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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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좋은 형제


두 아이가 길을 간다. 보고 또 봐도 무슨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 작은 새처럼 지저귀며 생기 차게 걸어간다. 총성이 울리는 위험 가득한 길이지만 이 길에서는 내가 널 지켜주겠다는 듯 두 살 많은 아이는 동생의 어깨를 감싼다. 혼자서는 갈 수 없다. 웃으며 가는 길이라도. 함께라면 갈 수 있다. 눈물로 가는 길이라도.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불안한 정세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성장한다. 두 살 터울이지만 동생을 챙길 줄 아는 형이 있어서 저 동생은 행복하겠다. 나 홀로 총성이 울리는 길을 걸어간다고 생각하면 한 발짝도 못 디딜 것 같은데 동생이 바라보는 형의 어깨는 얼마나 크고 든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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