이 새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나무를 쪼는 행동은 불승인으로 간주되었다. 더 세속적으로 해석하면, 엘레파이오는 벌레를 잡기 위해 나무를 쪼는 습성이 있고, 벌레가 먹은 나무는 선체로 쓰기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배 만드는 사람들이 알아챘을 가능성이 크다.

p290 어떤 별이 북동쪽에서 떠올랐다 하더라도 그 방향을 유지하는 시간은 한 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그래서 항해사는 밤이 깊어짐에 따라 방향의 기준점으로 삼는 별을 바통 터치하듯이 한 별에서 다른 별로 바꿔야 했다. 그들은 실제로 5개 별 항해나 7개 별 항해라는 표현을 썼고, 여러 밤에 걸친 항해도 흔했다.

p352 결정적인 깨달음은 2005년에 찾아왔다. 라틴어 사전에서 acus라는 단어를 찾다가 그것이 “옷 수선공과 미용사가 사용하는 바늘”이라는 풀이를 읽었을 때였다. 그 순간, 모든 게 이해되었다. 수세기 동안 학자들은 오르나트릭스가 핀으로 머리카락을 고정해 땋아올렸다고 가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은 머리를 꿰매고 있었던 것이다.

p374 밤이 깊어 만찬이 끝날 무렵, 그레인저의 남편 크리스가 토가를 한 병 꺼내어 누군가에게 입히는 법을 시연해 내게 기쁨을 더해주었다. 그 과정은 들었던 대로 복잡하기 이를 데 없었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위로 두르고 아래로 감고 이리저리 교차시키는 것이 마치 미라에 붕대를 감는 것 같았다.

p405 무엇보다도 문신은 사람들의 정체성을 선언했는데, “우리는 저쪽 집단이 아니라 이쪽 집단에 속한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p420 일부 부족이 화살로 적을 괴롭혔지만, 근접전에서 곤봉으로 상대를 죽이는 행위는 더 큰 용기가 필요했고, 따라서 전사에게 더 큰 명예가 돌아갔다. 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죽이는 행위에는 뭔가 원초적인 요소가 있다.

p476 고고학자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충격 무기로 인해 생긴 상처와 마찬가지로 천공술의 흔적이 대부분 머리뼈 왼쪽-오른손잡이 전사가 무기로 상대를 내리쳤을 때 생기는 바로 그 위치-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천공술은 뇌출혈, 뇌부종, 감염, 낭종, 종양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p511 해양 포유류의 장기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근육 고기에도 약간 들어 있다. 단 조리를 하지 않은 경우에만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는데 열을 가하면 비타민 C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날고기 섭취는 북극 지방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적응이었다.

p623 내가 울라말리츠틀리를 직접 해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아즈텍족이 정말로 강인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가 하루 종일 지속되거나 심지어 며칠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경기는 한쪽 팀이 충분한점수를 얻거나 아니면 탈진해 쓰러져야 끝났다. 전쟁의 고난에 대비하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훈련이었을 것이다.

p646 받침대 주변의 잔디는 군데군데 새까맣게 그을렸고, 사방에 돌과 모래가 흩어져 있었다. 초록색 울타리 말뚝들은 담배 파이프 청소 도구처럼 마구 휘어져 폐품 처리장으로 보내야 할 지경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여름철에 정원에 전시한 공구점 용품들을 누군가 폭격한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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