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지음 / 첫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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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 책속의 이야기가 어쩌면 나와 내 이웃의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분명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귀에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특별하지 않아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라 더 마음이 움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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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팻캣의 영어 수업 : 영어는 안 외우는 것이다 - Big Fat Cat
무코야마 다카히코 지음, 다카시마 데츠오 그림, 김은하 옮김 / 윌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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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팻캣이란?

Big Fat Cat은 거대하고 뚱뚱한 고양이를 캐릭터로 영어 문장의 구조를 알기 쉽게 설명한 시리즈명으로 소설가이자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저자가 영어의 기본 원리를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서 알려준다. 데뷔작 <빅팻캣의 세계에서 제일 간단한 영어책>은 일본에서만 500만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어 학습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후,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이 나온다는 이론에 근거하여 영어로 된 소설을 읽으면서 영어 실력을 단계별로 향상 시킬 수 있는 <빅팻캣 시리즈>를 출간하여 수많은 영어 학습자들을 원서 리딩의 길로 이끌었다.

이 책 <빅팻캣의 영어수업>은 좀 더 친절하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영어라는 언어의 개념과 원리, 구조를 설명한 책으로 빅팻캣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영어의 핵심을 체득하게 된다.




과연 ‘내게도 영어가 되는 날이 올까’ 하고 의심하는 분이 계시다면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날은 반드시 옵니다. 누구나 머릿속에 미완성 퍼즐이 있습니다. 그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기만 한다면 영어는 됩니다.

머릿속 퍼즐 고각 맞추기는 영어책 읽기에 달려 있습니다.

뒤죽박죽 머릿속에 쌓여 있는 무수한 퍼즐 조각에는 놀라운 가능성이 담겨 있습니다.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 바로 지금부터 퍼즐 조각을 맞추면 됩니다.

영어가 된다고 느끼는 순간은 결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손잡이를 당기면 열리는 문 너머에 바로 그곳이 있습니다. 그 문을 열어보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p.6-7)

‘영어를 못하는데 영어책부터 읽으라니, 이건 무리야’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를 동시에 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잘 읽기만 하면 동사 변화나 까다로운 문법도 굳이 외울 필요가 없다. 단어장도 마련할 필요 없다. 일상에서 쓰는 영어 단어를 어느 정도 알면 아주 간단한 규칙과 요령만으로도 바로 영어책을 읽을 수 있다. 영어는 한 문장, 한 문장이 한 장의 그림과 같다. 그 그림을 차례로 떠올리면 앞 장면과 다음 장면이 이어지고 어느새 애니메이션처럼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영어책 읽기는 즐거운 놀이로 영어권 사람들은 영유아 시절부터 이렇게 영어를 읽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말로 번역하며 읽는 방식으로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훨씬 복잡해지는 것이다.

책은 다양한 일러스트로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영어의 구조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문장을 작은 단위로 나누기만 하면 되니까 누구나 할 수 있다. 무조건 외우지 않고 문장을 이미지로 쉽게 연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어렵기는 커녕 오히려 기본의 영어법보다 더 알기 쉽다. 외우거나 공부한다는 부담감 없이 빅팻캣의 캐릭터를 따라 간단한 그림과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영어 수업을 듣다보면 영어의 기본 원리가 저절로 완성된다. 

