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저와 읍루 - 숨겨진 우리 역사 속의 북방민족 이야기 동북아역사재단 교양총서 10
강인욱 지음 / 동북아역사재단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옥저와 읍루

 : 강인욱

 : 동북아 역사재단

 : 2021/06/20 - 2021/06/27


올해 읽은 책중 가장 흥미있게 읽었다.

한국의 고대사라고 하면 부여-고구려-백제-신라가 메인이고 여기에 가야가 좀 더해지는게 일반적이다.

3한에 있던 목지국이나 동해안에 있던 옥저, 동예, 북쪽에 있는 우리민족이라고 얘기하기에도 애매한 읍루에 대한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 

옥저와 읍루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하게 문헌과 유물을 통해 이야기한 책은 처음이다. 

대부분 모르고 있겠지만 우리의 온돌문화는 옥저에서 개발되었다.

민며느리제가 있었고 고구려에 시달리다 고구려에 복속된 작은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옥저는 북옥저와 동옥저로 구분될 만큼 상당한 규모에서 정착생활을 했고, 농사와 교역등 나름 괜찮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왕이 없을 뿐 좋은 사회구조를 가진 곳이다.

기록이 없다고 해서 후진 문화는 아니란 걸 깨닫는다.

옥저는 한반도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왜 읍루를?

읍루야 말로 나에겐 생소한 민족이다. 숙신, 물길, 말갈로 불리는 나라라고 알고는 있지만 한 번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연관지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고구려에도 읍루 민족이 있었고, 발해는 백성들 중 많은 비율이 말갈족이었고, 심지어 조선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여진족이 우리나라에 기여한 모습을 보면 우리 민족의 역사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연구가이자 저자를 통해 새로운 걸 많이 배웠다.

책을 읽다보니 어릴적 꿈이 생각이 나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고고학자 되고 싶은 생각 없니?"

"아빠.. 저에게 왜 이러세요.."

음... 역시 아이와 아빠의 꿈은 다르구나.. 




4% 옥저와 읍루에 관한 자료는 거의 전적으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근거한다. 그런데 원문에서도 옥저는 710자, 읍루는 270자에 불과하다

7% 우리 역사에서 북방민족의 역사라 함은 단순히 한반도의 북쪽과 만주라는 지리적 위치를 말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지리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화를 의미한다

8% 북방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고고학적인 자료에 기반을 둔 생활방식(고고학 용어로는 생계경제)과 역사 기록을 종합하면 이들은 크게 예맥계, 흉노계, 말갈계 등으로 나뉜다

9% 수렵과 채집에 주로 종사하던 읍루계는 숙신, 물길, 말갈, 여진으로 이어졌고 청나라 때의 여러 문헌에 등장하는 연해주와 송화강 일대에 사는 나나이, 3 니브흐, 울치 등은 바로 이 읍루계 주민들의 후예이다

11% 고고학 자료와 문헌 기록이 서로 다른 것은 어느 한쪽의 연구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다. 고고학과 역사학은 서로 다른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14% 기원전 4세기경부터 잡곡농사를 짓고 집에 온돌을 놓았던 옥저계의 문화인 단결-크로우노프카 문화가 등장하면서 환동해 지역에도 본격적인 마을이 등장하게 되었다

16% 대체로 학자들은 이름만 바뀔 뿐 숙신에 대한 내용은 대체로 읍루와 유사하기 때문에 숙신과 읍루를 같은 사람들로 간주한다

18% 이후 아무르강 유역에서 읍루에 해당하는 플체 유적이 발견되었고, 1980년대가 되어서야 챠피고우 문화는 연해주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던 북옥저인들의 문화로 인정되었다

22% 옥저는 이제 북방 지역의 잊힌 역사에서 한러 공동연구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25% 옥저인들은 장방형으로 구덩이를 깊게 파고 그 위에 벽과 지붕을 얹은 초가집에 살았다

27% 이런 수목장(나무 위에 관을 두는 풍습)은 시간이 지나면 거의 남지 않는다. 한반도와 같은 세형동검을 썼던 족장이나 샤먼들을 제외한 일반 사람들의 무덤이 발견되지 않는 것도 이런 무덤을 만드는 전통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28% 기후의 한랭화라는 위기는 옥저인들에게는 큰 도전이었지만, 그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사회를 더욱 발달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적응 과정과 사회 발전은 중국 사서에 옥저 또는 북옥저라는 이름을 기록하게 했다

