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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마을 같은 독일 소도시 여행
유상현 지음 / 꿈의지도 / 2025년 2월
평점 :
제목 : 동화마을 같은 독일 소도시 여행
작가 : 유상현
출판사 : 복있는 사람
읽은기간 : 2025/07/31 -2025/08/05
독일여행을 간다고 하면 가면 뭐 볼게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꽤 있다.
독일을 몇 군데 다녀봤지만 독일의 소도시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큰도시보다 작은 도시걷기를 좋아하는 나에겐 독일같은 여행지가 참 좋다.
물론 다녀와서 뭘 봤냐고 이야기하면 딱히 이야기할게 없는게 독일여행의 매력이다.
이 책은 독일의 많은 소도시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책읽는 느낌은 독일여행 가이드북인데 각 도시에 대한 설명이 좀 많은정도다.
여행가이드로 느낄만큼 많은 도시가 소개되어 있다.
첫 페이지에 책에 나온 독일도시들의 지도가 있는데 처음 읽을때는 눈에 잘 안들어왔다. 도시 이름도 낯설고, 그 위치도 낯설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좀 편안했다.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가? 그새 책읽으면서 도시이름이 눈에 들어왔다고 편안하게 지도를 보는 내 모습이 신기했다.
작은 동네여행을 좋아한다면 사서 읽으면 좋다.
읽다가 생각한건데 뮌헨이나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가 소도시인지는 모르겠다.. ^^
p5 중요한 것은 이 많은 나라마다 권력을 가진 군주가 있고, 그 본거지인 수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작은 나라라 해도 수도에는 권력자의 궁전이 있고, 부유한 귀족이나 상인의 저택이 있고, 종교 국가 성격이 강한 신성로마제국 특성상 교회 또는 성당이 있었으며, 이들이 모여 형성된 광장과 거리 등 시가지가 펼쳐졌다.
p23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성의 내부에서 권력자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힘을 과시하기 위한 궁전이 아니라 철저히 외부와 고립되어 숨기 위한 은신처였으니 당연하다.
p33 그렇게 쇠락한 로텐부르크는 이후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일이 없는 작은 마을에 불과했기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화마를 피했다. 온전한 성곽, 그 안에 보존된 중세 마을,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이 모든 동화 같은 풍경이 400년 전의 잔혹동화까지 연결되는 것이니,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로텐부르크다.
p58 독일 서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프라이부르크 이야기다. 이 도시는 1975년 원전 계획을 철회시킨 이후 세계가 주목하는 친환경의 성지가 되었다. 태양광을 비롯한 녹색 에너지만으로 도시를 운영해 친환경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꼭 가보아야 할 곳이 된 것이다.
p86 맥주 순수령은 맥주를 양조할 때 물, 호프, 맥아, 효모 외에 다른 원료를 일체 첨가할 수 없도록 만든 법으로, 독일 맥주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똑같은 원료를 가지고 차별화된 맥주를 만들기 위해 저마다 치열하게 연구하여 우수한 맥주가 생산될 수 있었고, 그 전통은 고유의 양조법이 되어 지금도 전수되고 있다.
p97 간혹 규칙을 어기다 적발된 학생들에게는 감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학생감옥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감옥과는 달랐다. 외출도 가능했고, 술도 반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감옥행이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졌고, 일부러 규칙을 어겨 학생감옥 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p107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되는 이야기 가운데 유럽에서 유명하지만 막상 가보면 실망하는 세 곳이 있다고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인어공주 동상, 벨기에 브뤼셀에 있느 ㄴ오줌 싸는 아이 동상,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로렐라이 언덕이란다.
p130 산 정상에는 란트그라프성이 있다. 그러니까 산 아래부터 구시가지를 지나 천천히 언덕을 오르면 마지막에는 탁 트인 전망의 성에 도착하게 된다. 다시 내려오는 길에는 덤불이 가득한 돌담기를 따라 내려올 수 있다. 고즈넉한 여행 겸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p151 쾰른의 자랑인 쾰른 대성당이 그것을 뒷받침해 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등록된 쾰른 대성당은 공사만 600년이 걸린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고딕 성당이다. 아기 예수를 영접했던 동방박사 3인의 유골함이 보관되어 있으며, 엄청난 가치의 조각과 예술품, 스테인드글라스를 보유하고 있는 세기의 걸작이다.
p170 당시 음유시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사람이 바로 바르트성에 대대로 거주했던 튀링엔 공국의 영주들이다. 이들은 전국의 음유시인을 성으로 불러 모아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렇게 쌓인 서사시는 민족주의를 고취하였고, 훗날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가 이를 집대성하여 탄호이저 등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오늘날의 게르만 민족주의의 완성을 보여주게 된다.
p178 바이마르 공화국의 수도가 바이마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훨씬 나중 일이다. 바이마르 헌법이 탄생한 곳이 바이마르였던 것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 일부러 조용한 소도시 마이마르를 택해 일시적으로 의회가 열렸던 것일 뿐이다.
p185 크베들린부르크는 동프랑크 왕국의 수도였다. 동프랑크 왕국은 신성로마제국의 전신으로서, 신성로마제국 최초의 황제 오토 1세의 아버지 하인리히 1세가 크베들린부르크를 동프랑크 왕국의 수도로 정하고 크베들린부르크성을 지었다. 하인리히 1세가 즉위한 것인 912년이므로 이미 1,000년이 훌쩍 넘은 고성이다.
p190 크베들린부르크는 이처럼 도시의 나이테를 보여준다. 10세기의 술로스베르크를 시작으로 점차 도시가 커지고 커질수록 다음 세기의 건축에 충실한 시가지가 펼쳐진다. 급기아 20세기의 건축까지 가장 외곽에 자리 잡으면서, 이 나이테는 무려 10세기에 걸친 방대한 세월을 오롯이 담아낸다.
p203 18세기 초 작센 공국은 강한 권력을 과시하며 화려함의 극치를 달린 강건왕 아우구스트가 통치했다. 그에게 있어서 도자기는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고급문화였다. 그는 요한 뵈트거에게 도자기 제조를 강요했다. 마이센의 알브레히트성을 통째로 내어주고 사실상 감금한 채 공방을 만들게 했다.
p226 이러한 옛 유적들은 하나같이 힘이 넘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브란덴부르크 문은 전쟁에 나가거나 돌아올 때 군대가 지나간 곳이고, 전승 기념탑은 강대국과의 전쟁에서 차례로 승리한 뒤 이를 자축하며 세운 국력의 상징이다. 그런 막강한 힘을 뽐낸 이들이 바로 프로이센이다.
p268 첼레는 동화 같은 마을이지만, 동화는 없다. 하프팀버가 가득한 첼레의 구시가는 동화의 배경이 될 만도 한데, 첼레를 배경으로 한 동화는 없다. 첼레의 동화 같은 마을은 그저 현지인들의 생활 터전이다. 전통을 보여주기 위해 가공된 민속촌이 아니라 여전히 전통가옥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현지인들의 삶의 공간이다.
p279 황제의 별장 카이저팔츠도 축제가 점령했다. 서울에 비유하면 경복궁 같은 기념비적인 유적이지만, 사람들은 그 앞마당에서 벼룩시장을 열고 있다. 아무리 유서 깊은 장소라고 해도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의 일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