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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 미술 전문기자의 유럽 미술관 그랜드투어
김슬기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1월
평점 :
제목 : 오늘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작가 : 김슬기
출판사 : 마음산책
읽은기간 : 2026/04/20 -2026/04/26
제목이 멋들어져서 읽은 책..
저자가 1년간 유럽에 살면서 방문했던 미술관 투어를 기록했다.
우선 방대한 미술관 수에 놀라고, 그렇게 많은 미술관에서 특별전시회가 끝없이 진행되고 있음에 놀랐다.
남의 유적을 많이 빼앗아 자신들의 교양을 넓혔던 유럽은 그 이후 많은 예술적 성취를 이뤄낸 것 같다.
덕분에 현대 예술의 다양한 사조를 만들고 예술세계를 이끌고 가는것 같다. 물론 지금은 미국에 좀 밀린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쌓아놓은 업력은 무시할 수 없다.
교과서에서 이름만 듣던 작가들의 작품을 대중교통으로 방문해서 감상할 수 있는 유럽의 미술관이 부러웠다.
책으 읽으면서 이 미술관 한번 방문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특별전시전이라 내가 갈 때는 작품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고, 특별 전시전으로 통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작가의 작품이 함께 모일 수 있었고 그 곳을 방문해서 감동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는 걸 부러워했다.
역시 돈 벌어서 유럽에서 살고 싶다.
p73 브레라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은 사실 따로 있다. 미술관 마지막 전시실에서 인사를 건네는 프라체스코 하예즈의 키스다
p92 엄혹했던 중세의 끝자락, 이 그림은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며 최초로 여인의 누드를 등장시켰다. 실물로 본 보티첼리의 작품은 눈을 비비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뽐냈다.
p104 15세기말 고대 로마의 시장터에서 발견된 이토르소는 많은 예술가의 영감의 원천이 됐다. 가장 유명한 이가 미켈란 젤로다. 시스티나 성당에 그려진 벽화 최후의 심판 속 바돌로매 사도가 이 토르소와 같은 형태로 그려졌다.
p122 카라바조의 기법적인 특징으로는 명암 대비를 통해 입체감을 극대화시키는 키아로스쿠로와 후기작에서 도드라지는 테네브리즘이 꼽힌다.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 기법은 등장인물을 단순화하고 배경을 칠흑 같은 검정으로 칠해 마치 연극 무대의 핀 조명 같은 효과를 만든다.
p145 당시 사람들은 이 풍경화를 매우 급진적이라고 생각했다. 2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이 그림은 영국 시골의 전통적인 이미지로 여겨진다. 세월은 모든 아방가르드를 평범하고 익숙하게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
p154 반복해서 미술관을 찾으면 작은 변화들이 눈에 띈다. 그림이 교체되거나, 전시 방식이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 번 찾을수록 더 좋은 곳이 미술관이다.
p175 아라크네는 제우스만 고발하지 않았다. 인간 여성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포세이든, 크로노스 등을 모두 단죄했다. 아라크네가 가부장제를 고발하는 강인하고 패기 넘치는 여성의 전형이라는 해석이 오늘날 얼마든지 가능한 이유다. 현실의 폭력에 입을 틀어막힌 채 실을 짓는 노동을 강요당해온 여성들은 모두 거미 여인의 후손, 즉 아라크네의 자식들이다.
p242 1897년 클림트는 빈 분리파를 창립하며 아카데믹한 회화 전통을 거부하고 장식적 접근 방식을 추구하는 예술가 그룹을 이끌었다. 그는 빈 대학 그레이트홀의 천장화 연작(철학, 의학, 법학)이 외설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에 휘말리게 된다. 이 사건으로 그의 명성이 위태롭게 되면서 초대 회장을 맡았던 빈 분리파에서 탈퇴한 직후에 키스를 완성했다.