29% 온돌 시설은 옥저에서 처음 시작되어 철기 문화의 전파와 함께 기원전 3세기부터 한반도 전역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30% 온돌은 옥저계와 읍루계라는 이 지역의 커다란 두 줄기 주민집단의 차이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34% 옥저계 문화의 사람들은 추위라는 단점이 있었지만 대신에 농업 생산력이 높은 이 지역이 한랜화되는 시점에 농경지를 개척했고, 그들의 전략은 멋지게 성공했다

36% 봉림 문화와 말갈 문화인들은 서로 경쟁을 벌인 것이 아니라 기후가 바뀌면서 이 지역의 문화도 서로 교대하듯이 바뀐 것이었다

37% 옥저가 고구려의 속민으로만 존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구려 이전에 위만조선, 현도군, 낙랑군 등이 시대를 달리하여 옥저를 복속하려 했다. 그리고 그전에는 극동 지역에서 중원과 단독으로 교역할 정도로 큰 세력이었음이 바로 이 유물로 증명되었다

40% 위만조선이 활동한 시기인 기원전 2세기 전반에 이미 옥저는 무역의 주도권을 위만조선에게 빼앗겼다는 뜻이다

42% 옥저인들이 세형동검 제작 기술을 받아들여서 직접 만들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즈웨스토프카에서 발견된 세형동검은 주석성문이 극히 적고 납 성분이 많아서 한반도의 청동기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43% 옥저인들은 역사 기록에 일관되게 다른 세력들에 복속된 것으로 나온다. 수백 년 동안 복속되었다면 옥저 사람들은 역사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옥저는 수백 년 이상 그 실체가 계속 유지되었다. 대외적인 정치판도와는 별도로 옥저인들의 교역네트워크가 생존 비결이었다

45%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는 관구검의 침략으로 8천여 인이 희생되었으며 옥저의 읍락이 모두 파괴되었다고 나온다

52% 벌판은 러시아 말로 플레인데 서쪽 러시아 사람들은 플체(작은 벌판 정도의 의미)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렇게 읍루 유적에 플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53% 플체인들은 옥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넓은 지역에 퍼져 살았다

58% 연해주의 철기는 제철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것이 아니라, 원시적인 제련시설에서 그들만의 노하우로 도끼의 날만을 강철화키셨다는 것이다

63% 숙신이라는 이름은 읍루가 이후 말갈과 여진으로 나아가는 국가의 발달 과정에서 잠깐 일어난 사건이었다

64% 이렇게 고고학적 유물과 명백히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현대 중국의 가장 동북쪽인 삼강평원의 역사를 중원과 연결시키기 위해서이다

68% 고고학 자료는 하루가 다르게 급증한다. 그러니 지금은 부합하는 것 같지만 새로운 자료가 더 많이 나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70% 구한말부터 연해주에 고려인이 정착한 마을의 근처에는 거의 빠짐없이 옥저 유적이 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입지는 한정되어 있으니 옥저, 발해, 그리고 고려인에 이르기까지 같은 지역에 살게 되는 것이다

74% 옥저의 무덤으로 묘사된 것은 오늘날 시베리아 원주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수목장을 말한다

80% 중국인들은 주변의 이방민족들을 기록할 때에는 이 받침 토기의 존재 유무를 반드시 기록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플체 문화의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82% 퉁구스-고아시아족이라는 애매한 개념보다는 예맥계(옥저)와 읍루계로 나누어서 극동 환동해 지역의 역사를 보는 것이 오히려 이해하기 편하고, 우리 역사의 틀에서 바라보기도 좋다

84% 환동해 지역이라고 하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공존했다는 뜻이다

86% 정선 아우라지의 청동기시대 집자리에서는 한반도 최초의 청동기가 발견되었는데, 놀랍게도 시베리아의 청동기 기술이 전래된 것이다

88% 환동해의 옥저와 읍루가 우리 역사에서 소외된 이유는 우리조차 부지불식간에 중국 중심의 역사 인식에 젖어 있기 대문이다

88% 우리 역사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옥저와 읍루뿐만이 아니다. 북방의 추운 지역에서 부여와 같은 거대한 성터와 집단을 이루었던 두막루, 함경남도의 동예, 700년 넘게 나라를 이루었지만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신비의 나라 부여, 그리고 강원도에 존재했던 예맥과 말갈(연해주와 송화강 유역의 예맥 및 말갈과의 관계는 정확하지 않은 도 다른 집단이다) 등 너무나 많은 북방민족의 역사가 소외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