 영어 학습서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되는 책이 아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괜찮다. 조급하게 한번에 다 읽으려고 하지 말고, 여러 번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영어를 술술 읽으려면 일단 자꾸 봐서 익숙해져야 한다. 문장이 길수록 단위별로 나누기가 어렵지만, 퍼즐을 맞추듯 문장을 조립하다보면 영어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점차 익숙해지면 한 눈에 문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즐기듯이 영어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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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모든 길이 좋았다 - 장애. 비장애 커플의 예측불가 유럽 배낭여행
박윤영.채준우 지음 / 뜨인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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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도 모른 채 뼈가 셀수 없이 부러져 어렸을 때 부터 일 년 열두 달 깁스를 하고, 온 종일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윤영씨. 열여섯이 되어서야 자신의 장애가 뼈가 약해 어디든 쉽게 골절되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언젠가는 꼭 멀리 떠나보고 싶었다. 그러다 스물세 살이 되던 해에 그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졌고 부모님의 걱정 어린 반대에도 혼자 서울에 올라와 자립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신나서 이곳저곳 돌아다녔지만, 이내 그것도 조금씩 지쳐갔고 꽤 만족적인 삶이었음에도 어쩐지 외로웠다. 그 때 나타난 문제의 남자 준우. “나, 누나가 좋아.” 수줍은 그의 고백에 둘은 연인이 되었고 두 손을 꼭 잡은 채 함께 여행을 떠났다. 그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았다. 그러나 불안했다. 차가 없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윤영씨에게 갈 수 있는 곳보다 갈 수 없는 곳이 더 많았다. 어느 날 문득 ‘지금이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이 스쳤고, 오늘을 놓치면 지구 반대편에 발 한번 디뎌보지 못한 채 관 속에 들어가 버릴 것 같아 하루라도 서둘러 떠나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결심을 알리자 한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함께 하겠다는 준우. 그렇게 그들은 45일간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수많은 여행책이 나와 있지만 그 중에서 휠체어 여행자를 위한 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낯선 여행지 앞에서 누구라도 두려움이 들기 마련인데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떠한 정보도 없이 우선 떠나보기로 한다. 

길이나 숫자는 기가 막히게 잘 외우지만 ​여행을 떠나는 당일 여권과 돈을 집에 두고 나올 정도로 개인 물품을 시도 때도 없이 잃어버리는 준우와 매사 꼼꼼한 척하지만 오른쪽과 왼쪽도 헷갈리는 지독한 길치인 윤영. 허점이 많은 만큼 이들의 여행은 수월하지 않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5개국을 이들이 무사히 잘 여행 할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 누구에게나 여행은 막막하다. 하지만 특히 장애인의 여행에는 변수가 상당히 많다. 몸이 불편한 윤영씨 역시 마찬가지. 어디를 가든 전동 휠체어를 타야만 하기 때문에 이동 수단과 여행지 그리고 숙박 등 하나에서 열까지 제약이 상당히 많았다. 그 중 숙소는 이들에게 정말 큰 고민거리였다. 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충전도 하고 도난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야 했고, 또 식비를 아끼기 위해 부엌이 있는 호스텔을 선택해야했다. 하지만 구조와 옵션, 위치 등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가격이 저렴하면 관광지가 너무 멀었고, 입구가 말끔해도 내부 계단이 있거나 엘리베이터가 계단 위에 있는 곳도 허다했다. 남들에겐 별거 아닌 편의 시설이 그녀에겐 너무나 어려웠다.

연인과 함께 하기 위해 애쓰는 준영에게도 역시나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연인 윤영씨만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윤영씨 때문에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녀와 함께 볼 수 없음을 더 안타까워하고 힘들어한다. 자신의 불편보다 윤영이 더 불편할까 멀리 돌아가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앞장을 서서 그녀를 이끌었다.





여행 끝에서 붉게 타들어가던 아련한 감정이 다시 냉정한 현실로 돌아왔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장애인 여행의 현실이었지!’

이해를 구해야 하고, 수많은 설명을 거듭해야 했으며, 순전히 직원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여정이 좌지우지됐다. 불안하다. 불안하고 또 불안해서 피곤한 여정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자주 부딪쳐야 하는 멈출 수 없는 길이다.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거나 호흡기를 차고 있거나, 우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더 이상 생경한 모습으로 여겨지지 않을 때까지 우린 떠나야한다. (p.252)


이 책은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자, 동시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 안내서이다. 전동 휠체어를 비행기에 실을 때 왜 미리 찍어두어야 하는지, 런던에서는 왜 지하철보다 버스가 편한지 등 어느 책에서도 다루지 않은 휠체어 여행자들을 위한 정보가 아주 상세히 적혀있다. 떠나고 싶지만 자신의 장애 때문에 쉽사리 시도해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한줄기 희망이 되어주지 않을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있다. 이들처럼.

