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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년의 역신들 - 계유정난과 사육신
한국인물사연구원 지음 / 타오름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계유년의 역신들」
우리의 역사 가운데 비극적이고 많은 아픔을 갖고 있는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마침,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가 함께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생동감이 더했는데, 처음부터 장자계승이라는 원칙이 없었다고 하면, 조선 초기의 왕자의 난이라든가, 숙부가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를 빼앗는 계유정란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정치는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을 무조건 죽여야만 하는가? 함께 아우르고 함께 갈 수는 없는가? 아마도 정통성을 잃었고, 명분을 상실했기에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덮고자 더욱 숙청이라는 것을 많이 실시했는지도 모른다.
정치적인 역량이나, 조선왕조에 있어서 많은 업적을 쌓은 세조인 수양대군의 왕위 계승 과정, 그에 따른 간신들의 무차별적인 살상.
드라마에서 보아도 너무도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많이 나와 아들들과 함께 보기에 눈살을 찌뿌리게 했는데, 아마도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드라마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았난 생각해 본다.
어느 누군가가 역사는 승자의 몫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계유정란 역시 수양대군의 입장에서 쓰여져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흐르고 역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지금까지 정설로 여겨졌던 사실들이 뒤집히는 경우도 많은 것같다.
또 하나는 좋은 것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도전이 주장했고, 펼치고자 했던 정치적인 이념이 물론, 군주제 보다는 신하들에 의해 정치가 이루어져 지나친 권력 집중을 막을 수는 있지만, 시대적으로 조선의 역사에서는 조금 이른 것이 아닌가 한다.
고려를 거친 조선의 정치적인 성향으로 보아서는 정통성을 이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에는 강력한 정권이 필요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나라를 안정시키고 정치의 안정을 기하는 것이 더 옳았을 것인데, 물론 태종과 세종을 거치면서 그러한 안정을 찾아가는 것같았다. 그러나 문종 때에 들어서면서부터 많은 권한을 신하들에게 이양함으로 그 힘을 악용하는 신하들이 있었고, 그러한 권력의 쏠림 현상을 보다 못해 또다른 견제 세력이 등장함으로 오히려 정치적인 안정보다는 불안한 상황을 만들고 만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에 편승해 지나치게 많은 생명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을 실현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아마도 수양대군도 이러한 정치적인 환경으로인해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과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으로 계유정란같은 일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계유정란을 되짚어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정치도 명분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정치인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정당의 목적이 정권창출에 있다고 하지만, 국익을 무시해 가면서까지 정권의 창출에만 매달리는 요즘의 정치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역사적인 발굴이 이루어져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모두가 바른 역사 세우기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