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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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에 이어 정말 오랜만에 나오게 된 흔글 작가의 두 번째 책 <내가 소홀했던 것들>.

이번 책에서는 이미 지나가버린 그때 그 사람, 이야기, 말 속에 담긴 진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참 소중했던 것들, 가족과의 시간, 진실된 인간관계,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까지.

짧지만 글이 주는 여운은 길었다. 읽다보면 그냥 흘려보내는 글도 있고, 글 위로 내 모습이 비쳐져 하나의 글을 반복해서 두세번 곱씹어보기도 한다. 그렇게 내가 지나온 과거가 하나둘씩 그려지고 그때의 일을 떠올려 보게된다. 내가 지나온 시간동안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하게 대하지는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무관심이 사람을 외롭게 만들기도, 의미없이 해본 말 한마디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상대를 찌르기도 하고, 상처입은 사람을 보듬어 위로해 주기도 하고,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인간 관계는 참 많이 변해간다. 만큼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우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이해해줄꺼라 여기고 그 일은 나중으로 미루어 그 마음들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지나쳐버린다. 잃어버리기 전에는 모른다.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었는지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너에게 화가 났었다.

너에게 화를 냈었다.

밤새 뒤척이는 건 나였다. (p.146)



반복


사람에 대한 기대가 가장 대책 없다.

이번에는 좀 다르겠지 생각하면

언제나처럼 나의 마음에 상처를 꽂는다. (p.152)


사람 관계는 항상 물음표 투성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고 내 마음 그대로 들어줄까 매번 생각하고 말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터라 결국 상대가 오해하는 일이 생기고 각자 서로를 향해 서러운 마음을 쏟아내며 관계는 소원해진다. 배려한다고 하면서도 너무 내 마음만 생각했던 것일까 내딴에는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서운하고 또 섭섭해서 그랬던 것인데 상대는 알아주지 않고 그 마음은 고스란히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내게 돌아와 내 내 몸 이 곳 저 곳을 찌르는 탓에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진다. 급기야 고통은 마음에서 몸으로 전해져 나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들고 그렇게 오랜 시간 열감기처럼 시름시름 앓다가 내 감정을 추스리고 났을 땐 이미 그 사람과의 사이의 거리는 멀어질대로 멀어져 도통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흘러가고 한번씩 되돌리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왠지 또 그렇게 상처받을까 겁이 나 다가가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에게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했던 걸까.


저자가 지나온 시간들은 내가 살아오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은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며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그 동안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져 서서 버티는 것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삶을 더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저자의 생각을 들려준다. 좋은 기억은 소중히 간직하고 나쁜 기억은 흘려버려도 되니 너무 미련을 두지 말고 익숙함이라는 감정에 속아 내게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서 현재에 충실하게 머무르는 법을 말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응원의 메세지들은 어쩜 우리가 누군가에게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차분히 써내려간 글들은 마치 내 어깨 위로 올라와 괜찮다고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것 같았다.

책을 읽는 시간 만큼은 지친 삶에서 그냥 지나쳤던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또 내 곁에 있는 이들을 둘러보게 만드는 아주 진지한 시간들이었다. 삶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내 마음이 공허할 때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지금 이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지만 금세 또 잊어버리겠지. 그 때는 또 이 책을 꺼내어보면 되니까.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도 모르게 소홀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산다는 것은 나의 하루를 완벽함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제와는 조금 다른 내가 되는 것이라고.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실수 없는 과거 또한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예측불가능한 순간들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고 또 느낄 수 있다. 당신이 과거에 소홀했던 것들. 사랑의 실패 혹은 우정을 잃었던 순간. 그것들이 있기에 지금의 당신이 있다. 기억하자. 우리의 미완성을. 만약 인생이 퍼즐이라면 지금은 퍼즐을 완벽히 맞출 때가 아니라 아직 조각들을 모아야 할 때니까.

가만히 서서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저자의 말대로 내일도 좋지만 후회없는 오늘을 사는게 어쩌면 조금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결국엔 어제가 되는거니까.

지금 이 순간 행복합시다. 내일은 멀어요.


그가 들려주는 조금 덜 소홀한 오늘을 사는 방법.

뒤돌아본 과거는 현재를 만나 미래의 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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