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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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랩걸

작가 : 호프 자런

번역 : 김희정

출판사 : 알마

읽은날 : 2018/03/26 - 2018/04/09

분류 : 일반


교양과학서적은 오랜만에 읽었다. 

나무를 사랑하는 여자 과학자의 연구이야기.. 

내가 평소에 보는 책의 종류가 아니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다. 

과학도답게 나무를 연구하는 내용이 자세하고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마치 실험실에서 실험일지 쓰듯 기록된다. 재미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몰입해서 읽게 한다.

또 저자가 과학도로서 겪는 어려움들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버무려놨다.

자기가 연구하는 분야는 국가나 기업이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관심있어 하는 연구에 포함하여 연구해야 된다든가(당연히 연구비 때문이다), 실험실 장비를 남들이 쓰던것을 저가로 또는 무료로 얻어와서 쓰는 모습을 보며 과학자들이라고 항상 멋진 모습으로 연구하는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초연구에 배정된 국가예산을 따기 위해 노력하지만 상당부분이 공룡연구학자들에게 들어간다는 내용에서는 저절로 쓴 웃음을 짓게 한다. 하긴, 공룡연구는 장난감 사업에라도 도움이 되지, 나무에 대한 연구는 별 도움이 안되니까...

수십년간 함께 연구하는 빌이라는 연구자와의 만남과 우정도 참 대단하다. 날마다 붙어있는 데 이성적 감정도 안생기나? 빌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하긴 저자가 갑자기 남자친구가 생기니 좀 히스테릭하게 변하는 걸 봐서는 이성적 감정이 전혀 없지는 않은듯 하지만, 그건 당사자가 아니니 상상할 수 밖에...

4억년이나 된 생명체를 인간의 목적에 맞게 식량, 의약품, 목재로밖에 생각안한다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인간의 이기심과 교만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무에 대한 수많은 연구내용과 깨알같은 숫자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저자의 열정이 식지 않아서 더 많은 연구결과를 내어주면 좋겠다.

왜 돈도 안되는 연구를 할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글 중간에서 잠시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사실을 발견했을 때 그 사실은 오직 이 세상에 그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만족감이 계속 연구를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과가 부러워지는 건 정말 오랜만인것 같다.



P33 과학에서는 애초에 고대 서적에 쓰여있던 내용을 다시 쓴 책들을 분석하기 위해 쓰여진 책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과학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미래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p40 나는 식물의 성장을 연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돈은 늘 지식을 위한 과학이 아닌 전쟁을 위한 과학에 몰렸다. 

p96 배아안에는 떡잎이 들어있다. 이미 만들어진 두 개의 작은 이파리인 떡잎은 구명용 보트처럼 비상시 부풀려서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생명유지장치다 

P98 가시들은 선인장의 표면을 지나가는 공기의 흐름을 줄여서 증발양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빈약하나마 그림자를 만들어 이슬이 맺히는 표면을 제공하기도 한다 

p110 꽃을 피우기를 거부하는 나무처럼 인간의 무력함과 어리석음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것은 없다 

p112 실험이라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세상이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P133 그곳은 다른게 아니었다. 바로 우리만이 열쇠를 갖고 있는 우리의 첫 실험실이었다 

p172 예술을 모르긴 하지만, 내 취향이 뭔지는 알아 

p176 내가 하는 종류의 과학은 '호기심에 이끌려서 하는 연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말은 내 연구는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이나, 유용한 기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 가공할만한 무기 혹은 직접적인 물질적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p212 식물들은 광합성을 하면서 땀을 흘린다. 그리고 교과서에는 식물들도 우리들처럼 더울수록 땀을 더 많이 흘린다고 나와있다 

p255 30억 년 동안 진행된 진화과정에서 출현한 생물중 단 한 종의 생물만이 이 모든 과정을 뒤집어 지구를 훨씬 덜 푸른 곳으로 만들 능력을 지녔다 

p262 내 제한된 경험에 따르면 성차별은 굉장히 단순하다. 지금 네가 진짜 너일 리가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그 경험이 축적되어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 바로 성차별이다 

p272 우리 모두 일하며 평생을 보내지만 끝까지 하는 일에 정말로 통달하지도, 끝내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좀 비극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p275 핵이 될만한 디딤돌이 전혀 없는 순수한 물은 영하 40도까지 '초냉각'을 해도 얻음이 없는 액체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p287 그곳, 세상의 끝에서 그는 끝이 없는 대낮에 춤을 췄고, 나는 그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닌 지금의 그를 온전히 받아들였다. 

P367 아이는 자라고 있고, 나는 날마다 아이를 조금씩 놓아줘야 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아이를 놓아주는 길고도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 

p374 그는 자신의 팔을 몸의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단지 내가 내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것보다 약 2만 2000배 정도 느렸지만 말이다 

P390 두번째 무지개는 아무도 보지 않아. 하지만 늘 거기 있기는 해. 아무도 보지 못할 뿐 

p399 인류 문명은 4억만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생명체를 단 세가지로, 즉 식량, 의약품, 목재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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