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는 바흐다 - 시공을 넘은 바흐 수용사
나주리 지음 / 모노폴리(monopoly)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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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흐는 바흐다

 : 나주리

 : 모노폴리

 : 2022/10/11 - 2022/11/01


책설명에서 바흐 수용사라고 되어 있고, 제목도 괜찮아보여서  너무 쉽게 생각했다.

이 책은 내가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이 아니다.

바흐이후 음악가들과 대중이 어떻게 바흐의 음악을 깨달아서 현재의 바흐가 되었는지를 논문과 악보를 통해서 설명해 나가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멘델스존이 마태수난곡을 발굴하면서부터 바흐열풍이 불었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전부터 바흐의 전기와 논문이 나와서 많은 음악가들이 바흐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흐는 그렇게 유명하거나 많이 연구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만일 많은 음악가들이 바흐를 연구하고 존경했다면 악보들이 제대로 보관이 되지 않았을 리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자료를 이용하여 바흐가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부분이 악보속에 남아있다보니 악보 설명이 많은데 일반인인 내 눈으로 보기엔 다 그 악보가 그 악보 같아서 이해하는게 힘들었다.

바흐를 좋아하고 악보를 잘 보는 사람들에겐 흥미로울 것 같다. 

내 수준을 넘어서는 책이라 한 번 읽어봤다는 데 만족해야겠다. 


p10 바흐의 음악이 부자연스럽고 과장되어 있으며 혼란스럽다고 한 샤이베의 비판도 그에 한 몫을 했다

p16 18세기 후반기의 문헌 및 기록들에서 종종 발견되는 이러한 글들은 바흐의 음악을 학습용으로 규정하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새로운 바흐상, 다시 말해서 바흐의 음악은 시대적인 규범이나 유행하는 양식보다 예술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진정한 예술가의 음악,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천재의 음악이라고 이해하는 바흐상이 태동했음을 말해준다

p23 모차르트가 아주 진지하게 무릎을 꿇은 채 주위에 널려있는 파트보들을 두 손으로 옆 의자들로 나누어 놓는 모습, 다른 일들은 완전히 잊고 거기에 있는 제바스티안 바흐의 악보들을 다 흝어볼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지켜보는 사람에게 큰 기쁨이었다

p29 민족적 예술작품과 가창성, 단순성, 자연성 등을 겸비한 독창성, 그리고 역사를 초월한 천재성의 세 테제는 1802년에 출판된 첫 바흐 전기이자 음악사상 첫 작곡가 평전인 포르켈의 바흐의 생애와 에술 그리고 작품에서 핵심 테제로 자리잡는다

p37 위의 인용글에서는 포르켈 특유의 시각, 즉 바흐는 생애 후반에 들어서야 걸작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시각이 감지된다. 이는 발전과 완성의 개념에 기반을 두는 그의 역사철학관에 기인한다

p42 포르겔의 민속노래 비하는 바흐 음악의 대위법적, 전문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이해함이 마땅하다

p51 이후의 바흐음악 연주 및 출판 관련 보도들, 평론들은 대부분 로흐리츠의 가상 편지와 유사한 논조를 보인다. 바흐의 음악은 더 잘 알아야 하는, 그 진가를 인정받아야 할 비범한 예술이라는 것이다

p57 마태수난곡 바흐 사후 초연은 1829년 3월 11일 수요일 저녁 6시에 베를린 징아카데미의 연주홀에서 거행되었다

p64 마태수난곡은 작품의 본질과 바흐의 음악언어를 소중하게 보존하면서도 수난사의 극적 전개를 밀도있게 드러내는 예술작품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그리고 그 생명력은 바흐 르네상스로 이어져 마침내 음악예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주었다

p75 베토벤은 여기에서 진정한 예술의 가치, 천재적 독창성까지 갖춘 바흐의 옛 음악을 수용하고 더해서 음악예술의 진전으로서 한층 더 발전된 융합적 음악(더 나은 예술의 결합)을 이루어낼 수 있으며, 그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p102 슈만은 바흐의 푸가를 음악과 시적 상상력의 결합을 지향한 그의 낭만주의적 음악관으로 이해했다

p128 푸가의 정수들을 담아내면서 지적인 인상을 풍기는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19세기 중반에 음악적 교양을 갖춘 엘리트들의 스탠더드로 자리 잡고 당대의 교양인들 혹은 교양인이고자 한 시민들에게 쾌히 소비되었던 것이다

p138 200여 년의 역사를 거쳐 내려오면서 여기에 최고의 대위법 교본, 영원한 독일 예술의 걸작, 구약성경, 일용 양식, 작품 중 작품, 공공의 소유물, 논 플루스 울트라 등과 같은 수식어들이 달린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p158 위의 주제구에서는 서서히 순차 하행하는 하성부의 후반부에서 이 하성부와 7도 병행을 이루는 중간성부가 눈길을 끈다. 이러한 7도 병행은 힌데미트의 독특한 작법 가운데 하나로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거친 음향으로 뒤따르는 종지의 효과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p177 19세기의 작곡가들은 복합적인 여러 음악적 사상과 현상들이 공존하는 가운데에서 바흐의 음악을 음악 예술의 견고한 토대로 여겼다. 옛 음악을 새로운 음악 창작의 원천으로 본 멘델스존과 슈만은 바흐를 가장 중요한 최고의 음악가라 칭했다

p186 제2빈악파는 바흐의 음악 언어를 복원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대위법가 화성학을 융합하는 바흐의 작곡기법적 사고를 새로이 발전시키려한 것이다

p191 그렇게 주목을 끌게 된 것이 1729년 초부터 1737년 여름까지, 그 후에 다시 1739년부터 1741년까지 바흐가 이끌었던 콜레기움 무지쿰이다. 1960년 곧 노이만은 당시의 라이프치히 신문 보도들을 자료로 한 논문 바흐의 콜레기움 무지쿰을 통해 바흐의 숨겨왔던 활동을 드러내 밝혔다. 바흐는 이제 더 이상 오로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작곡을 한 교회음악가가 아니었다. 그는 야심찬 세속음악가이기도 했다

p200 바그너는 탄호이저의 파리 초연 이후 예술 장르들 간의 상호 교류 및 융합에 강력한 영감을 주는 예술가로 부각되었다

p202 칸딘스키가 말해주고 있듯이, 가시적인 사물의 세계로부터 벗어나 순수하게 색채를 통해 자신의 내적 세계를 표출하고자 했던 화가들에게 음악은 가장 순수하고 추상적이면서도 엄격하고 수학적인 예술이었다

p219 20세기 전반기에 발행된 바흐 평전들에서 푸가에 관해 언급되는 부분들을 살펴보면, 푸가는 엄격한 규칙을 따르지만 자유로운 구성 안에서 고유의 음악적 성격을 표현하는 악곡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p230 안톤 베베른 역시 바흐의 푸가를 가장 추상적인 음악이라 칭했다. 바흐의 마지막 작품이 푸가의 기법이라는 사실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푸가의 기법은 완전히 추상에 이르게 하는 작품이며, 기보되는 음들을 통해서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은 전혀 품고 있지 않은 음악이다. 푸가의 기법은 진정한 추상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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