p174 레오폴트 미술관은 레오폴트 부부의 컬렉션 덕분에 1900년대의 빈을 고스란히 재현할 수 있게 됐다. 그래픽아트에서 문학, 음악, 연극, 무용, 건축, 의학, 심리학, 철학을 경제학 등이 교류하고 충돌하며 혁신을 만들어내던 모더니즘의 봄을 한 미술관에서 만나는 건 무척 즐거운 경험이다.
p301 독일 미술사학자 한스 벨팅은 “라파엘로의 드레스덴 시스티나 마돈다는 독일인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고, 예술과 종교에 대한 논쟁에서 독일인들을 통합하거나 분열시켰다”라고 책에 쓰기도 했다.
p310 나에게는 춥고 쓸쓸한 북구의 예술가만 그릴 수 있을 법한 황량한 폐허의 풍경으로 각인된 작가다. 프리드리히의 작품 10여 점을 걸어놓은 홀은 겨울 광야에 홀로 선 수도승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숭고함이라는 단어가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작가는 없다.
p345 페르메이르는 열한 명의 아이를 거느린 대가족의 가장이었으면서도 부엌의 작은 구석, 소녀의 방 한쪽으로 자신의 시선을 가져가는 미스터리한 화가였다.
p356 나는 아침 9시 이전에 도착했음에도 100미터가 넘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다른 대형 미술관이 전시장별로 동선이 흩어지는 것과 달리 한 작가를 위한 이 미술관은 대부분의 관람객이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연대기 순으로 1층부터 꼭대기층가지 올라가는 일관된 동선을 따르기 때문인 것 같다.
p375 1999년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쓴 소설과 동명의 영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성지순례의 인파가 부쩍 늘어났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는 특별했다. 소리 소문 없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 속 한 화가의 삶에 대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는 이 그림을 언젠가는 보고 말겠노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p402 아르테미시아의 인생은 모든 면에서 선구적이었다. 20세기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던 성공한 여성 화가였다. 드로잉 예술 아카데미인 아카데미아 델레 아르티 델 디세뇨에 입학한 최초의 여성 중 한 명이었다. 일생에 걸쳐 후원자의 지원을 받고 그림으로 생계를 꾸리고 독립할 수 있었던 여성은 당시에는 그녀 외에 없었다.
p408 일반적으로 유명한 작품이 집중된 드농 윙으로 입장해, 동쪽, 북쪽으로 향하는게 지름길로 알려져 있다. 조각상 밀로의 비넛,와 승리의 여신 니케, 함무라비 법전, 안토니오 카노바의 프시케 조각 같은 대표작을 지름길로 가다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거다.
p417 3부작이 각각 런던 내셔널 갤러리,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나눠져 있는 파울로 우첼로의 산 로마노 전투를 만나며 회화관에 입장하게 된다.
p430 팔라초 바르베리니를 상징하는 그림은 이 미술관의 대표적 이미지로 사용되는 지네브라 칸토폴리의 터번을 쓴 여성이다. 베이트리체 첸치의 초상화로 알려진 터번을 쓴 여성은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이자 칸토폴리의 스승인 귀도 레니의 작업이라고 잘못 알려졌던 작품이다. 여성 화가 지네브라 칸토폴리는 뒤늦게 명예를 되찾았다.
p458 이 우연한 여행으로 나의 카라바조 순례는 막을 내렸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런던, 스페인,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미술관들이 1년 동안 경쟁적으로 카라바조의 특별 전시를 열어준 덕분에 가능한 여정이었다.
p461 지루하면 죽는다에서 뇌과학자 조나 레러가 말하길 “인간의 뇌는 늘 향후 예측을 시도하는 패턴 기계지만, 도파민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건 뜻밖의 놀라움과 미지의 무언가, 즉 미스터리”라고 했다. 계획 없는 여행만큼 뇌를 자극하는 게 있을까
p462 463 나는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닌 장거리 트럭 운전사에서 미국 최고의 미술 평론가가 딘 입지 전적인 인물 제리 살츠가 예술가가 되는 법에서 한 조언을 좋아한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 이 말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를 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