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클래식 - 감정별로 골라 듣는, 102가지 선율의 처방
올리버 콘디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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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순간의 클래식

 : 올리버 콘디

 : 앤의 서재

읽은기간 : 2023/03/30 -2023/04/26


요즘 이런 책들이 유행이다. 

365일 매일 클래식 한 곡씩 들을 수 있게 소개하거나, 90일동안 소개하는 클래식 같은 책..

이 책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별로 들을만한 클래식을 소개한다.

얼마나 그 음악이 서로 케미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십개의 감정을 나열하고 음악을 추천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내가 모르는 음악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이런 책은 음악을 들어가면서 봐야 하는데, 저녁에 책을 보다보니 음악을 듣기가 어려웠다.

시간이 날때, 또는 감정이 동할 때 읽으면서 추천음악을 들어보면 좋을듯 하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뭔가 폼을 잡고 들어야 하는 음악같은데,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언제나 틀어놓고 흥얼거리는 유행가같은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즐겁게 읽었다. 


p18 모차르트는 신선하고 천진난만한 음악에 더없이 듣기 좋은 선율을 가득 채워 가장 즐겁고 장난스러운 방식으로 연주자의 기량과 음조에 도전장을 내민다. 플루트 협주곡 제1번 중 아다지오 악장의 주선율은 모차르트의 탁월한 영감이 돋보이는 대목으로, 작곡 과정에서 그가 새삼 플루트를 사랑하게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p24 그리그와 말러가 편안한 환경에서 작곡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반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강제로 고립을 당한 경우였다. 1717년 11월, 바흐는 바이마르 궁정직을 내려놓고 쾨텐으로 이직할 뜻을 내비쳐 계약조건을 위배했다는 죄목으로 수감된 상태에서 <평균율 클라이버곡집> 제1권의 초안을 만들었다. 바흐가 난데없이 서양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건반악기 독주곡 모음집을 쓰고 싶어진 까닭은 그의 제자 게르버에 따르면 ‘심심하고 우울한 데다 악기 하나 없었기 때문’이라고.

p31 바흐의 가장 완벽한 오르간 작품 환상곡가 푸가 G단조는 함부르크의 한 교회 오르간 연주자 직에 지원해 오디션 현장 즉석에서 만든 곡이다. 놀랍게도 이 특별한 푸가는 바흐의 가장 아름다운 창작물일 뿐 아니라 대위법적으로 가장 복잡한 푸가이기도 하다.

p86 사후에도 헨델은 사랑하는 고아들을 버리지 않았다. 이 작품을 알게 된다면, 하물며 이 작품을 연주하고 노래하게 된다면, 언제나 메시아(구세주)가 함께할 것이다

p108 일반에 공개될 가능성이 희박한 작품을 그토록 섬세하게 쓴 것은 버드가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기 때문이다

p150 작곡으로 벌어먹기란 늘 녹록지 않은 일일뿐더러, 모든 연주자가 항상 작곡가의 의도대로 연주하는-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다 평단의 시선도 무시할 수 없다

p150 난 지금 화장실에 앉아 당신의 평론을 읽고 있소. 지금 이 글은 내 앞에 있지만 곧 뒤로 갈 거요

p152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2세기 작곡가 레오냉이, 그로부터 약 50년 뒤 페로탱이 이전까지 단선율로만 구성되었던 그레고리오 성가에 성부를 추가하는 파격적인 구성을 사용함으로써 풍성한 질감의 다성음악이 등장했다.

p155 세상이 인정하는 거장들의 작품이라고 해서 전부 다 걸작인 것은 아니다. 그들은 불후의 명작과 더불어 수많은 범작과 졸작도 남겼다

p 데이비스의 발끈하는 성격도 이탈리아 거장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의 불같은 성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의 옹졸함은 차원이 달랐다. 단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은 기본이요, 새뮤얼 안텍의 저서 토스카니니는이런 사람이었다에 의하면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기 재킷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고도 한다.

p169 19세기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부르크너의 우울증 가족력은 그에게 극도의 고독감과 강박장애를 안겼다. 그는 나뭇잎, 밤하늘의 별, 풀잎, 건물 창문 수를 강박적으로 세는 기이한 행동을 일삼았다고 전재진다

p173 어느 젊은 병사의 몰락을 직설적으로 그린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1917년작 음악극 병상의 이야기만큼 따끔한 맛을 보여주는 작품은 없다.

p185 그는 병원, 도박장, 정신병동을 방문하곤 했다. 심지어 지하감옥으로 들어가 가장 깊숙한 곳에 갇힌 사형수들과 대화하기도 했다. 유명 인사가 된 뒤 리스트는 연주회 수입의 대부분을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했고 1865년 무대에서 은퇴할 때까지 갖가지 자선 공연을 자주 열었다. 또한 리스트는 경쟁심 강한 에술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p194 이처럼 왕성한 창작력의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말년의 바흐가 얄밉도록 겸손하게 밝힌 대답은 근면이었다. “나는 열심히 일했다. 나만큼 열심히 하면 누구라도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p195 물론 훌륭한 창작물이지만 사실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바흐의 작품목록 213, 214, 215번을 포함해 기존하는 여러 세속 칸타타를 표절했다. 음악계의 일 중독자도 무턱대고 열심히 하기보다 더 영리하게 일해야 할 때를 알고 있었다

p198 클라디우스의 시에서 소녀는 죽음에게 “지나가세요. 오! 날 지나쳐 가세요 전 아직 어려요”라고 외친다. 죽음은 냉정하고 차분하게 답한다 “손을 내게 다오, 곱고 여린 그대여! 나는 그대의 벗, 그대를 벌하러 온 것이 아니니 그대는 나의 품에서 편히 잠들지어다”

p200 1824년 초연 당시 프랑스 혁명이 실패하고 군주제가 부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현실에서 이 작품의 메시지는 실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리라와 서로 끌어안자, 수백만 인이여 같은 정서는 실현 불가능한 꿈으로 보였으리라

p213 대중예술이었던 클래식 음악이 어쩐 일인지 지난 100년 사이에 그 불가해하고 터무니없는 규율에 무지한 이를 배척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해버렸다

p216 제수알도의 합창곡은 그 자신만큼이나 엽기적이다.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지른 직후에 쓴 그의 여섯 번째 마드리갈(르네상스 후기 이탈리아에서 성행한 세속가요) 모음집은 당대 다른 어떤 작곡가도 시도하지 않았을 파격적인 반음계 화음, 전조, 분위기 변화가 가득하다

p217 푸가의 특징은 하나의 주제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변형과 음역으로 조합하는 것이다. 복잡한 계산을 거쳐야 하지만 작곡가를 잘 만나면 만족스럽고 매혹적인 작품으로 탄생한다

p219 평생 사랑의 결실을 본 적 없었던 요하네스 브람스는 자신의 내밀한 욕망을 음악에 쏟아부었으며, 특히 피아노 4중주 제3번에 저명한 피아니스트요 작곡가이자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를 향한 감정을 응축해 담앗다. 서글픈 탄식으로 시작하는 1악장은 내내 클라라를 애절하게 외쳐 부르는 듯하다

p221 과연 아주 많은 연주가가 경력을 한참 쌓고 나서 바흐의 특정작품에 느지막이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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