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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역사의 쓸모 - 합리적이고 품위 있는 선택을 위한 20가지 지혜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7월
평점 :
제목 : 다시, 역사의 쓸모
작가 : 최태성
출판사 : 프런트페이지
읽은기간 : 2024/11/09 -2024/11/15
역사의 쓸모 2탄이다. 워낙 유명한 한국사 강사이기에 저자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한국사가 뉴라이트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는 이때에 이런 책들이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하고, 바르게 알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간서치 김득신으로 시작해 우리나라를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사랑했던 미국인 서서평에 이르기까지 역사속에서 두드러졌던, 또는 숨겨졌던 사람들을 통해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도전에 반응할 나를 응원해준다.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만드는 자들에게서 우리의 역사를 바로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자랑스런 역사에서는 긍지를, 부끄러운 역사에서는 반면교사를 삼으며 오늘 나에게 던져지는 시대의 물음에 응답하려고 한다.
좋은 책이다.
p19 그 시대에는 그 시대의 과제가 있었듯 우리 시대에는 우리 시대의 과제가 있어요. 우리는 이 과제를 풀어나가면 됩니다.
p38 제1차 세계대전은 제국주의와 민족주의,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범게르만주의와 범슬라브주의의 충돌이었어요. 우연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일어날 필연적인 결과였던 것입니다. 사라예보에서의 총성은 하나의 명분이었을 뿐이에요
p61 저는 이런 것이 일종의 지적 유희라고 생각해요. 역사적 배경 지식을 알게 되면 더욱더 몰입하게 되잖아요. 창작자의 의도도 이해되고 감동도 깊어지죠.
p84 김득신은 머리가 그렇게 나빳지만 시는 잘 썼다고 합니다. 당시 왕이었던 효종은 김득신이 쓴 시를 볼 때마다 극찬했어요. 자연을 노래한 시를 읽다 보면 자기가 마치 그 자연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평했어요.
p85 나보다 머리 나쁜 사람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조선의 노둔한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손가락질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한 번도 스스로에게 너는 못 해라고 한계를 정한 적이 없다. 혹시 당신이 살다가 재주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처럼 한 가지 일에 정성을 다해보아라. 내 시대에 나보다 시를 빨리 쓰는 사람도 있었고, 나보다 시험에 빨리 합격한 사람도 있었고, 나보다 글을 빨리 배운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은 나와 같이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p97 제7폭 환어행렬도는 화성을 출발한 행렬이 시흥 행궁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그렸는데 정조가 직접 혜경궁 홍씨에게 차와 음식을 올리기 위해서 행렬을 멈춘 순간을 담았어요. 정조가 어머니를 얼마나 정성껏 모셨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p114 매천야록은 정치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저잣거리의 소문까지 담은 중요한 자료에요. 이 책의 마지막에 담긴 사건은 경술국치였습니다. 망국의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뒤 황현이 술에 아편을 타서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p145 임사홍과 막내아들 임승재는 연산군을 위해 무엇이든 합니다. 연산군의 사냥에 방해되는 민가는 몽땅 철거하고, 전국 방방곡곡의 미인을 왕에게 바쳤어요. 두 사람이 나타나면 다들 벌벌 떨었다고 해요. 그토록 연산군을 따른 이유는 연산군이 곧 권력이기 때문이었습니다.
p189 그가 펼친 정책들은 16세기라는 시대와 조선이라는 공간을 벗어나서 고민하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생각들이거든요. 만적이 노비의 한계를 벗어나 우리도 장상이 될 수 있다고 외쳤다면, 이지함은 명분을 중요하게 여기던 성리학의 시대에 양반으로서의 체면을 다 내려놓았어요.
p194 박노해 시인이 쓴 글귀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
p215 성공신화를 만드느라 그 뒤에 숨겨진 아픔은 감춰져 버렸죠. 하지만 사실 인간 안중근은 실패와 실수를 거듭했습니다. 계획한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결정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엄청난 비판과 비난을 받았고 극한의 고통을 감내해야 했죠.
p247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미국의 여성운동가 캐롤 허니쉬가 한 말입니다. 사랑과 결혼, 가정 문제 같은 개인적인 것이 사실은 정치적인 것이라는 뜻이에요. 모두 개인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임을 지적한 것입니다.
p259 최홍종 목사도 아주 대단한 분이에요. 한국의 한센병 환자 이야기를 하려면 이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독립운동가이자 빈민운동가인데. 한국나병예방협회를 만든 인물이기도 합니다.
p262 쉴 새 없이 일하던 서서평은 1934년 여름에 숨을 거두고 맙니다. 광주는 물론, 제주도까지 돌면서 봉상에 매진한 나머지 지나치게 쇠약해진 거에요. 매일 최소한의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남은 생활비는 모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썼던 서서평의 사인은 안타깝게도 영양실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