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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평점 :
♠ 톤레삽의 수상가옥
아시아에서 가장 큰 바다 같은 호수 톤레삽. 지상에 집 한 칸 마련할 땅조차 없는 가난한 이들이 출렁이는 황톳빛 강물 위에 뗏목 집을 집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이곳에 태어나지 않았음에 감사를 바치지만, 싱싱한 생선을 잡아 올리고 액젓을 담아 제공하는 이들이 없다면 이 나라 밥상은 메마르고 말리라.
"저도 흙을 밟고 나무를 심고 살고 싶죠.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가족이 모여 웃으며 살 수 있다면 그곳이 땅인들 물인들 어때요."
한국에서 물 위에 떠 있는 집은 대부분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좌대뿐이다. 뗏목 위에서 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사람들. 뿔뿔이 흩어져 사는 것보단 물이든, 땅이든 함께 먹고,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겠지. 강이나 바다에서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면 먹을 것을 내어줘서 다행이다. 우기 때도 그 가족들은 무사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