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QWER이다 - 어느 40대 아재의 밴드 아이돌 덕질 일기
이주강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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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세상이 QWER이다

 : 이주강

 : 빈티지하우스

읽은기간 : 2024/12/20 -2024/12/28


이런 덕질류의 책은 언제나 즐겁다.. 

요즘에야 여자아이돌 팬이라는 것이 낯설지 않지만, 내가 카라를 좋아하뎐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변태이야기 듣기 딱 알맞았다. 

이젠 이런 덕질이 자유로와져서 이런 책도 나오고... 세상 참 많이 변했다. 

나도 꽤 관심을 갖는 그룹 QWER에 대한 덕질이야기다. 

내용은 그저그렇다. 

그런데 이런 책이 내용이 그저그래야지, 세상을 바꾸는 내용이 나오면 더 이상핮지 않을까?

세상이 이렇게 다양하고, 다채롭고, 변화하고 있는데 나만 멍청하게 있는건 아닐까 자극을 받는 정도랄까... 

사실 아이돌 걸그룹이 화려하고 인기있는 자리이긴 하지만 그건 정말 모래위에 바늘처럼 일부의 이야기.. 대부분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그라든다. 

노력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운도 따라야 하고, 재능도 따라가야 하고, 타이밍도 따라야 한다. 

그들의 노력을 알기 때문에 아이돌 걸그룹 아이들이 다들 잘되었으면 한다. 

이런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성공하길...


p13 취미생활이야말로 뇌를 떼어놓고 함께 즐기는 것이지요. 물론 제대로 덕질하려면 생각보다 뇌가 많이 필요하지 말이죠.

p32 20대 초반 소녀의 살아남기 위한 가짜 광기가 제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시요밍은 QWER 데뷔 전부터 4차원 소녀 이미지가 있엇습니다. 게다가 그녀가 QWER 자체 콘텐츠나 마젠타의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확실히 그녀가 남다른 똘끼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해줍니다. 하지만 일본 예능을 20년 넘게 즐기고 있는 제게, 그녀의 복장이라든가 기타 여러 상확극은 벼랑 끝에 선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고 지금도 매 순간을 방송각으로 만들고자 애쓰는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p45 그렇다면 QWER은 도대체 무엇을 참고로 해서 만든 성장형 걸밴드일까요? 정답은 일본 애니메이션 케이온, 붗치 더 록으로 대표되는 어설프지만 풋풋하고 진정성 있고 밝은 여고생 동아리 밴드입니다.

p55 QWER의 대중성은 더욱 치솟았죠. QWER을 키운 것은 8할이 안티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롤의 바위게처럼 얻어터지는 게 일상인 QWER 팬덤은 내성과 내공을 늘리고, 그들만의 즐거운 덕질을 이어갔습니다.

p64 이 영상으로 빙튜브는 팰들 사이에서 빙정우(빙튜브+하정우)로 승화하고, 소다단 또한 성불했습니다. QWER의 소속사인 3Y코프레이션의 특징은 팬덤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한 뒤 할술 더 떠서 제공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p72 저는 주위를 둘러보고서 대림대학교 축제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크지 않은 학교 운동장에 사람이 꽉 차지도 않았으며, 상당수가 동네 주민이었습니다. 저보다 나이 많은 흰머리 아저씨들이나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도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말 그대로 대학축제를 가장한 동네축제였습니다.

p77 40대 언론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다 강다니엘에 빠진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의 작가 원유처럼, 3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 아이돌 덕질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 분들의 에세이 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p91 원래 밴드라는 것이,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괴짜들이 모여 좌충우돌 뚱땅뚱땅하면서 커가는 성격인데도 말이지요. 해외에서 더욱 사랑받고 있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인 신스네이크도 QWER 관련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원래 락 밴드는 미숙한 상태로 세상에 나와서, 많은 평단들의 질타와 비난과 라이브 논란… 이런 지적은 지금 세계적 밴드들이 다 겪는 일입니다.

p112 그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가 아닙니다. 특히 주인공 강백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야말로 농구 초짜입니다. 하지만 그는 짧은 시간동안 영혼을 갈아 넣으며, 눈을 가린 노새처럼 오직 최선을 다해 앞으로 돌진합니다. 불꽃 남자 정대만 또한 자신의 부상을 포함한 여러 악조건에 대해 불평하거나 이해를 바라는 모습이 없습니다. 그 어떤 부정적 에너지를 타인에게 표출하지도 않고 신세 한탄도 하지 않은 채 “Just do it”합니다.

p124 부정이 자기에게 닥쳐올 때마다 항상 더 큰 긍정으로 덮어버린 초긍정 아희돌! 하찮아질수록 그녀는 위대해질 것이며, 낮은 곳에 임할수록 높아질 것입니다.

p134 저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게임에는 문외한이고, 게임 음악 또한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어떤 애니메이션 주제곡도 이렇게 대놓고 큐트를 드럼통으로 들이부어 공구리를 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가사가 대놓고 “이게 우리 real power, cute”인데 이 정도로 노골적인 귀여움 찬양 노래가 또 있나요.

p140 단순히 그녀들이 “찐”으로만 남았다면, 세상의 흔한 덕후와 다를 바가 없겠죠. 그녀들은 피나는 노력으로 인기 밴드가 먼저 된 뒤, 다신 본래의 찐을 극강으로 보여줍니다. 애나마 파워 속 그녀들은 4인조 밴드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입니다. 이 때문에 밴드로서의 QWER을 옹호해왔던 애호가들조차 머쓱해질 수가 있습니다.

p153 아무런 배경 없이 타고난 재능 하나로 400만 틱톡커의 자리에 올랐으니, 안티 또한 산더미처럼 많았죠. 그래서인지, 온라인상에서 유명해지고 난 뒤에도 그녀는 현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전설의 포켓몬으로 불렸죠.

p169 QWER이 광고하는 마운틴 듀 제로슈가 블루에다 라면을 끓어 먹기도 하고, 자기 가수를 희화화하는 웹툰을 신나게 그리기도 합니다. 물론 QWER 멤버들이 그 웹툰을 리트윗하며 함께 즐기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작품을 쏟아내고 있지요. QWER만큼 가수와 팬덤이 병맛으로 하나 된 사례를 달리 찾기 힘듭니다.

p179 별의 하모니를 커버한 가수들이 적지 않은데, 그들 모두 이 감정선 문제에서 난항을 겼었음에 틀림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별의 하모니는 불안한 희망, 확신 없는 기쁨, 사그라드는 벅차오름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인 양가감정들이 뒤얽힌 난곡이기 때문입니다.

p187 다만 나이가 들면서 차츰 과거의 똘끼가 사라지고 겁만 많아지는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저라면, 카스쿨 페스티벌이 끝난 뒤 귀가해서 피부가 까질 때까지 밤을 새워가며 벅벅 문질러서 결국 스머프끼를 빼고 출근했을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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