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7월
평점 :
제목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작가 : 오후
출판사 : 웨일북
읽은기간 : 2024/06/13 -2024/07/02
우리 사모님께서 사신 책인데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약간은 시니컬하게, 또 약간은 잡다하게 과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대부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제일 어려워했던 분야는 성에 대한 부분...
남성과 여성외에 다른 제3의 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데,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이 너무 적고, 나외에 다른 성에 대해서 이해도나 공감도가 낮다 보니 내용이 어려운 게 아니라 마음에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았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할듯 싶다.
그외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화학, 천문에 대한 내용이나, 기후에 대한 내용은 잡다한 지식을 많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과학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요즘은 이렇게 가볍게 터치해주는 책도 많아서 과학에 대한 최신 경향을 조금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없다..
p11 무엇이 당신의 인생을 풍료롭게 만드는가? 대부분 과학이나 기술, 예술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런 것들은 하찮게 여기며,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정치는 무언가 대단한 것으로 여긴다.
p40 암모니아의 발명(가능성)만으로 이미 스타가 된 하버는 자신의 성공에 취해 있었고, 암모니아 상용화 과정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하버가 최초로 성공했지만, 상용화는 보슈와 바스트 사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다. 하버만큼이나 보슈의 역할이 컸기에, 지금도 이 제작 방식을 하버-보슈 공법이라 부른다.
p46 하버의 독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을 뒤흔들었다. 그는 강한 무기가 전쟁을 단축할 것이라 주장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제1차 세계대전은 보병 부대가 참호를 파고 버티는 참호전이 주를 이뤘는데, 밀폐된 참호에서 독가스가 터지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p73 역사에 크게 언급하진 않지만, 이후 다시 중국을 통이랗게 되는 한나라의 유방도 단위 통합에 큰 역할을 했다. 만약 그가 중국을 통일을 한 다음 유럽의 다른 왕처럼 자신만의 단위를 만들어 다시 보급했다면 단위의 혼란이 계속됐을 것이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유방은 진나라의 도량형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도량형이 뿌리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가끔은 지도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p78 이렇게 고생해서 만든 미터법을 프랑스 시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과거의 단위는 문제는 많았지만 당시 시민들에게는 훨씬 익숙한 것이었다. 미터법은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과거 단위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10프랑의 벌금을 매기자 상황은 금새 역전됐다. 인류는 그때나 지금이나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참지 못한다.
p89 달은 지구를 일정한 힘으로 끌어당기는 데 딱딱한 육지보다 물로 된 바다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이로 발생하는 마찰력이 지구의 회전 에너지를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자전이 조금씩 느려진다. 물론 이 변화 속도는 매우 느려서 현재 시간을 측정하는 데 굳이 고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인류가 아주 오랫동안 살아 남는다면(약 2억 1000만년 후) 하루를 25시간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p93 처음 별자리를 측정한 이후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 현재 하늘과는 한 달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점을 보는 사람은 이런 과학적인 사실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혹은 모르거나). 만약 조금 더 과학적으로 별자리 점을 보고 싶다면, 자신이 해당하는 별자리의 앞 별자리를 보면 된다. 예를 들면 쌍둥이자리인 사람은 황소자리 운세를 보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본다고 해서 별자리 점이 과학적인 것이 되지는 않는다.
p113 한국에는 에스페란토 사용자가 많지 않아 직접 만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상표 중에 에스페란토가 종종 있다. 가령 네이버의 AI 번역기 파파고는 에스페란토로 앵무새란 뜻이고, 버블티 체인점 아마스빈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뜻이다.
p126 영감을 받은 그는 나이트로셀룰로스와 장뇌를 혼합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물질에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여 1869년 특허를 낸다. 최초의 플라스틱이 탄생한 것이다.
p131 파크스가 최초의 플라스틱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가 만든 파크신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반면 하야트는 셀룰로이드를 판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었고, 대박을 터트렸다. 하야트가 만든 건 단순히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이 아니다. 플라스틱이 현대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발명한 셈이다.
p135 단지 엎어졌을 뿐인데 플라스틱 개발에 결정적 공헌을 하게 된 콜로디온은 프랑스에 다시 한번 엎어져 의복 혁명을 이끌었다.
p143 같은 재료를 섞어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더라도 분자 개수와 결합 형태에 다라 성질이 전혀 달라진다. 그러니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면 플라스틱의 종류는 무한대다.
p161 자본주의는 반성하지 않는다. 물이 더러워지면 생수를 팔고, 공기가 더러워지면 공기 청정기를 팔면 그만이다.
p228 1917년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나고 공산주의를 이념으로 소비에트연방이 세워진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았던 레닌은 61세의 평민 출신 과학자 치올콥스키를 인민의 영웅으로 치켜세운다. 독학한 평민 출신 과학자라니, 공산주의 구미에 당길 만하지 않은가?
p234 1959년 소련은 달을 향한 인류의 첫 번째 로켓 루나 1호를 발사하지만 실패한다. 하지만 곧바로 9월에 루나 2호를 쏘아 올려 달에 보낸다. 루나 3호는 달을 선회하면서 달의 뒷면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한다.
p250 미국 최초의 재활용 가능 비행체인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1981년에야 등장했으니, 소련은 상당히 빠른 시점에 재활용을 선택했다. 열악한 재정이 기술 개발을 촉발한 것이다. 미국에서 우주왕복선 개념이 등장한 것도 우주 경쟁에서 완전히 우위를 차지했다고 생각한 미국정부가 NASA의 예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늘 돈이 문제다
p252 1970년대 후반이 되면서 소련은 활기를 되찾는다. 살류트 6호에 승선한 유리 로마넨코와 게으리기 그레츠코는 우주에서 96일간 체류해 미국기록을 뛰어넘는다. 이후 소련은 러시아를 거치는 동안 단 한 번도 우주 장기 체류기록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는다.
