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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할미 - 짧게 읽고 오래 남는 모두의 명화수업
할미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6월
평점 :
제목 : 미술관에 간 할미
작가 : 할미
출판사 : 더퀘스트
읽은기간 : 2025/08/28 -2025/08/31
요즘 미술분야에서 1위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읽어보면 특별하지는 않다.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썼다.
보통 읽는 음악이나 미술 에세이의 형식이다.
내용이 짧고 읽기가 쉬워 초보자들이 읽기에 편안하다.
베스트셀러는 역시 읽기 쉬워야 한다.
일반별점을 줘야 할 것 같은데 더 많은 별점을 준 이유는 내가 잘 모르는 작가들을 많이 소개해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분들의 그림이 편안했기 때문이다.
추상화가나 현대작가였으면 내가 이애하기 어려웠을텐데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을 많이 소개해줘서 앞으로 미술관을 방문해서 작품을 감상할 때 아는체(?)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두번 더 읽어가면서 새로운 작가들의 이름과 전시된 곳을 기억해야겠다..
p31 세상 일이 참 묘하단다. 그처럼 질타 받던 이 작품이 지금은 단체 초상화에 관한 생각의 틀을 바꾼 희대의 명작이라며 사랑받고 있거든.
p44 이런 참담한 상황에서도 르누아르는 슬픈 그림만은 절대 그리지 않았어. 그런 건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로도 족하다고 생각했거든. 자고로 그림은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줘야 한다고 믿었대.
p48 한번은 고통을 참아내며 꿋꿋이 붓을 놓지 않는 르누아르에게 한 친구가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냐며 물었대. 르누아르는 담담히 이렇게 답했단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영원히 남는다네
p54 병실에서 고흐는 150여 점의 그림들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별이 빛나는 밤은 그의 인생을 대표하는 세기의 명작으로 여겨지고 있어. 이 그림을 그리기 직전 고흐는 아직 동이 트지 않은 깜깜한 창밖 풍경을 한참이고 바라보았대.
p65 여전히 가난했고, 자신의 그림이 생각만큼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었지. 게다가 고갱은 문란한 성생활로 오랫동안 매독에 시달리며 건강이 악화된 데다 지나친 음주로 정신마저 온전치 못했어.
p73 할미도 여지컷 살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인생은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구나.
p91 은은한 조명 아래서 우아하게 춤추는 발레리나들이 그의 화폭을 새롭게 수놓기 시작했지.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발레 그림을 남긴 화가. 에드가 드가의 이야기가 시작됐단다.
p109 우피치 미술관에 걸려 있던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와 거의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어. 신화 속 여신인 비너스를 천한 매춘부로 바꿔 그리면서, 고상한 겉모습만을 좇은 프랑스 미술계와 부유층을 은근히 비꼬고 있는 거지. 이제 부르주아들은 마네의 그림만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
p127 이 사건 이후 고트로 부인은 점점 사교계에서 멀어졌고 사전트는 도망치듯 런던으로 건너가 새로운 시작을 해야 했어. 그럼에도 여전히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던 사전트는 항상 자신의 화실에 이 그림을 걸어놓았대. 또 고트로 부인이 세상이 떠난 뒤 그는 모델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작품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과에 넘기면서 “이것이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이라는 편지를 함께 부쳤다고 하지.
p139 이 그림이 지닌 압도적인 울림은 후일 전해오는 한 일화를 통해 더욱 깊이 다가온단다. 게르니카 마을이 폭격을 당하고 3년이 흐른 뒤, 나치가 파리를 점령했을 때의 일이야. 독일 장교 한 명이 피카소의 작업실을 찾아와 게르니카 그림을 유심히 보더니 물었대, “이 그림을 당신이 그렸소?” 그러자 피카소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지. “아니, 이 그림은 당신들이 그린 것이오”
p143 당시 그가 살던 플랑드르 지방은 혼돈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거든. 밖으로 자신들을 탄압하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힘겹게 맞서 싸우고 있었고, 안으로는 구교(카톨릭)와 신교(개신교)가 끊임없이 대립하는 상황이었지. 격동의 시기를 살고 있던 브뤼헐에게는 이런 혼란스러운 사회가 마치 바벨탑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모습과 겹쳐 보였을 거야.