물리적 제약까지 함께 공유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여행하는 동안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은 또 다시 사랑에 빠져버렸다. 장애인 여행의 현실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 우리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들은 당연히 누리는 삶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웠다. 그래서 많이 속상했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하는 권리임에도 소수 또는 약자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포기하고 상처를 받는 모습들이 말이다.

그들의 삶을 잠시나마 엿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들이 수근거림이 그들에게는 부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미쳐 깨닫지 못했던걸까. 우리가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봐서 그렇지 이들도 평범한 커플과 다름이 없었다. 몸이 불편해서 휠체어를 탄다는 것은 제외하고는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기도하고 어느 커플처럼 사소한 문제로 싸우기도 하는 등 우리와 똑같았다. 이들이 진정 바랬던 것은 장애인이라서 받는 무조건적인 배려가 아니었다. 사회구성원으로 당연히 누려야하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그저 평범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유럽인들을 보면서 그들보다 많이 누리고 있음에도 그들을 배려하지 못한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다. 변해야 할 것은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말과 행동이 아닐지 이 책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으면 좋겠다. 곤란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많은 사람일수록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많은 용기와 힘이 필요하다. 물리적 제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여행을 무사히 마친 그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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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 신의 선택을 받은 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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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적막하기만 했다. 이 적막한 분위기를 누가 깰 수 있을까? 로멜리가 보기엔, 당연히 트랑블레였다. 프랑스계 캐나다인답게 북미 특유의 조급함이 있기 때문인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길고도 극적인 한숨, 황홀경에라도 이른 듯한 사람의 발산. “교황 성하께서는 이제 하느님과 함께 계십니다.” 그가 이렇게 내뱉으며 두 팔을 양옆으로 뻗었다. 축복을 할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그저 조수를 부르는 신호에 불과했다. 사도궁무처 조수 둘이 침실로 들어와 주교가 일어나도록 도와주었다. 한 조수의 손에는 은제 상자가 들려 있었다.

 “보지니아크 대주교, 미안하지만 교황 성하의 반지를 빼주시겠소?” 트랑블레가 부탁했다. 다른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로멜리도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70년간 궤배를 반복한 탓에 두 무릎이 삐걱거렸지만, 그래도 벽에 바짝 붙어 사도궁내원장이 지나가게 해주었다. 반지는 쉽게 빠지지 않았다. 불쌍한 보지니아크. 당혹감에 땀까지 흘리며 반지와 씨름하고 있지 않을까. 아무큰 반지가 빠졌다. 보지니아크가 반지를 건내자 트랑블레가 은제 상자에서 가위를 꺼냈다. 로멜리가 보기엔 장미 꺾꽂이에나 쓸 법한 종류였다. 트랑블레는 반지의 인장 부분을 가위 사이에 넣고 인상까지 써가며 힘껏 눌렀다. 순간 딱 소리와 함께 금속 원반이 반으로 잘렸다. 베드로가 어망을 던지는 문양도 반 동강 났다.

세데 바칸테(Sede Vacante). 이제 교황 자리는 공석입니다.” 트랑블레가 선언했다. (p.21-2)

 

 

카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 교황이 선거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곳곳에서 118명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간다. 그들은 모두 성인이다. 동시에 야망있는 남자들이다. 그들은 서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이들 중 차기 교황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추기경은 4명.


알도 벨리니 추기경 현재 국무원장을 지내고 있으며, 그레고리오 대학 총장과 밀라노 대주교를 역임했다. 성정이 차갑기로 소문났으며, 늘 초연하고 냉정하고 지적이어서 아주 오래전부터 진보주의자들의 위대한 지적 희망으로 군림하고 있다.키가 크고 바싹 마른 외모로, 책과 서류가 많아 잘 닫히지도 않는 검은색 서류가방을 들고 콘클라베에 나타난다.

