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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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가 쓸고 간 학교



마을에 큰 홍수가 있었다. 아직 다 복구하지 못한 학교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모여 수업을 한다. 무슨 사연일까, 자꾸만 문밖을 바라보는 소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고 만 걸까. 오지 못한 짝꿍을 떠올리는 걸까. 죽은 자들이 그립고 아파져도 소녀는 눈물을 삼키며 앞을 바라본다. 그저 고개 들어 앞을 바라보는 것이 필사적인 투쟁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소녀가 한번 맑게 웃는다. 장하다. 고맙다. 돌아서는 나는 자꾸만 눈이 젖는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부에 있는 휴양 도시 가룻. 홍수로 인한 상처가 아물기도 전이지만 슬픔을 참아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계속 주저앉아 있을 순 없다. 아프지만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한번 맑게 웃어주었으니 소녀의 앞날도 활짝 웃는 날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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