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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제목 :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작가 : 김정운
번역 :
출판사 : 21세기 북스
읽은날 : 2019/08/02 - 2019/08/03
분류 : 일반
재미있게 사는, 그러나 무척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김정운 교수의 새책..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 출판시장의 큰손은 20-30대 여성들이다.
그래서 이런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어렵다. 왜? 중년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니까...
화가가 되시더니 여수에 내려가셨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여수에 내려가서 사는 이야기 더하기 중년남성을 심리학적으로 풀어쓴 에세이다. 자뻑이 심한 분답게 책은 자기 자랑과 중년남성들의 심리적 위기에 대해 나온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자신의 친구들이 대부분 은퇴했다는 것. 명함좋은 것 가지고 다닐때의 친구들의 모습과 명함이 없는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서 남자들에게 직업과 명함이 주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나도 얼마나 더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 매일 걱정한다. ㅜ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은 부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다.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니 더 부럽다.
하긴.. 난 겁쟁이라서 이렇게 살려고 해도 겁부터 나는데 참 용감한 양반이다. 오늘도 월급쟁이로 하루를 살며 책이나 읽으며 부러워한다.
P6 주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공간을 뜻한다. 물리적 공간은 물론 심리적 여유까지 포함하는 단어다. 슈필라움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가 우리말에는 없다
P11 타인들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슈필라움을 지키기 위해서다.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의식을 공간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P28 타인에 대한 믿음은 타인의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를 전제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믿는 것은 신뢰가 아니다
P32 관음증과 노출증은 동전의 양면이다. TV프로그램은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온통 관음증을 자극하는 것들뿐이다
P36 훔쳐보기는 함께보기가 어려울 때 흥행한다
P50 이제 나만 혼자 여수에 내려와 있다. 배도 있고, 수시로 나가 고기도 잡는다. 택배로 보낼 만큼 많이 잡는 날도 있다. 그런데 내 친구 귀현이는 없다. 다 있는데 귀현이만 없다
P51 창조성은 192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다. 이건 너무나 포인트다. 창조성이라는 단어가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P61 지금 이 섬의 미역창고에 작업실을 짓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할 것임이 분명하다. 반대로 섬에 작업실이 완공되어 습기와 파도, 바람 때문에 아무리 괴롭고 문제가 생겨도 난 내가 행동에 대해 합당한 이유를 얼마든지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섬에서 왜 행복한가의 이유를 끊임없이 찾아낼 것이다
P78 아재용 넥밴드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은 죄다 7080가요다. 우연은 아니다. 평생 좋아하며 듣게 되는 음악은 청소년기가 끝나고 청년기가 시작되는 20세 전후에 들었던 것이 대부분이라는 심리학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 정서적으로 가장 예민한 시절에 듣는 음악인 까닭이다
P94 우리 인생이 자주 꼬이는 이유는 질투와 열등감 때문이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질투가 외부를 향한다면 열등감은 내부를 향해 있다
P110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고, 싫어하는 것을 줄이면 된다
P127 침바르기가 동반되는 독서는 성찰적이며 상호작용적이다. 영상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흡수하는 일은 일방적이고 수동적이다
P130 독서는 저자의 B&G(뻥&구라)에 내가 끊임없이 개입하며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사건과 내용을 새롭게 편집하는 아주 특별한 의미의 구성과정이다
P131 책을 꼭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버려야 한다. 띄엄띄엄 골라서 읽으라고 목차도 있고, 색인도 있는 것다
P144 공연히 불안하면 미술관, 박물관을 찾아야 한다. 그곳은 불안을 극복한 인류의 이야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P150 그에 따르면 냉소적 이성은 아주 비겁하고도 위선적이다. 스스로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가치를 근본적으로 신뢰하지도 않고, 주장하는 대로 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위선적 가치는 자신과 관계없은 타인의 비난에만 사용될 뿐이다
P152 비겁한 미래 예측이 난무할수록 아주 자세하게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P165 나는 당신을 참으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혹은 나는 당신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와 같은 열린 상호작용의 규칙이 바로 리스펙트다 서구 사회의 일상에서 강조되는 매너 혹은 교양이란 바로 이 리스펙트의 활용규칙이다
P167 서구사회는 이 리스펙트의 규칙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화했다. 대인 관계의 기술로는 감탄사의 남용이다
P206 공간이 있어야 자기 이야기가 생긴다. 자기 이야기가 있어야 자존감도 생기고, 봐줄만한 매력도 생기는 거다
P214 관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맘대로 볼 수 있는 자유가 행복의 핵심이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넋 놓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누리는 시선의 자유 때문이다
P222 뭔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 내 시선은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주 먼 곳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P226 설단 현상과 냉동실의 빤스는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설단 현상은 심리학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 단어의 의미는 알고 있으나 단지 단어의 음운적 재현에 문제가 생겼을 뿐이다
P230 그는 직선은 무신론적이고 비도덕적이다라고 비판했다
P235 사태의 비관적 전망을 예고하는 것은 지식인의 의무다. 이런 비관주의는 지적 우월함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나름 지식인을 아침에 만나면 하루 종일 뭔가 불편한 거다
P238 반만 남은 물을 작은 컵에 옮겨 담아 꽉 채워야 진짜 낙관적인 거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바꾸고 변화해야 진정한 낙관주의자다
P272 그중 정말 좋은 책 한권은 남겨서 여행 내내 읽고 다닙니다. 여행 중에는 신기할 정도로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많이 생깁니다. 좋은 책 한 권은 그런 아이디어가 샘솟게 하는 마약 같은 겁니다
P274 바르부르크의 좋은 이웃의 법칙에 따라 정리된 도서관에서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