 

조슈아 아데예미 추기경 나이지리아 출신의 추기경이자 바티칸 시국 내사원장. 금테 안경을 썼으며 거한인 까닭에 존재감도 압도적이다. 60대 초반의 나이에 몸놀림이 신중하고 늘 품위를 챙겨 사람들로부터 ‘교회의 왕자’라 불린다. 늘 혁명의 가능성을 신성의 불꽃처럼 품고 다니는데, 이 때문에 언론 매체의 주목을 받기에 언젠가는 ‘최초의 흑인 교황’이 될 것이라 예견되고 있다.

 

조지프 트랑블레 추기경 사도궁무처장과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동시에 맡고 있으며, 제 3세계와 관련해 후보 자격이 있다. 단정한 짙은 은발에 날씬한 몸, 가벼운 몸놀림으로 은퇴 후 TV스포츠 해설가로 변신에 성공한 운동선수처럼 보이는 외모. 방송 매체에 관해 잘 알아 십분 활용할 줄 아는 프랑스계 캐나다인으로, 교황이 선종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기도 하다.

고프레도 테데스코 추기경 베네치아 총대주교로, 신학 학위가 두 개이고 5개국어를 유창하게 하여 전통주의자 사이에서 추종자가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유망한 승계 후보로 떠오르는 인물. 바실리카타의 농가 출신으로 열두 남매 중 막내로 자랐으며, 누구보다 추기경처럼 생기지 않은 외모를 지녔다. 생전에 교황과 벨리나를 상대로 비난을 서슴치 않은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72시간이 지나면, 오직 한 명만이 이 땅 위의 가장 영향력있는 종교 지도자가 될 것이다. 통합과 관용이 필요한 위기의 시대, 신의 성배가 선택할 자는 누구인가?




 

​콘클라베. 라틴어로 콘 클라비스. ‘열쇠를 지니다’는 뜻이다. 13세기부터 교회는 이런 식으로 추기경들이 결정을 내리도록 보안책을 마련했다. 식사와 잠을 제외하고, 교황을 선택하기 이전에 추기경들은 이곳 성당을 벗어날 수 없다. (p.145)

이 자리에 모인 추기경 118명 모두가 후보이다.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교황을 뽑으러 왔다가 교황으로 뽑힐 수도 있다.

밖에서는 누가 차기 교황을 될 것인지를 두고 온갖 예측이 오고가는 가운데 전 세계의 눈이 향하는 이곳에서는 교황이 되려는 싸움으로 치열하다. 서로를 조롱하고 죽은 교황을 의도적으로 모욕하며 무기만 안들었을뿐이지 그 곳은 전쟁터와 다름이 없었다. 종교 최고 지위를 가진 그들이었지만 그들의 입에서 상대를 비난하고 헐뜯는 말들이 대수롭지 않게 흘러나온다. 서로를 비방하며 권력 앞에서 자신의 욕망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물밑 작전을 펼치며 서로를 깎아내는 등 신성하게 진행되어야 될 콘클라베는 갈수록 추하게 얼룩져간다. 당선을 놓고 매 순간마다 숨 가쁜 접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투표는 거듭 진행되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마다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된다. 후보군의 범위가 좁아지는 듯하다가 뜻하지않게 돌발변수가 터져 나오고 순위와 득표수는 회의가 거듭될수록 겉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친다. 권력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는 가운데 다음 차기 교황으로 선정될 자는 누구일지 손에 땀을 쥐며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군더더기 없이 치밀하게 짜여진 이야기에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소설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정도.

선거는 결국 숫자싸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측할 수 없이 흘러가던 교황위 승계 전쟁도 이제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하지만 안도감도 잠시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리 주 그리스도를 증인으로 청하오니, 부디 내 인도자가 되시어, 내 표가 반드시 교황이 되어야 할 분께 가도록 이끄소서.”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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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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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에 이어 정말 오랜만에 나오게 된 흔글 작가의 두 번째 책 <내가 소홀했던 것들>.

