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클래식 1기쁨 -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의 말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김재용 옮김 / 윌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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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표현을 담은 베토벤의 카바티나 악장은 다른 작품들이 결코 닿을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 음악으로 느껴진다. 당시 완전히 귀가 먼 상태였던 베토벤은 음악을 통해 표현 가능한 것, 즉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의 경계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에 이 카바티나 악장은 불과 6분이라는 시간 동안 인간의 연약함과 어리석음, 삶과 사랑에 대한 가장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고귀한 초월성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p.22)

 

오늘 듣는 2악장은 인류의 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일 것이다. 바흐는 거의 모든 작곡가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을 표현한다(그래서 아리게 한다). 사랑에 대한 우리의 마음처럼 이 작품에 대한 내 마음도 끝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 곡의 가치를 말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무인도에 표류 한다면 파도에 뛰어들어서라도 반드시 구해야 하는 음반이다! (p.66)

 

베토벤은 32세가 될 때까지 (수십 곡의 다른 작품뿐만 아니라) 열 곡 이상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했다. 이미 초기 작품에서부터 고전주의 형식의 제약을 점점 더 못 견뎌 하는 작곡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801년, 오늘 들을 이 곡에 이르렀을 때 베토벤은 진정한 고전주의라는 고상한 다리 위에서 야생의 품으로 뛰어내려 낭만주의 시대의 자유분방함을 요동치게 할 만반의 채비를 갖춘 듯 보인다. 우아함과 형식미 속에 춤추는 활기차고 열정 어린 패시지가 들린다. ‘봄’이라는 제목은 베토벤이 붙인 것은 아니지만, 제목이 보장하고 있는 바를 즐겁게 전달하고 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하루가 봄의 환희로 가득하시기를. (p.120)

 

 

 

‘나는 클래식을 전혀 몰라. 그래도 좀 들어 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처음 클래식을 접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것 투성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하루 한 곡으로 마음을 다정하게, 삶을 아름답게.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 안내서 <1일 1클래식 1기쁨>. 작가이면서 바이올리니스트인 클레먼시 버턴힐이 신중하게 고르고 고른 1년 치 플레이리스트는 수 세기 동안 사랑받은 불후의 명곡부터 최근에야 예술성을 인정받은 음악까지,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페이지마다 빼곡히 펼쳐진다. 강렬한 기쁨과 거친 슬픔을 알고 있던 바흐,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자신의 힘을 음악에 담았던 슈만, 정치적 신념과 예술적 진정성 사이에서 고뇌했던 쇼스타코비치, 강제 수용소에서 16번이나 울려 퍼진 베르디의 레퀴엠, 삶의 역경 속에서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던 차이콥스키까지. 불후의 작곡가는 물론 1986년생 현대 작곡가까지 240여 명의 음악가들과 366곡의 작품. 매일 한 곡씩, 1월 1일 바흐의 종교 예식으로 시작해, 12월 31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샴페인 파티로 그 끝을 맺는다.

 

 

책은 클래식 음악의 필수 목록처럼 완벽한 백과사전이 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책에 포함되지 않은 유명 작곡가들도 상당히 많다. 또한 전문적이거나 음악학적인 의미에서의 ‘지침서’도 아니다. 저자는 그저 책을 통해 클래식의 형식과 임무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그리고 모더니즘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잘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니 클래식 작곡가를 모른다거나 그들의 음악을 알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클래식 음악이기 때문에 아주 경건한 분위기에서 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라던가 정장을 갖춰 입고 조명을 낮추고 숨 막힐 듯한 침묵 속에서 클래식을 들을 필요도 없다. 오늘의 나를 위한 1일 1클래식? 어렵지 않다. 각 달의 첫 장에 보이는 QR코드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어떤 스트리밍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된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술을 마시면서, 발을 올려놓고 쉬면서, 목욕을 하면서, 다림질을 하면서,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편안하게 클래식을 즐겨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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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20-01-29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했던 책이었는데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