p149 어떤 모델이든지 뽀샤시하고 아름답게 그려주는 르 브룅의 솜씨가 마음에 쏙 들었던 앙투아네트는 그녀에게 직접 그림을 의뢰했고, 30장이 넘는 초상화를 맡기면서 그녀의 재능을 무척이나 아꼈다고 하지.
p151 평생 나고 자란 조국을 떠나 낯선 땅으로 향해야 했을 그 심정은 얼마나 찹작했을까? 그래도 그녀가 떠나고 왕실과 가까웠던 사람들 대부분이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은 걸 보면, 이때 르 브룅이 내린 결단은 무섭도록 현명한 선택이었지. 게다가 그녀는 이방인 신세로 유럽 전역을 떠돌아다니면서도 단 한순가도 붓을 놓지 않았어. 그녀의 뛰어난 실력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 여러 귀족과 왕족들의 초상화 의뢰가 줄을 이었고, 그렇게 망명 화가로서 새로운 명성을 쌓아갔지.
p166 몽마르뜨에 마음을 붙인 로트렉은 자신처럼 사회의 주류에서 벗어난 소수자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했어.
p171 이 피라모스와 티스베 이야기는 훗날 여러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거든.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단다.
p197 둘이서 함께 뮌헨으로 넘어가 추상화가 칸딘스키를 비롯해 당대 혁신적인 예술가들과 영감을 주고 받았는데도, 그녀는 점점 야블렌스키를 뒷바라지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았어. 정작 자기 그림을 그리는 것엔 소홀해지기 시작하면서, 무려 10년 동안이나 그림을 등지게 된단다.
p203 하예즈는 이 모든 이야기를 아름다운 색채로 풀어냈어. 남자의 망토에서는 이탈리아 국기에 들어가는 빨간색과 초록색이, 여인의 드레스에선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란색이 눈에 띄어. 여기에 드레스 소매의 하얀색까지 더해지면서 이들의 옷차림에는 두 나라의 국기 색이 전부 짜맞추듯 들어가게 된단다. 연인의 달콤한 키스 속에 통일을 향한 동맹의 표식을 슬쩍 숨겨둔 거지.
p209 그 엄격했던 시대, 사랑조차 금기였던 시대에, 어쩌면 신윤복의 그림 속 사랑은 감히 말하지 못한 조선 사람들의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구나.
p214 할미는 여기서 이야기를 끝내고 싶은데, 아쉽게도 쓰라린 후일담이 하나 더 있단다. 이 감동적인 재회가 있고서 5년 뒤, 울라이가 마리나를 고소했거든. 둘이 함게 했던 작품들의 저작권 수익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지. 한때는 목숨을 맡길 만큼 신뢰했던 두 연인이 법정에서 마주하다니, 참으로 씁쓸한 결말이지?
p225 세상을 살아가며 받느 ㄴ상처를 이 작은 영혼은 어쩜 눈빛만으로도 따스하게 치유해주는지.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을 전해주던 녀석을 생각하면 지금도 코끝이 찡해온단다. 이토록 순수한 강아지들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남겨준 리비에르씨, 참으로 고맙네
p233 프란스 할스는 렘브란트, 페르메이르(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그린 주인공이지)와 함게 3대 거장으로 손꼽힐 정도로 17세기 네델란드를 휘어잡은 초상 화가중 한 명이란다.
p242 베르트 모리조도 이 새로운 흐름에 앞장서서 함께했어. 당시 인상파의 첫 전시회에는 30명의 화가가 참여했는데, 그중 유일한 여성이 바로 베르트 모리조였지
p257 긴밀한 명을 받은 김홍도는 도성 밖으로 나가 저잣거리를 비롯해 마을 곳곳을 누비며 진짜 조선 백성의 생활을 화폭에 담았어. 그때 남긴 그림들이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전해지는데, 참 재미난 장면들이 많단다
p265 누군가는 인생을 정리할 나이라고 하는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평생 1,5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긴 모지스 할머니. 지금도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단다.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기엔 결코 늦은 나이란 없다는 걸 자신의 인생으로 멋지게 증명해냈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