p258 미국인이 우주에서 수동으로 무언가를 했다면, 미국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우주인들은 이를 용돈벌이 정도로 여겼다. 이런 기괴한 상황 속에서 러시아의 우주인과 엔지니어의 실력은 강제로 향상됐다
p265 냉전 종식 이후 투자가 줄어든 미국도 우주인을 보낼 때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한다. 그 때문에 많은 우주인이 러시아어를 배운다. 우주에서는 러시아어가 공용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p277 이 작품은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단지 단어를 나열했을 뿐이지만, 원작을 읽어서는 알 수 없는 인물과 작품의 이면, 그리고 사회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p281 한국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국가 정책으로 인터넷 인프라를 전국에 보급했다. 덕분에 자타가 공인하는 IT 강국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ICT는 미국보다 2년 정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국가가 발전하는 동안 한국이 정체된 건 그놈의 공인인증서부터 언어까지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은 것도 그중 하나로 꼽는다.
p288 오바마가 당선된 그날, 백인 극우 사이트인 스톰프런트(미국 일베)의 가입자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사람들은 구글에 First Black President를 검색하는 만큼 Nigger President를 검색했고, 4개주에서는 후자를 더 많이 검색했다
p290 사람의 말이 아니라 드러난 행동을 믿는 것, 그것이 빅데이터의 교훈이다
p291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남자와 그들의 파트너가 조루로 고민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p300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점은 위성 사진은 경제 성장을 확인하기 위해 촬영한 자료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위성 사진은 다른 용도로 이미 촬영되어 데이터는 남아 있었고, 연구자들이 숨겨진 경제 성장을 알아내기 위해 이 자료를 찾아내 활용한 것이다
p304 훨씬 더 중요한 일에 데이터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답을 내놓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시간이 충분하다면 당연히 인과 관계를 밝히려고 노력해야겠지만, 허리케인처럼 당장에 닥칠 재난의 상황이라면 데이터가 내놓는 엉뚱한 답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까?
p306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이자 경제 전문 기자인 저스틴 폭수는 21세기 자본을 다룬 기사에서 “이제 더는 누구도 불평등의 증가가 경제 성장의 부산물이라거나, 자본이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지위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전개할 수 없을 것이다.
p313 천 년을 수련했으면 이세돌이 아무리 천재라도 알파고가 이기는 것은 당연하고, 심지어 정의로운 일이기도 하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평범함의 입장에서 알파고를 응원했어야 한다. 물론 알파고는 평범하진 않지만, 아무튼 천 년을 고생했으면 몇십 년 고생한 걸 이기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가
p317 이게 단순히 내 운빨은 아니었다. 올빼미 버스 정류장 500m 내에 서울 시민 50%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서울 시민 2명 중에 한 명은 올빼미 버스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p318 지속적인 불황에서 사회 정책은 점점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빅데이터가 도입된 이후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화되는 추세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약자는 배제된다. 효율적인 빅데이터는 소수자를 배제하고 다수의 이익에 부합한다. 문제는 이 사실을 안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과연 효율을 무시한 채 약자를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는가?”하는 점이다.
p321 사전 배송으로 아마존은 경쟁자들보다 빠른 배송을 하고, 그 덕에 점유율이 더 올라가고 그럴수록 사전 배송은 정확해지고 피해도 적어진다.
p332 모든 국가는 다른 나라의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모르는 나라는 없다. 미국이 염팜을 했ㄱ 때문이 아니라, 염탐을 자신들보다 훨씬 잘했기 때문이다.
p352 연합군 기상관 제임스 스태그는 날씨를 제대로 예측한 공로로 미국과 영국 두 나라에서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만 보고 독일군 기상관이 연합군 기상관보다 무능했다고 판단할 순 없다. 당시 독일군 관측 자료 자체가 부족했다. 물론 가장 부족한건 운이었겠지만.
p356 이 굵직한 사건들이 오직 바뀐 기후 때문에 일어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요인들과 상호 작용해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소빙하기는 유럽뿐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 맹위를 떨쳤고 정치 격변을 불러왔다.
p368 기상 위성들은 자국을 중심으로 관측하지만, 주변 지역 정보도 모두 수집한다. 12대의 기상 위성은 지구의 하늘을 24시간 빈틈없이 감시하고 있고, 그 자료는 전 세계가 함께 사용한다.
p390 인공강우를 영어로 cloud seed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씨가 될 물질을 비행기에 싣고 투하하거나 미사일로 쏘아올리면 비가 내린다
p391 우박이 생길 수 있는 구름을 사전에 파악한 다음 씨앗을 뿌려, 우박이 생기기 전에 비를 쏟아내게 하는 것이다. 이미 우박이 만들어졌다면 로켓을 발사해 구름 속에서 우박을 폭파하기도 한다. 무식한 방법이지만, 무식한 게 언제나 가장 효과적이다.
p404 한국은 식량자급을 하고 싶어도 물이 부족해서 할 수가 없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는 데는 엄청나게 많은 물이 들어간다. 해외에서 식량을 사 오기 때문에 우리가 물을 펑펑 쓰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p416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거나 감화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반대자들이 다 죽고 나서 새로운 진리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때 비로소 승리한다
p419 과학자도 자신만의 사고관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가 밝혀내는 과학적 사실은 분명 객관적인 것이겠지만, 그가 그 과정에 이르는 데는 그의 방향성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철학자는 새로운 발견에 대해 해석을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