이번 책에서는 이미 지나가버린 그때 그 사람, 이야기, 말 속에 담긴 진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참 소중했던 것들, 가족과의 시간, 진실된 인간관계,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까지.

짧지만 글이 주는 여운은 길었다. 읽다보면 그냥 흘려보내는 글도 있고, 글 위로 내 모습이 비쳐져 하나의 글을 반복해서 두세번 곱씹어보기도 한다. 그렇게 내가 지나온 과거가 하나둘씩 그려지고 그때의 일을 떠올려 보게된다. 내가 지나온 시간동안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하게 대하지는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무관심이 사람을 외롭게 만들기도, 의미없이 해본 말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상대를 찌르기도 하고, 상처입은 사람을 보듬어 위로해 주기도 하고,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인간 관계는 참 많이 변해간다. 만큼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우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이해해줄꺼라 여기고 그 일은 나중으로 미루어 그 마음들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지나쳐버린다. 잃어버리기 전에는 모른다.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었는지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너에게 화가 났었다.

너에게 화를 냈었다.

밤새 뒤척이는 건 나였다. (p.146)



반복


사람에 대한 기대가 가장 대책 없다.

이번에는 좀 다르겠지 생각하면

언제나처럼 나의 마음에 상처를 꽂는다. (p.152)


사람 관계는 항상 물음표 투성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고 내 마음 그대로 들어줄까 매번 생각하고 말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터라 결국 상대가 오해하는 일이 생기고 각자 서로를 향해 서러운 마음을 쏟아내며 관계는 소원해진다. 배려한다고 하면서도 너무 내 마음만 생각했던 것일까 내딴에는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서운하고 또 섭섭해서 그랬던 것인데 상대는 알아주지 않고 그 마음은 고스란히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내게 돌아와 내 내 몸 이 곳 저 곳을 찌르는 탓에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진다. 급기야 고통은 마음에서 몸으로 전해져 나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들고 그렇게 오랜 시간 열감기처럼 시름시름 앓다가 내 감정을 추스리고 났을 땐 이미 그 사람과의 사이의 거리는 멀어질대로 멀어져 도통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흘러가고 한번씩 되돌리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왠지 또 그렇게 상처받을까 겁이 나 다가가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에게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했던 걸까.


저자가 지나온 시간들은 내가 살아오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며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그 동안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져 서서 버티는 것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삶을 더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저자의 생각을 들려준다. 좋은 기억은 소중히 간직하고 나쁜 기억은 흘려버려도 되니 너무 미련을 두지 말고 익숙함이라는 감정에 속아 내게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현재에 충실하게 머무르는 법을 말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응원의 메세지들은 어쩜 우리가 누군가에게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차분히 써내려간 글들은 마치 내 어깨 위로 올라와 괜찮다고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것 같았다.

책을 읽는 시간 만큼은 지친 삶에서 그냥 지나쳤던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또 내 곁에 있는 이들을 둘러보게 만드는 아주 진지한 시간들이었다. 삶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내 마음이 공허할 때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지금 이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지만 금세 또 잊어버리겠지. 그 때는 또 이 책을 꺼내어보면 되니까.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소홀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산다는 것은 나의 하루를 완벽함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제와는 조금 다른 내가 되는 것이라고.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실수 없는 과거 또한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예측불가능한 순간들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고 또 느낄 수 있다. 당신이 과거에 소홀했던 것들. 사랑의 실패 혹은 우정을 잃었던 순간. 그것들이 있기에 지금의 당신이 있다. 기억하자. 우리의 미완성을. 만약 인생이 퍼즐이라면 지금은 퍼즐을 완벽히 맞출 때가 아니라 아직 조각들을 모아야 할 때니까.

가만히 서서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내일도 좋지만 후회없는 오늘을 사는게 어쩌면 조금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결국엔 어제가 되는거니까.

지금 이 순간 행복합시다. 내일은 멀어요.


그가 들려주는 조금 덜 소홀한 오늘을 사는 방법.

뒤돌아본 과거는 현재를 만나 미래의 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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