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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기원 - 세계 질서와 부의 운명을 뒤바꾼 방향의 역사
제리 브로턴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7월
평점 :
제목 : 지리의 기원
작가 : 제리 브로톤
출판사 : RHK
읽은기간 : 2026/08/31 -2026/09/07
얼마전 UN에서 지도권고안이 하나 통과되었다.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대신 육지의 크기가 보정된 이퀄 지도를 사용하라고..
어려서부터 보던 메르카토르 도법은 극지방으로 갈수록 크기가 커진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지만 항해상에 도움을 준다고 해서 이때까지 계속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그건 핑계일뿐 자기네 나라를 크게 보이고 싶어하는 미국과 유럽의 이해관계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리는 패권국가에게 여러 모양으로 이용되어 왔다.
지리의 기원은 동서남북이라는 방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동서남북의 방향이 어떻게 정해져왔고, 각 문화와 종교마다 어느 방향을 선호하는지, 그 선호로 인해 문화와 국가의 방향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고찰한다.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역사라서 흥미로웠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책이 나오고 있고, 그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재미있는 주제의 책을 읽었다.
p34 NASA는 결국 사진을 거꾸로 뒤집기로 결정했다. 다시 말해, 일반 상식에 부합하고자 북극을 위로, 남극을 아래로 놓았다. 말 그대로 세상을 뒤집은 것이다.
p40 실제로 모든 사회는 언어와 기록을 바탕으로 네 가지 기본 방위를 정의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이 드넓은 세상 속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이해하도록 했다.
p45 과학자들은 철새 대부분의 부리는 물론, 연어와 돌고래, 개구리, 거북이, 박쥐 및 설치류의 몸속에서 자성을 딘 산화철 광물인 자철석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동물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구의 자기장을 이용해 남북축을 따라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p70 지구의 지자기장도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변한다. 지구의 외핵에서는 융용 상태의 철과 티켈이 유체 형태로 대류 운동을 하면서 불완전한 전류를 생성한다. 이러한 활동이 수십억 년에 걸쳐 지속되면서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지자기적 자석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자기장은 지구의 핵으로부터 우주 공간으로 방상되어 방사선과 전하를 띤 입자들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p75 기본 방위 체계에서 기준이 되는 방위는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특정 방위를 다른 방위들보다 더 우위에 두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폴론이 태어난 곳인 델로스가 중심이었기에 서북쪽이 우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중세 기독교 시대에는 예루살렘이 중심이었으므로, 성경에 실린 창세기와 예수의 십자가형을 근거로 동쪽을 위로 두었다. 마찬가지로 초기 이슬람 지도 제작자들은 종교의 중심지인 메카가 위치한 남쪽을 위로 정했다.
p123 동서축의 경우와는 달리, 남쪽은 북쪽과의 대비 속에서 매혹적인 공간이자 가난한 지역으로 정의되었다. 남쪽은 수 세기에 걸쳐 역사가 사라진 공간이었고, 북반구 사람들의 이상과 환상이 머무르는 땅이었다.
p134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저작인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와 프랜시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모두 이상 세계를 처음부터 남쪽으로 설정했다. 모어는 캘리컷 남쪽 인도양에, 베이컨은 태평양, 혹은 페루의 서쪽으로 그가 남해라고 부른 바다에 그들의 이상형이 있다고 묘사했다.
p142 노르웨이 탐험가인 로얄 아문센의 이야기가 지금도 종종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볼 때, 스콧이 아문센과 함께 경쟁을 벌이다가 맞이한 비극적 운명이 당시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관심을 끌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스콧의 이야기에서 매력 포인트는 한 인간이 지구에서 가장 살기 힘든 거대하고 황량한 남극에 도전해서 끝내 운명을 맞이했다는 사실에 있다.
p153 1930년대에 이미 토레스-가르시아가 넌지시 언급했듯, 남쪽은 북쪽이 설명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북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반박해야 할 주제였다.
p164 북쪽이라는 개념은 초기 문명들이 태양의 움직임을 보고 확인했던 동서축보다 더 늦게 등장했음에도 기후와 나침반에서 지리적 극점과 개인의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주요 방위로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p176 메르카토르는 지도의 해제에서 자신의 해결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적도를 기준으로 평행선이 점점 길어지는 비율에 따라, 두 극점에 가까워질수록 위도의 간격을 점차 늘려 나갔다. 그의 방식은 실제로 대각선 모양으로 동서를 이동하는 항로를 직선으로 만들어 줌으로써 장거리 항해의 정확성을 크게 높혔다.
p181 메르카토르의 세계 지도에서 북쪽은 주변부인 동시에 중심부다. 다시 말해, 북쪽은 무한대로 투영되어 지도의 중심으로부터 멀리 사라졌지만, 아래쪽 모퉁이의 세부도에서는 스크랄링거와 자기를 띤 산맥 그리고 지구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바다로 이루어진 세상으로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p211 여름철 해빙은 유입되는 태양 복사의 약 50퍼센트를 우주로 반사한다. 그러나 그런 해빙이 사라질 때, 알베도가 떨어지면서 북극을 비롯한 지구 전역에 걸쳐 온난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재앙으로 드러날 것이다.
p221 서쪽으로의 이동은 헤라클레스의 기둥에 의해 막혀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공허하고 신비로운 미지의 해양, 즉 대서양이라고 하는 광대한 어둠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p237 미국인들은 서부가 그들의 소유물이기에,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고 믿었다. 서부 개척을 향한 이러한 욕망은 이후로도 계속 증폭되었고, 한 세기가 흘러 정점에 이르게 되었다.
p241 내가 말하는 서부란 야생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세상은 야생 속에 보존되어 있다. 소로에게 야생이란 미국 서부에서 발견된 독립적인 공간이었다.
p255 미국의 신화는 전통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기술되어 왔고,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의 권리라고 하는-선택받은 민족의 명백한 운명에 관한 이야기르 ㄹ들려준다. 그 신화는 강력하면서도 배타적이다.
p263 온라인 지도와 스마트폰 기술이 만나면서 가상 세계의 혁명이 일어났다. 그에 따라 기본 방위는 예전에 누렸던 지위를 잃어버렸다. 이제 온라인 사용자들은 자신이 중심에 선 지도에서 물리적 세상이 아니라 이동하는 대리 자아로서 그 푸른 점을 주시하게 되었다.
p269 이로 인해 공간 문해력이 점차 떨어진다. 마이큰 본드는 자신의 저서 길 잃은 사피엔스를 위한 뇌과학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우리는 수만 년 동안 우리의 생존을 지켜 준 다양한 공간적 기술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