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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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작가 : 사이토 다카시

번역 : 홍성민

출판사 : 뜨인돌

읽은날 : 2019/01/10 - 2019/01/17

분류 : 일반


일본작가의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책의 호흡이 나하고 잘 맞지 않는다. 

저자가 일본인이라 선뜻 잡히지 않았던 책이지만 몇달동안 망설이다 올해들어서야 읽기 시작했다.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그리고 종교가 세계사를 흔들어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틀리지 않은 말이다. 

인간의 욕망에 불을 질러 전쟁도 일으키고, 상업도 일으킨 것들이니까...

통사중심이 아니라 재미는 덜했다. 난 연대순으로 동서양을 비교하면서 씌여진 방식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주제에 따라 이곳 저곳을 조금씩 건드리는 방식이라 좀 정신없었다.

세계사의 주류들만 담겨있는 것도 약간은 불만.. 

대신 중간중간 몰랐던 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고마비가 사실 살기좋은 가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북방민족의 침략을 두려워하는 말이었다는 것이 대표적...

내 취향에는 맞지 않지만 이렇게 잘근잘근 씹어서 역사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일본의 역사학의 힘이 부럽다. 



p32 커피 문화권에서는 뭔가 일의 피치를 올리고 싶을 때 커피를 마시는 편인데, 차 문화권 사람들은 한숨 돌리며 쉬고 싶을 때 차를 마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p68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고, 경제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지 않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p88 이 시기에 단번에 유럽이 바뀔 수 있었던 것은 고대 그리스 로마라는 근사한 원형 및 본보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때로 돌아가자" 하는 명확한 모델이 있었기 때문에 그 위대한 도전이 실현 가능했던 것입니다.  

p96 20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가 지적했듯이 "언어의 독점이 권력의 독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P203 프로테스탄트의 금욕주의는 매우 엄겪했습니다. 그러니 그런 시대의 배경 하에서 여성의 히스테리가 늘어가는 것도 당연했을 겁니다.  

p104 아무리 큰 돈을 보아도 프로테스탄트는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으므로 돈을 쓸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었습니다. 즉 일을 확대하는 것인데, 현대적인 개념으로 말하자면 투자인 셈입니다.  

p116 노출되는 쪽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사실 때문에 점점 더 수동적이 되어가고 고통스러워집니다.  

P131 독립운동은 한마디로 이민족의 지배로 상실한 민족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p140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후궁을 3천 명이나 데리고 있다라는 압도적인 이미지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남자의 실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p146 서양에서는 그만큼 말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연설은 단순히 인기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말로 한 것을 얼마나 실행할 수 있는가가 신뢰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p157 천고마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가을의 여유로운 풍경을 묘사하는 말로 쓰이곤 하는데, 원래는 중국인이 북방 유목민의 침공을 경계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중국인은 북방 유목민의 침입을 두려워했습니다.  

p169 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 제국주의의 최대 문제입니다. 지금 전 세계로 확대되어가는 제국은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제국입니다.  

P179 자본주의가 태생적으로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시스템인 데 반해 사회주의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있습니다 

p204 자연적으로 자란 숲의 식물을 전부 뽑아버리고 한 종류의 나무만 심으려는 사회주의 특유의 플랜테이션 사상은 인간 사회에는 근본적으로 맞지 않았습니다 

P219 파시즘의 정체성은 적극적인 자기 규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것에 무조건 반대해 무너뜨리려는 파괴 본성에 의해 성립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p226 획득해야 할 대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순수한 지적 수준은 그만큼 낮게 해야만 한다 

p238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슬람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에서 원리주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급속히 힘을 얻는 등 최근에는 마치 근대 합리주의에 대한 반동처럼 종교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P241 그들은 기독교를 보급하는 것으로 미개한 사람들에게 신의 구원을 가져다준다며 정복의 명분으로 종교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악용한 이 방식을 예수가 보았다면 통탄할 일이죠 

p247 융은 세계 각지의 신화와 전설을 조사해 거기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를 조사해보았는데, 그 결과 다양한 민족이 마음 깊은 곳에 공통해 있는 부분 = 집합적 무의식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p248 나는 카이사르가 종교에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정복한 지역 사람들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고스란히 지배 시스템의 안정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매우 현명한 통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p249 일본이 불교를 수입했을 때 일본의 신들의 본체는 사실 불교의 부처였다고 하는 본지수적설이라는 형태로 양자의 관계를 정리한 것과 비슷합니다 

P258 니체는 인간의 육체는 대지와 연결된 것이므로 그 욕망을 긍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265 실험은 중단 없이 계속되었는데, 그런 오랜 과정을 거쳐 연금술이 최종적으로 도착한 지점은 금이 아니라 화학이었습니다. 

P278 이슬람의 규율은 엄격함 속에서도 느슨함을 갖고 있습니다. 

P283 이스라엘이 아랍권과의 전쟁에서 패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P289 한국의 우파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 경제개발의 시대-혹은 일부에서 개발독재라고 부르는 바로 그 시대-에 대해서는 역사적 차원의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가? 기업사로 분류할 수 있는 1950년대에서 1970년대에 벌어진 일들 역시 사료가 대규모로 사라지고 있는 중이지만 정작 이런 연구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도 자금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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