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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상도 5 - 상업의 길 ㅣ 청소년 상도 5
최인호 지음, 김범진 그림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청소년 상도 5
상업의 길
임상옥은 세 가지의 욕망을 내려놓고 길을 떠난 후 4년이 지나고 나서 갑자기 찾아온 송이를 만나다. 그런데 4년 만에 만난 송이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애욕을 버리고 비록 송이의 곁은 떠나왔고 친구의 딸로서 자식같은 마음으로 대해왔지만 임상옥에 있어서 송이는 늘 자신의 곁에 있었고, 사랑하는 정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헤어져 있었던 4년 동안에도 결코 자신의 곁을 떠난 적이 없을 정도로 늘 마음 속에 깊이 묻어왔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4년 만에 나타난 송이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송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천주학쟁이가 되어 나타난 송이, 다시 말하면 천주교 신자가 되어서 송이가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라, 아니 어쩌면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람을 묻어두고 왔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새롭게 천주학을 믿어 야소(예수님)와 혼인을 하여 야소의 영원한 신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육신의 정인인 임상옥과의 파의, 서로 합의해서 이혼하는 일종의 의절과 같은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돌아온 임상옥 12년이 흐른 어느 날 송골매가 자신의 집에서 닭 한 마리를 낚아채어 간 것을 보고 새삼스럽게 석숭스님의 말을 떠올린다.
그것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과, 자신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손해를 입게 되면 그 때는 상운이 다한 것으로 알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을 통해서 상업이 무엇인가를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다.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그래서 자신에게 빚은 진 사람에게 그 빚을 모두 탕감해 주고, 또한 금과 은 덩어리를 하나씩 안겨서 돌려 보낸다.
원래 재물이라는 것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잠시 현세에서 귀하게 빌린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준 것이다.
청소년 상도는 송이가 천주교도로서 극한 고문 끝에 처형을 당한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그리고 임상옥의 죽음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임상옥」
천하제일장사꾼으로 조선 제일의 거부가 되었던 그. 그러나 순간 순간마다 깨달음을 통해 욕망과 어리석음의 미망에서 자신을 구하고 마침내 자족의 절제를 알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던 늘 겸손한 사람.
이윤을 남기기 보다는 사람을 남기는 장사를 하고, 장사란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하며 늘 사람을 소중히 여긴 사람. 그에게서 우리는 ‘나’가 아닌 ‘우리’라는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천하 만물을 지으신 분의 것이다. 그것을 터득하고 인생의 말년에 그것을 실천한 사람. 자신의 삶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하고 정직하고 성실히 해야겠지만 인간을 먼저 생각한 조선의 거상. 우리 시대에 어쩌면 모델이 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